마침내 이뤄진 '두리의 꿈'...트로델비 급여로 열린 희망

길리어드 사이언스 코리아, '트로델비 급여 등재 기념 기자간담회' 개최 
트로델비 급여화에 헌신한 故 이두리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단체 대표 추모 
암 및 희귀중증질환 치료제의 신속한 급여 필요성 강조

조해진 기자 (jhj@medipana.com)2025-06-12 05:55

故 이두리 우리두리구슬하나 전 대표 추모영상. 사진=조해진 기자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두리가 이 자리를 함께하지 못한 깊은 아쉬움과 그리움이 있지만, 그토록 간절히 원하고 소망했던 큰 뜻이 이뤄진 것 같아 하늘에서도 기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을 것 같습니다."

삼중음성 유방암의 치료제의 급여 등재를 위해 아픈 몸을 이끌고 환우들의 목소리를 대변했던 故 이두리 '우리두리구슬하나' 전 대표의 어머니 양이정 멘토는 11일 서울시 중구 더플라자호텔 루비홀에서 열린 '길리어드 사이언스 코리아 트로델비 급여 등재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양이정 멘토는 길리어드 사이언스 코리아 삼중음성 유방암 치료제 '트로델비(사시투주맙 고비테칸)'의 급여 적용으로 삼중음성 유방암 치료의 새로운 전환점이 열린 것에 기쁜 마음을 전하면서도, 많은 헌신과 노력을 했지만 차마 지금의 기쁜 소식을 직접 접하지 못하고 먼저 하늘로 소풍을 떠난 딸에 대한 그리움으로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개발한 트로델비는 2023년 5월 삼중음성 유방암 2차 이상 치료제로 국내 허가를 받아 같은 해 10월 국내 발매를 시작했고, 11월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중증암질환심의위원회를 빠르게 통과했다. 

이후 정부와의 지속적인 논의 끝에 올해 2월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통과해 지난 1일부터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의 3차 이상 치료 ▲선행항암요법 또는 수술후보조요법을 받는 도중 혹은 투여 종료 후 1년 이내 재발한 경우 2차 치료 시 건강보험 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었던 상황에서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생긴 것이다. 

양이정 멘토는 "트로델비의 급여가 이뤄질 수 있었던 것은 함께한 모든 분들의 노력 덕분이라고 생각한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트로델비의 급여화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노력한 딸을 그리며, 삼중음성 유방암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우들에 대한 진심어린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두리는 투병 중에도 자신의 병을 이겨내는 것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늘 환우들과 함께하는 삶이었고, 자신이 겪은 고통을 더 큰 사랑으로 바꾸려는 마음도 가득 차 있었다. 아픈 몸으로 환자들을 걱정하고 더 나은 치료 환경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제 딸 두리가 간절히 바라왔던 날이었다. 트로델비가 급여화 됐다는 소식을 들으니 두리가 제일 기뻐하고 있을 것 같다. 두리를 슬픔 속에서 떠나보내며 깊은 아쉬움과 고통을 느끼지만, 이 약이 삼중음성 유방암으로 고통받는 모든 분들께 큰 희망이 되고, 고통을 덜어주기 바라며, 가족의 품에서 하루빨리 건강을 되찾아 행복한 일상으로 돌아오시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기도하겠다."
(왼쪽부터) 故 이두리 대표의 모친 양이정 멘토, 박지연 우리두리구슬하나 대표. 사진=조해진 기자
고인이 대표로 있던 '우리두리구슬하나'는 삼중음성 유방암 환우단체다. 현재는 故 이두리 전 대표의 뒤를 이어 삼중음성 유방암을 비롯해 뇌종양과 투병하고 있는 박지연 대표가 환우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박지연 대표는 "故 이두리 대표의 숭고한 헌신과 지금까지 함께 한 마음으로 노력해준 여러 관계자분들의 간절한 염원이 만들어낸 기적 같은, 역사적인 날 같다"고 희망과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어 삼중음성 유방암 혁신 신약에 대한 치료 접근성 개선을 위해 정책토론회, 국민동의청원 등의 적극적인 활동을 이어왔음을 설명하며, 환우들을 응원하고, 목소리에 응답한 정책 및 보건의료 관계자와 업계에 감사의 뜻을 밝혔다.

박 대표는 지난 1일 급여 적용 후 첫 항암을 한 환우의 목소리를 전달하기도 했다. 

해당 환우는 "치료도 힘들지만 돈 때문에 좋은 약을 못 쓴다는 사실이 더 힘들었다. 누군가에게는 필요없고 이름 모를 약이지만, 트로델비 같은 신약이 절실한 환우들은 너무 많다"면서 "좋은 신약을 만든 길리어드에게 너무 감사하다. 앞으로도 좋은 신약을 많이 만들어서 다른 환우들에게도 삶의 희망을 준다면 좋겠다. 하루하루가 너무 소중하다. 생각보다 급여가 빨리 될 수 있게 힘써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 암 및 희귀중증질환 치료제, 신속한 급여 등재 필요 

이날 발표 이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도 이어졌다. 현재 트로델비는 2차 이상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 치료제로 허가를 받아, 조건부 2차 및 3차 이상 급여를 받게 된 상황이다. 이에 향후 1차 치료제로서의 확대 가능성과 1차 치료제가 된다면 급여가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왼쪽부터) 한공숙 길리어드 사이언스 코리아 상무, 손주혁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 박지연 우리두리구슬하나 대표. 사진=조해진 기자
박지연 대표는 "최근 치료를 보면 혁신 신약과 함께 병용요법들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효과적인 것들에 대한 신속한 급여 등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약제가 환자들에게 효과가 있다고 한다면 먼저 약을 사용하고 후평가를 하는 제도와 같이 시스템을 다양하게 변화하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한다면 좋겠다"고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또한 약가협상을 할 때 환자들의 목소리가 담기지 않은 채 진행되는데, 이런 부분도 개선된다면 좋겠다"고 의견을 밝혔다. 

한공숙 상무는 "치료 기회가 확대된 만큼, 1차 치료제로서 환자들이 굉장히 많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며 "길리어드도 앞으로 환자단체와 의료진, 그리고 정부와 협력해 나가면서 급여 확대의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지속적인 논의와 협의를 통해 방안을 찾아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트로델비의 임상적 효과와 치료적 역할에 대해 발표한 손주혁 교수는 트로델비뿐만 아니라 희귀·암 치료제의 허가 이후 즉각적인 보험 급여 적용이 필요하다는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손주혁 교수는 "치료제의 접근성을 이야기하려면 결국 '보험'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면서 "급여까지 보통 3~4년이 걸리는데 2년 만에 된 것에 기뻐하고 있지만, 어떻게 보면 당연하지 않은 일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현실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치료제의 효능이 임상적으로 증명이 되면 중병에 걸린 환자들에게 보험 급여가 빨리 이뤄져야 하는 것이 보험이 존재하는 진정한 의미인데, 보험 재정 등의 문제를 언급하며 급여 시기를 딜레이 하는 상황은 당연한 일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미국처럼 FDA 승인이 되면 바로 치료제 급여가 보험, 사보험 등에서 이뤄지는 것처럼, 이러한 시스템이 보다 환자들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손주혁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 사진=조해진 기자
손 교수는 "5만명의 국민청원을 받았다고 했는데, 이런 일들을 보면 '왜 그래야 하나'라는 생각이 항상 든다. 좋은 약이고, FDA 승인이 됐고,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이 됐으면 환자에게 제공이 돼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암질심 등에 참여하는 동료 교수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동료들이 아무리 발언을 해도 지금 정부의 시스템으로는 돌아가기 힘들다고 한다. 해당 질병에 전문의가 아닌 분들도 포함이 돼 서로 경쟁을 하게끔 한다는 것이다"라며 "큰 틀에서 이런 체계들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체적인 의료보험 제도에서 사용을 좀 더 정밀하게, 실질적으로 보험이 제도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개선해야 된다"고 말했다.  

기자간담회의 일정이 끝난 뒤, 故 이두리 대표를 기리는 추모 영상이 이어졌다. 영상 속 故 이두리 대표는 아픈 상황에서도 밝은 모습으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자신뿐만 아니라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환우들에게 더 나은 치료 옵션을 만들기 위해 직접 발로 뛰며 노력했던 모습들이 담겨 현장에 깊은 울림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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