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전립선 절제술에서 표준 로봇 수술인 복강경 멀티포트 방법의 경우 3시간 정도 걸린다. 그러나 싱글포트(단일공) 방식으로 접근을 하면, 수술 시간은 약 1시간 정도가 감소한다. 입원 기간이나 환자 통증 측면에 있어서도 (싱글 포트 방식이) 통계적으로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메디파나뉴스와 만난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김광현 교수는 다빈치 SP의 임상적 이점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다빈치 로봇이 국내 들어온 지 20년. 현재 비뇨의학과에서 로봇 수술은 표준 치료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전립선암의 90% 이상이 로봇 수술로 시행된다고 추정될 정도다. 로봇수술 시스템을 활용한 최소 절개는 조직 손상 및 통증, 출혈 등이 적어 환자의 만족도가 높기 때문이다.
현재 로봇 수술의 표준 치료는 절개 부위 여러 개의 구멍을 뚫어 로봇팔을 넣는 멀티포트 방식이다. 그러다 2018년부터 단일공 수술이 가능한 다빈치 SP가 국내 도입되기 시작했다.
다빈치 로봇 SP는 하나의 팔에 3개 기구와 360도 회전 가능한 카메라가 탑재돼 환자의 병기나 특징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수술적 접근이 가능하다.
이 가운데 김 교수는 전립선암과 신장암을 중심으로 기존수술과 단일공 로봇수술의 축적한 임상 데이터를 분석, 이를 기반으로 치료효과나 안전성을 평가하는 연구를 수행해 온 인물이다.
그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비뇨의학과 임상연구 조교수를 거쳐 2019년부터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조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2023년엔 미국 뉴저지에 위치한 Hackensac University Medical Center에서 로봇수술 방문의사를 지내고, 현재 대한비뇨내시경로봇학회 교육위원을 역임하고 있을 정도로 국내선 로봇수술 임상 전문가다.
마약성 진통제 사용 감소 같은 간접 효과도
김 교수는 2019년부터 올해까지 그에게서 전립선 절제술을 받은 전립선암 환자 223명, 부분 신장 절제술을 받은 신장암 환자 152명을 대상으로, 로봇보조 단일공 수술과 기존 수술법을 비교·평가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그에게서 수술 받은 전립선암 환자 223명 중 30명은 멀티포트(MP) 방식을, 193명은 단일공(SP) 방식으로 전립선 절제술을 받았다.
신장암 환자 152명 중 52명은 멀티포트 방식을, 100명은 단일공 방식으로 신장을 부분 절제했다.
이들에 대한 분석 결과, 전립선암과 신장암 모두에서 단일공 수술 로봇 쪽이 수술 시간과 입원재원 일수를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립선암 수술에서 단일공을 통한 복막외 접근법(extraperitoneal approach)으로 수술 시행 시 병변 부위와 타 조직이나 기관에 손상이 없어 환자 통증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다.
특히 김 교수는 최근엔 수술 시간이 더 단축됐다고 했다. 분석 완료한 RWD 데이터보다 현재 그의 평균 수술시간은 123.9±21.3분으로, 기존 복강경 멀티포트 평균 수술시간(3시간)보다 약 1시간 단축시킨 셈이다.
그는 "수술 시간 감소로 인해 병원 입장에선 연간 약 20케이스 수술을 더 할 수 있는 여유분이 생겼다"면서 "특히 환자 입장에서도 입원기간 단축으로 환자의 빠른 일상 복귀가 가능해지는 등 경제적 비용 감소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약성 진통제에 노출되는 문제에 있어서도 분명 간접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 했다. 절개 수술은 그 절개 개수나 범위에 따라 마약성 진통제 처방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단일공 로봇 수술은 그런 점에서 최소절개 방식이므로, 진통제 사용량은 줄어들기 마련이다.
김 교수는 "환자 복강 손상 없이 아주 작은 절개에서 조그마한 공간을 만들기 때문에 수술 후 회복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면서 "진통 주사제를 쓰면 환자 회복은 자연히 늦어지기 마련이다. 마약성 진통제에 덜 노출된다는 점에서 보이지 않는 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AI 기술 발달로 로봇 수술 더욱 표준화될 것
그러면서 김 교수는 향후 절제술에서 로봇을 이용한 수술 방식은 현재보다 더욱 진보할 것이라 했다.
최근 로붓수술에서 가장 큰 화두가 어시스턴트 기술이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숙련된 임상의가 로봇을 이용한 절제술 시 환자 병기나 구조 등을 파악했다면, 이제는 인공지능(AI)이 그 역할을 대폭 도울 거란 이유에서다.
AI 기술이 발달하면서 로봇수술에서도 AI가 직접 수술을 지도해주는 방식으로 시스템이 많이 개발되고 있다는 것.
김 교수는 "(AI 어시스트 기능이) 어느 선까지일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기술력으로만 보면 사람이 조금만 개입해도 될 것 같다고 느낀다"며 "전립선 절제술의 경우 스탠다드가 정립돼 있어 제 생각엔 많은 부분이 자동화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치 파일럿이 자동항법 기능으로 비행하면서 중요한 순간만 개입하는 것처럼 그런 쪽으로 갈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고 예측했다.
또 이러한 방식은 표준화 된 수술을 제공해 환자들에게도 일관된 결과를 줄 수 있을 거라 피력했다.
김 교수는 "제가 생각하는 좋은 수술은 굉장히 표준화 된 수술이 이뤄지는 것"이라며 "누가 어떤 장비를 사용 하더라도 비슷한 결과를 낳을 수 있는 수술이 제일 좋다. 어느 정도 자동화가 되고 표준화가 된다면 환자들한테도 굉장히 일관된 결과를 줄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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