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부터 현재까지 제약사들은 의약품을 중심으로 성장해왔고, 바이오업체들은 그 외 시장에서 다양한 사업과 전략에 도전하며 변화를 이끌고 있다. 끝없는 성장과 변화는 제한돼있는 내수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각 제약사와 바이오업체는 선택과 집중, 다각화와 전문화 등을 통해 지금 이 순간에도 '주력사업' 확보와 유지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에 주력사업 살펴보기, 줄여서 '주사기' 코너에서는 각 제약사와 바이오업체 성장에 앞장서고 있는 주력사업이 갖는 입지와 영향력, 향후 전망 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메디파나뉴스 = 문근영 기자] 1958년 첫발을 뗀 대원제약이 글로벌 헬스케어 그룹을 목표로 정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인류 건강의 실현'을 창업 이념으로 6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며 발전을 거듭하는 중이다.
특히 대원제약은 '약이 없어 고통받는 환자를 구해야 한다'를 신념으로 의약품 제조 및 판매업에 주력하고 있다. 진해거담제 '코대원'을 비롯해 감기 제증상 완화에 쓰이는 '콜대원' 등 품목은 이 회사 주력 사업이 무엇인지 알리는 의약품이다.
주요 품목 입지는 대원제약 실적에서 드러난다. '코대원포르테시럽', '코대원에스시럽', '코대원정', '코대원시럽(수출용)' 등 코대원 시리즈가 이 회사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13.5%로, 여러 품목 가운데 가장 크다.
또한 코대원 시리즈는 회사 성장을 이끌고 있다. 공시에 따르면, 해당 시리즈 실적은 2022년 586억원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섰으며, 2023년(784억원)에 전년 대비 33.7% 이상 늘었다. 지난해 매출액은 805억원으로 증가했다.
'콜대원코프큐시럽', '콜대원콜드큐시럽', '콜대원노즈큐에스시럽' 등 콜대원 시리즈는 코대원과 마찬가지로 이 회사 실적에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품목이다. 대원제약 실적에서 콜대원 시리즈 비중(지난해 5.6%)은 코대원과 '펠루비'에 이어 세 번째로 크다.
펠루비 개발로 R&D 역량 확인…적응증 늘리고, 제형 변경
이 회사는 연구개발(R&D)로 이런 성과를 얻었다. 1950년대 회사 창립, 1980년대 중앙연구소 설립, 2010년대 기술연구소 신설 등 과정을 거치며 지속적인 R&D로 전문·일반의약품을 개발하고 국내외 시장에 제품을 내놨다.
국산 신약 12호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s) '펠루비(펠루비프로펜)'는 대원제약이 의약품 연구개발에 힘쓴 대표 사례로 꼽힌다. 이 회사는 원료 단계부터 자체 R&D를 진행했으며, 임상을 비롯해 허가 후 제품 출시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연구개발 역량을 보여줬다.
이 회사 R&D 노력은 적응증을 늘리는 과정으로 이어졌다. 2007년 펠루비 허가 당시, 적응증은 '골관절염' 뿐이었다. 대원제약은 임상을 거쳐 2010년에 요통 완화를 적응증으로 추가했으며, 2012년엔 류마티스 관절염 완화까지 적응증을 늘렸다.
펠루비 적응증 확장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 회사는 급성 상기도 감염 환자를 대상으로 열을 내리기 위해 펠루비를 사용하는 3상을 진행했으며, 해당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적응증을 추가하는 데 성공했다.
R&D 노력은 제형 변화로도 이어졌다. 2015년 대원제약은 펠루비를 개량한 '펠루비서방정'을 허가받았다. 해당 품목은 약물 전달 시스템, 난용성 약물 가용화 시스템 등 연구에 기반해 정제를 서방정으로 변경한 전문의약품이다.
특히 이 회사가 펠루비서방정에 적용한 기술은 하이드로포빅 매트릭스(Hydrophobic Matrix)다. 서방정이 녹는 과정에서 생긴 미세 구멍으로 주성분 펠루비프로펜 방출 속도를 조절해, 위장관 부작용을 줄이는 기술이다.
아울러 대원제약은 펠루비서방정 적응증 추가로 쓰임새를 넓혔다. 허가 당시 적응증은 골관절염, 류마티스 관절염, 요통 완화에 그쳤으나 임상 결과를 기반으로 외상 후 동통(2020년)과 원발월경통(2022년)까지 적응증이 늘었다.
대원제약 사옥 전경. 사진=이정수 기자
연구개발로 두 번째 신약 개발하나…주요 제품 라인업 강화 이어가
의약품 R&D는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회사는 신약을 비롯해 개량신약, 제네릭 등 다양한 품목을 연구개발하는 데 집중하는 중이다. 국산 신약 펠루비 개발 등 성과를 거둔 경험으로 R&D 역량을 재차 보여주겠다는 포부다.
'DW-4421(파도프라잔)'은 대원제약이 보유한 대표적인 신약 후보 물질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일동제약 자회사 유노비아와 공동 개발 및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칼슘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AC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로 연구하는 중이다.
R&D 단계는 국내 3상을 신청한 상태다. 회사 자료에 따르면, DW-4421은 보유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 가운데 개발 단계에서 가장 앞서 있다. 대원제약은 국내 2상에서 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DW-4421 안전성, 내약성 등을 확인했다.
'메리골릭스(DW-4902)'는 이 회사가 DW-4421에 이어 기대를 거는 신약 후보 물질로 꼽힌다. 대원제약은 2019년에 티움바이오와 계약을 체결(계약금액 40억원, 로열티 별도)하며 자궁근종 치료제 후보 물질 DW-4902 국내 개발권을 도입한 바 있다.
DW-4902 임상은 국내 2상이 끝난 상황이다. 이 회사는 해당 임상에서 과다 월경이 줄어드는 효과를 확인(위약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했다. 또한 DW-4902는 근종 크기 감소를 포함해 헤모글로빈 수치 증가 등 개선 효과를 보였다.
대원제약은 최근까지 기존 제품에 다른 성분을 추가하는 R&D도 진행한 바 있다. 진해거담제 코대원에 향균 및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는 생약 성분 펠라고니움을 더한 복합제 '코대원플러스정'으로, 간판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와 관련, 이 회사는 지난 5월 공시에서 3상에서 유효성 및 안전성을 확인했다며 코대원플러스 허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9월 말까지 지식재산권을 출원할 예정이라며, 허가를 받은 후 내년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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