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품는 제약바이오 R&D, '기후·감염병·취약계층' 범위 확대

SK바사·GC녹십자·한독, 감염병 대응·보건형평성 전략 명시
SK바이오팜·파마리서치, 포용적 임상설계 및 재생의학 기술 개발
한미약품·유한양행 등도 희귀질환·사회적 수요 적응증 중심 R&D 가속

최인환 기자 (choiih@medipana.com)2025-07-28 05:59


[메디파나뉴스 = 최인환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연구개발(R&D) 전략과 접목하며, 기후변화·감염병·취약계층 대응을 포괄하는 사회적 가치 중심의 혁신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 기업 핵심성과지표(KPI) 차원에서 R&D에 ESG 항목을 반영하거나, 글로벌 보건 형평성 개선을 위한 플랫폼 기술을 명시한 사례도 나타났다.

27일 메디파나뉴스가 올해 발간된 주요 제약·바이오기업 19곳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ESG 이슈를 신약 파이프라인의 방향성과 연결한 기업이 절반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GC녹십자·한독 등은 감염병과 기후위기 대응을 ESG-R&D 전략의 핵심축으로 제시하고 있었으며, SK바이오팜·파마리서치 등은 포용적 임상과 재생의학 중심 기술개발 전략을 명확히 기술했다.

ESG 기반 R&D 전략을 가장 전면에 내세운 기업은 SK바이오사이언스다. 보고서에 따르면, SK바사는 '글로벌 백신 허브' 구축 전략을 통해 WHO·CEPI 등과 협력하며 기후변화로 증가하는 감염병 대응 백신을 개발 중이다. 또한 유전자 기반 백신 플랫폼 'NexP' 개발 및 글로벌 저소득국 백신 보급 시스템 구축도 ESG 과제로 명시했다.

GC녹십자도 백신 및 희귀질환 치료제를 ESG 핵심 전략의 일부로 제시했다. 회사는 '공공보건 기여'와 '의약품 접근성 강화'를 목표로 설정하고 있으며, 특히 자체 개발 백신과 혈액제제의 글로벌 진출이 해당 목표를 실현하는 방식으로 설명됐다.

한독은 Access to Medicine Index(ATM)를 참고한 전략을 수립해, 글로벌 보건 불균형 해소를 위한 의약품 연구 및 저소득국가 대상 의약품 기부 활동 등을 보고서에 포함했다. ESG 기준에 기반한 파이프라인 선별 전략이 명확히 드러난 셈이다.

이와 함께 ESG를 임상 설계 및 기술 방향에 구체적으로 반영한 사례도 다수 확인된다.

SK바이오팜은 임상시험 대상자 선정 시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을 고려한 기준을 적용 중이며, 취약계층 환자의 임상 참여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내부 프로세스를 보고서에 명시했다.

파마리서치는 피부재생 및 조직 재생 기반의 재생의학 기술을 ESG 전략과 연계하고 있다. 재생의학을 통해 수술·의료 자원의 사용을 줄이는 동시에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을 '지속가능한 기술개발'의 일환으로 정의했다. 이는 ESG의 '환경(E)'과 '사회(S)' 요소를 동시에 반영한 전략이다.

이 밖에도 제뉴원사이언스는 이중 중대성 평가를 통해 도출한 사회적 이슈를 바탕으로 임상·기술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으며, 지속가능한 기술 기반 수익모델 확장을 ESG 전략의 핵심으로 내세우고 있다.

직접적으로 ESG-R&D 연계를 명시하진 않았지만, 희귀질환·고령질환 등 사회적 수요가 높은 영역 중심으로 파이프라인을 재편한 기업들도 늘고 있다.

한미약품은 항암·비만·희귀질환 중심의 R&D 투자 전략을 강화하고 있으며, 기술수출과 글로벌 임상 확대를 통해 '의약품 접근성 확대'라는 ESG 지향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유한양행 역시 폐암 및 면역질환 치료제를 중심으로 사회적 파급력이 큰 적응증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환자중심 신약개발'이라는 철학을 ESG 항목과 연계된 방향으로 재정의하고 있다.

HK이노엔·종근당·일동제약 등은 GRI·SASB 기준에 따른 중대성 평가를 기반으로 ESG 이슈에 부합하는 연구개발 과제를 선별하고 있으며, 일부는 내부 '지속가능경영위원회' 등에서 임상 포트폴리오를 ESG 관점에 맞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듯 업계 전반에서는 ESG 요소가 R&D 전략의 필수 기준으로 여겨지고 있다. CEPI·WHO 등 국제기구와의 협업 조건에도 ESG 지표가 포함되는 경우가 늘고 있으며,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이전·파트너십에서도 포용성, 기후대응 전략, 윤리적 임상 설계 여부 등이 주요 평가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메디파나뉴스와 통화에서 "신약개발 과정에서도 기후변화 대응력, 임상 윤리성, 보건 형평성 등의 ESG 기준이 실질적인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는 제약바이오기업일수록 ESG가 내재화된 R&D 전략 수립이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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