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진출 위한 KOL 선정 기준, 협업 자세 봐야"

방한한 팍스투자크 교수, 미국 KOL 선정 전략 소개 
유명세보단 유효성·안전성 입증하려는 사람 선택해야 
"임상 연구 해주는 사람이 협업도 가장 잘해줘"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5-09-12 06:00

알렉산더 팍스투자크(Alexander W. Pastuszak) 유타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사진 = 최성훈 기자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제품의 유효성과 안전성 입증을 위해 협업하고자 하는 '키 오피니언 리더(Key Opinion Leaders, KOL)'를 찾는 건 미국에서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알렉산더 팍스투자크(Alexander W. Pastuszak) 유타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미국 진출을 위한 현지 KOL 선정 기준을 두고 이같이 말했다. 

11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열린 '메드텍 인사이트(Medtech Insight) 2025'를 맞아 방한한 팍스투자크 교수는 기자들과 만나 KOL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KOL 구축은 헬스케어산업에선 매우 중요한 작업으로 여겨지고 있다. 기업이 해당 국가에서 현지화 전략을 수립하고 성공적인 시장 진출을 위해선, KOL 구축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KOL은 임상시험 전략부터 규제당국 허가, 제품 확산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지원군' 역할을 한다.

이에 대해 팍스투자크 교수도 "미국 내 헬스케어 시장 진입 과정에 있어 현지 KOL 구축 전략은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미국 의료 시스템은 단일 구매자가 존재하지 않고, 대학병원·지역병원·외래수술센터 등 기관 유형과 의사결정 구조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그는 KOL을 적극 발굴해 성공적인 매출 확산을 수행한 기업 사례를 제시했다. 

그에 따르면 엔도 파마슈티컬스(Endo Pharmaceuticals)는 2015년 페이로니병 치료 신약 '자이플렉스(Xiaflex)'를 출시하는 과정에서 KOL을 잘 활용한 기업이다.  

미국 내 제네릭 전문 개발 제약사인 엔도 파마슈티컬스는 2010년대 초반부터 페이로니병에 대한 신약 연구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회사는 주요 외과 전문의들을 KOL로 구축한 뒤 임상시험부터 허가까지 활발히 소통을 이어갔다.  

그 결과 엔도는 성공적으로 자이플렉스에 대한 미국 FDA 승인을 받아냈다. 이후에도 KOL을 활용한 두 번의 임상시험을 통해 관련 데이터를 확실하게 수집하면서 소위 '대박'을 쳤다. 

그의 말처럼 자이플랙스 지난해 미국 내 매출은 5억1600만달러(한화 약 7100억원)로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했다.

팍스투자크 교수는 "관련 KOL들이 이후에도 다른 외과의들에게 제품에 대한 이해를 잘 시킨 결과"라며 "이는 회사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굉장히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사례"라고 말했다. 

기업 사례는 아니지만 KOL의 영향력이 미친 일반적인 경우도 제시했다. 

그는 "테스토스테론을 남성에게 투여했을 때, 심혈관 질환 발생 가능성이 올라간다는 게 정설로 받아들여지던 시절이 있었다"며 "하지만 실제로 임상을 몇 차례 진행해 본 결과, 심혈관 질환 발생 증가와는 연관이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연구를 수행한 의사들은 이를 주기적으로 알렸고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 역시 미국 진출 단계부터 현지 KOL과 관계를 잘 맺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미국 병원에서 근무하는 임상의일지라도 전적으로 구매 결정권자 지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팍스투자크 교수는 "미국 임상의들이 제품이 정말 마음에 들고 필요하다 생각하면, 실제 수집한 임상 데이터들을 병원 구매위원회에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이때 레벨1이나 레벨2와 같아 굉장히 중요한 수준의 데이터를 전달하기도 한다. 구매위원회로선 구매 결정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KOL을 선정할 땐, 그 제품에 대해 가장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영향력이나 인지도보다 "연구를 수행할 마음이 있느냐 없느냐"를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KOL 선정 때) 소셜 네트워크(SNS)나 학회 영향력이 높은 사람들을 선정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제품을 판매하는 데 있어 필요한 연구를 수행해 줄 수 있는 사람을 KOL로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래야 실제 미국 시장에서 제품을 출시할 때, KOL이 제품 유효성과 안전성을 뒷받침할 근거를 제시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며 "그런 사람일수록 연구를 수행하면서 기업에 대해서도 우호적인 태도를 취한다. 기업 니즈에 맞게 협업하려는 자세는 진출 성공률을 높인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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