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 펩타이드·라이선스·BTD…신약개발 핵심 트렌드 셋

삼오제약-한국산업약사회 '차세대 약물전달 시스템 세미나' 개최 
써모피셔 아닐 카네 박사, 신약개발 핵심 트렌드 관련 3개 주제 발표

조해진 기자 (jhj@medipana.com)2025-06-19 12:01

아닐 카네(Anil Kane) 박사. 사진=조해진 기자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신약개발 핵심 트렌드로 경구 펩타이드, 라이선스, BTD(Breakthrough Therapy Designation)가 주목된다. 

18일 양재 엘타워 골드홀에서는 삼오제약(대표 오성석), SPI, Thermo Fisher, Nippon Fine Chemical 공동주최, 한국산업약사회(회장 오성석) 후원으로 '차세대 약물전달 시스템(DDS, Drug Delivery System) 세미나'가 개최됐다. 

이날 오후세션에서 글로벌 바이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써모피셔 사이언티픽(Thermo Fisher Scientific)의 기술 및 과학 담당 총괄을 맡고 있는 아닐 카네(Anil Kane) 박사는 ▲펩타이드, 단백질 및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의 경구 전달(Oral Delivery of Peptides, Proteins and Oligonucleotides) ▲한국 기업의 글로벌 시장 확장 기회(Opportunities for companies in Korea for global market expansion) ▲획기적인 치료법 지정, 패스트트랙 승인 - CMC 개발, 트렌드 및 경험에 미치는 영향(Breakthrough therapy designation, fast track approval – Impact on CMC development, trends, and experience) 등 3가지 주제를 연이어 발표했다. 

◆ 펩타이드 경구 제형 개발, 낮은 생체이용률 극복이 중요

카네 박사는 여러 분석기관의 보고서들을 종합해보면 2030년까지 펩타이드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이 11~2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이는 펩타이드 시장이 빠르게 성장 중이라는 방증이다. 

특히 당뇨·비만 치료를 위한 GLP-1 기반 펩타이드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암, 신경질환, 염증성 질환 등 다양한 질환 치료에 대한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이에 최근 글로벌 제약사와 바이오텍 기업들은 경구 및 주사제 형태의 펩타이드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5년간 당뇨병 치료제 '리벨서스(세마글루티드)'와 말단비대증 치료제 '마이캅사(옥트레오타이드)' 등이 경구 제형으로 승인을 받은 사례는 경구 제형 펩타이드에 대한 가능성과 관심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

경구 제형 개발은 주사제에 비해 생산비용이 훨씬 낮고, 환자 입장에서도 복용 및 투약에 대한 부담이 적다는 장점을 가진다. 

다만 경구 제형 펩타이드 개발에서의 난관은 생체이용률이 낮다는 것이다. 주사제는 보통 80~85%의 생체이용률을 보이지만 경구 제형은 수%에 불과하다.

특히 저분자 약물 대비 펩타이드는 고분자이기 때문에 흡수율이 대부분 0.5~1.2% 정도다. 이처럼 낮은 흡수율에도 불구하고 임상적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이에 경구전달 성공 가능성이 높은 후보물질 조건은 분자량이 5000 Da 이하이고, 긴 반감기를 가지며, 높은 효력을 가져야 한다. 

또한 제약사들은 낮은 흡수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투과 촉진제를 활용해 펩타이드가 장 점막을 통과하도록 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투과 촉진제는 약 250개 이상이 시도되고 있으며, 장기간 복용에 따른 안전성 검토가 필수적이다. 

다만 위산에 의한 분해, 그리고 트립신, 키모트립신, 펩티다아제 등 장내 효소들이 펩타이드를 분해시키기 때문에 흡수부위를 잘 선정해 충분한 농도의 약물이 흡수되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펩타이드·단백질·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를 경구 제형으로 개발할 때는 먼저 물질 특성 분석(characterization)과 전제형 연구(pre-formulation)가 필요하다.

또한 펩타이드는 고온이나 압력, 전단력(shear)에 민감해 쉽게 변성되거나 비활성화될 수 있는데, 정제화 단계에서 단백질 활성 유지 여부를 철저히 평가해야 하고, 습기 흡수성(hygroscopicity)에도 민감하기 때문에 환경조건 관리가 필수적이다. 

펩타이드 경구제 개발 시 사용할 수 있는 주요 전략은 ▲ 장용 코팅(enteric coating) ▲점막부착형 제형(mucoadhesive tablet) ▲장내 부착형 제형 (intestinal adhesive tablet) ▲지질 기반 전달 시스템 (lipid-based delivery) ▲pH 조절 마이크로환경 형성 등이다.

또한, 경구 펩타이드 제품은 일반 저분자약과 달리 ▲순도, 단백질 활성도 유지 확인 ▲내용 균일성 ▲용출 시험 등 품질검사(QC) 항목이 필요하다.

◆ 한국 제약산업 라이선스 딜 통한 시장 진출 모색… CDMO 중요성 ↑

카네 박사는 한국의 제약산업 트렌드를 살펴보고, 어떤 요소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써모피셔사이언티픽이 각국의 제약 R&D 엔진을 분석해 신약개발 분야에서의 순위를 확인한 결과, 한국은 최근 3년간 1300개 이상의 신약 후보를 발견해 전 세계 신약 개발의 10%를 차지했다. 이는 미국, 중국 다음 순위로, 영국, 스위스, 일본 등 기존의 강국들을 앞서는 성과다. 

그러면서 카네 박사는 한국이 신약개발 측면에서 매우 유리한 위치에 있으며, 좋은 미래를 그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 많은 바이오클러스터를 조성해 신약개발과 산업성장의 기반을 만들었다. 정부가 2027년까지 2개의 블록버스터 신약개발과 글로벌 톱3 제약사 육성 및 수출을 목표로 삼아 여러 지원과 자금 투입이 이뤄지고 있으며, 임상시험 분야에서도 글로벌 선두주자로 도약하고 있다. 

카네 박사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한국의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정부의 지원과 확장정책,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 등의 요인에 따라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라이선스 딜'을 통해 해외시장 진출 및 포트폴리오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또한 중국 제약산업이 기존의 제네릭 중심에서 벗어나 신약개발과 라이선스 계약을 진행한 후 더 많은 연구개발에 투자한 사례를 언급하며, 라이선스 기회와 계약이 글로벌 제약산업에서 중요한 성장동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즈니스 측면의 가치 창출을 위한 중요 항목으로 ▲R&D 투자 규모 ▲임상 데이터 ▲CMC(Chemistry, Manufacturing, Control) 자료 등을 꼽았다. 이에 대한 종합 평가가 라이선스 딜을 성공시키는 열쇠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CDMO(위탁개발생산)의 역할도 한층 중요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신약개발의 절반 이상이 외주화 되고 있는 추세로, 글로벌 규제기관 승인 경험이 있는 CDMO 기업이 제약산업의 발전에 필요하다고 했다. 

◆ 신약개발 속도전의 승부수, BTD 주목 

카네 박사는 글로벌 신약개발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미국 FDA의 '혁신 치료제 지정(Breakthrough Therapy Designation, 이하 BTD)'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BTD는 미국 FDA가 2012년 도입한 제도로, 중증·생명위협 질환 치료제 중 임상적 개선 가능성이 확인된 신약에 대해 개발·승인 절차를 대폭 단축해 준다. 유럽 EMA의 PRIME, 일본 PMDA의 유사 제도까지 가세하며 글로벌 규제 공조도 확대되고 있다.

BTD 신청은 2상 종료 전까지 가능하며, FDA는 60일 내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승인 시 FDA와의 빈번한 사전 협의를 통해 개발 초기부터 전략적 가이드라인을 수립할 수 있고, 심사 기간도 기존 10개월에서 6개월로 단축된다는 장점을 가진다. 실제 BTD 치료제의 33%가 최종 승인까지 이르는 등 성공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속한 승인을 위한 큰 과제가 있다면 CMC에 대한 준비다. 대부분 BTD는 2상 데이터로 바로 허가 신청에 돌입하기 때문에 공정 확립, 분석법 밸리데이션, 안정성 데이터 확보가 초기부터 준비돼야 한다. 

카네 박사는 BTD 성공의 핵심은 단일 CDMO 파트너 확보에 달려 있다면서, 개발 초기부터 상업화까지 일괄 수행할 수 있는 CDMO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관련기사보기

식약처, 합성 펩타이드 의약품 업계 간담회 개최…애로사항 청취

식약처, 합성 펩타이드 의약품 업계 간담회 개최…애로사항 청취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 소속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원장 강석연)은 최근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합성 펩타이드 의약품 가이드라인을 안내하고 업계 애로사항을 청취하기 위한 간담회를 30일 서울스퀘어에서 개최한다. 합성 펩타이드 의약품은 화학적 합성을 통해 아미노산(단백질 구성 성분)을 조합해 만든 의약품이다. 이번 간담회는 비만이나 당뇨병 치료제로 알려진 유전자재조합 GLP-1 수용체 작용제(GLP-1 유사체)를 화학적 합성 방식으로 제조한 합성 펩타이드 의약품 개발 흐름에 맞춰, 국내 제약업계의 제품 개발과 신속한 허가를

기능성 펩타이드 피부궤양 치료물질 추가 3상 임상 실시

기능성 펩타이드 피부궤양 치료물질 추가 3상 임상 실시

[메디파나 뉴스 = 이정희 기자] 일본 펀펩은 19일 피부궤양 치료제로 개발 중인 기능성펩타이드 'SR-0379'에 대해 추가 3상 임상시험에서 최초 환자투여를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SR-0379는 20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진 기능성 펩타이드 개발화합물로, 일본에서는 현재 시오노기제약과 공동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피부장벽 기능이 결손되어 다양한 세균이 상처표면에 부착되는 피부궤양 치료에는 세균이나 감염 조절이 중요하다. SR-0379는 혈관신생 및 육아조직 형성촉진에 따른 상처치유 촉진작용과 항균활성을 아울러 지니고 있다. 또

바이오의약품 CDMO 지원법 발의…업계 "글로벌 경쟁에 도움"

바이오의약품 CDMO 지원법 발의…업계 "글로벌 경쟁에 도움"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국내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기업(CDMO) 지원 법안이 발의됐다. 업계에선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감을 내비치며 주목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민의힘 한지아 국회의원은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 기업 등의 규제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번 법안 발의 취지는 세계 주요 선진국과 CDMO 산업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지원책에 대해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이들 지원책을 법적‧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함이다. 대표발의한 한지아 의원은 제안 이유에 대해 "생명

중국 CDMO기업 시장 확대 본격화…연초 잇따라 PSCI 가입

중국 CDMO기업 시장 확대 본격화…연초 잇따라 PSCI 가입

[메디파나뉴스 = 장봄이 기자] 중국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을 견제하기 위해 발의된 미국 생물보안법이 의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사안이 장기화 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주요 CDMO 업체들은 의약품 공급망 이니셔티브(PSCI)에 연초 잇따라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기업들이 미국 견제에 대한 본격적인 시장 방어와 확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등에 따르면, 중국의 대표적인 CDMO 기업인 우시 앱텍과 우시 바이오로직스, 진스크립트 등이 이달 PSCI 공급기업 파트너십에 가입했다.

신약개발 투자 늘려가는 한미약품…R&D 투자율 15% 육박

신약개발 투자 늘려가는 한미약품…R&D 투자율 15% 육박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한미약품이 R&D 투자 확대로 신약 개발 정체성을 이어간다. 1분기 매출액 상위권 제약사 가운데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한 데 이어 향후에도 매출 대비 R&D 비중을 15% 이상으로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상위권 국내 제약사 가운데 연구개발비용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한미약품은 553억원을 투자했고 대웅제약(별도)은 518억원, 유한양행은 517억원을 연구개발비용으로 사용하며

제바협, 대선 10대 정책제안 공개…"신약개발 유인책 필요"

제바협, 대선 10대 정책제안 공개…"신약개발 유인책 필요"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내달초 예정된 제21대 대통령선거를 약 15일 앞두고 본격적인 정책 제안에 나섰다. 신약개발에 대한 지원 확대를 통해 성과를 앞당기고, 성과를 기반으로 적극적인 투자 환경이 구축된 제약·바이오 생태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19일 창립 80주년을 맞아 발간한 '제28호 정책보고서(KPBMA Brief)'에서는 '대한민국의 건강한 미래를 위한 제21대 대선 제약바이오 정책 제안' 코너가 담겼다. 협회는 이를 통해 '제약바이오 강국 실현을 위

"신약개발 강국 도약, 민관투자·전문가육성·기술확보 필요"

"신약개발 강국 도약, 민관투자·전문가육성·기술확보 필요"

대한민국이 신약개발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뚝심있고 끊임없는 연구개발에 대한 민관의 전폭적 투자는 물론, 의과학자 및 연구개발 전문가 육성, 바이오벤처 활성화와 지원을 통한 혁신 플랫폼 기술·초기 파이프라인의 확보, 주요 선진시장에의 직접 진출 등의 전략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회장 노연홍)는 19일 창립 80주년을 맞아 '신약개발 선도국 도약, K-Pharma의 극복과제'를 주제로 제28호 정책보고서(KPBMA Brief)를 발간했다. 이번 정책보고서는 이관순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창립80주년기

이런 기사
어때요?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