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약사 제도 점검…병원약사회, 수련교육 지원 TF 가동

78개 교육기관 운영 현황 점검…인력·보상·가이드라인 부족 지적
전문약사 표준 커리큘럼·교육 패키지 제시…실무와 자격 유지 연계 강화

조해진 기자 (jhj@medipana.com)2025-09-18 05:55

사진=조해진 기자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한국병원약사회(회장 정경주)가 전문약사 제도의 법제화 이후 설문조사를 실시해 수련 교육기관 운영 현황과 향후 개선 방향을 점검하고, '전문약사 수련교육 지원 TF'를 가동해 표준 교육 및 패키지 마련에 힘쓰고 있다.

한국병원약사회 주최로 그랜드 하얏트 인천 이스트타워에서 개최된 '2025 병원 약제부서 관리자 역량강화교육' 첫날인 17일, 민미나 한국병원약사회 전문약사 수련 교육 지원 TF 팀장(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약제부장)은 '전문약사 수련 교육기관 운영 사례 및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민미나 팀장은 먼저 지난해까지 국가공인 전문약사 시험이 2회 진행된 후 배출된 전문약사 현황과 해외 전문약사 현황을 비교했다. 

자료에 따르면, 총 721명의 전문약사가 배출됐다. 이 중 상급종합병원은 546명, 종합병원은 165명, 기타(병원, 요양병원, 개국약사)는 10명으로 집계됐다. 

9개의 과목 중 전문약사 비율이 가장 높은 과목은 24%를 차지한 노인 과목이었다. 그 뒤는 종양(18.5%), 정맥영양(14.2%), 감염(11%), 중환자(8.3%), 내분비(8%), 심혈관(7.9%), 소아(4.3%), 장기이식(3.7%) 순으로 나타났다. 

민 팀장은 "노인 과목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 이유는 병원에서 가장 많은 환자 수를 가진 분야이고, 수가가 어느정도 반영돼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관심이 많아 노인 전문약사가 많이 배출된 것으로 생각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전문약사 수련을 담당한 전문약사 수련 교육기관 현황을 살폈다. 현재 상급종합병원 45개, 종합병원 33개로 총 78개 병원이 수련 교육기관으로 지정됐으며, 이중 수도권 비중이 50%를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과목별로 교육기관 지정 현황을 살펴보면, 정맥영양 56곳, 종양 54곳, 감염 53곳, 노인 45곳, 중환자 29곳, 심혈관 22곳, 내분비 22곳, 장기이식 19곳, 소아 14곳으로 소아 분야가 다소 지속적으로 전문약사가 부족할 수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우려됐다.

이어 올해 전문약사 워크숍에서 발표된 해외 전문약사 현황 자료를 살펴본 결과, 미국의 경우 15개 과목에서 전문약사를 배출하고 있었으며, 2008년 3004명에서 지난해 6만2257명으로 급격한 성장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각 전문약사는 직무에 적용이 많이 되고 있어 중복 취득자는 아주 적은 7% 정도 수준으로 확인됐다.

민 팀장은 "우리나라는 3회까지 특례를 받았기 때문에 올해까지는 아무래도 중복 취득자가 발생할 것 같다. 그러나 이후에는 아무래도 실무경력과 1년 동안의 교육이 포함되기 때문에 중복으로 받기는 어려운 부분이지 않을까 예상된다"고 말했다. 

싱가폴의 경우는 2023년 기준 전문약사가 66명으로 다소 인원이 적은 편이지만, 해당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전문가로 인정 및 대우를 받고 있으며, 7개 분야 중 1개 분야만 등록이 가능한 시스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경우는 국가공인 전문약사 제도가 아닌 인정약제사, 전문약제사 등의 형태로 다양한 단체에서 발급되고 있으나 2018년 기준 약 3000명 정도로 6% 수준으로 취득율은 낮았다. 

민 팀장은 "지난해부터 수련 교육기관이 지정됐지만, 78개 기관 모두 '운영 방법이 맞는 건가' 등 조금의 걱정이 있을 것 같다"면서 "병원약사회에서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해 지난 5월 78개 지정기관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회신은 상급 종합병원 27개, 종합병원 19개에서 회신해 총 46개 기관에서 설문에 대한 회신이 이뤄졌다. 회신된 기관의 평균 상근 약사는 42명이었으며, 평균 병상 수는 855개였다.

과목별로 수련 운영수와 수련 운영률, 수련대상 약사수, 수련지도 약사수 등을 살펴보면, 감염 27개, 정맥영양 24개, 노인 22개로 가장 많은 수련운영을 하고 있었다. 

수련대상 약사수는 평균 2명대, 수련지도 약사수는 평균 1명대로 나타났으며, 수련시간은 대부분 100시간 이상으로 지정받은 계획을 넘지 않는 수준에서 진행이 잘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민 팀장은 "진행하고 있는 교육 중 자체 이론 교육이 어느정도인지 확인한 결과, 원외 교육비율이 가장 낮은 곳이 52% 수준이었다"면서 "자체 교육으로 진행하기 어려운 부분들을 병원약사회 교육이나 학술대회 등을 통해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해석했다. 

이어 전문약사 과목을 추가로 지정받을 계획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17개 병원이 지원을 추가로 받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대부분 ASP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감염 과목에서의 수련기관 지정의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수련 교육기관 운영 시 애로사항에 대한 부분으로는 ▲수련지도약사 지정 및 유지 ▲전문약사 취득에 대한 보상 부족 ▲수련 운영 가이드 및 지원 필요 ▲수련 교육 운영에 대한 제도적 지원 부족 ▲전공약사 수련기간을 수련기간으로 일부 인정해주는 절차 필요 ▲채용 시기와 수련시기의 불일치에 따른 자격 조건 기준의 혼선 ▲특정 과목에 대한 쏠림 현상 등이 언급됐다. 

특히 수련지도약사 지정 및 유지 부분에서 인력 및 업무 부담과 지도 약사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나 업무 연속성 보장을 위한 배려가 부족하며, 재직약사가 다른 기관에서 수련을 받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병원별 스카웃이 발생될 수 있다는 지적과 우려가 있었다. 

전문약사 취득에 대한 보상 부족은 일부 병원들은 전문약사 취득 시 약사 수당 등의 보상이 있지만, 대부분은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이런 부분들이 취득을 향한 동기가 부족해지는 원인으로 파악됐다. 이에 수련기관들은 병원마다 각자의 차이점이 있기 때문에 명확한 교육 및 평가 가이드라인이 있길 바란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또한, 재단 교육에 대한 개선 의견으로는 ▲전문약사 심포지엄을 통한 케이스 스터디 및 최신 가이드라인 리뷰 ▲과목별 강의 주제 추가 및 보강 ▲분과 교육 세분화 및 패키지화를 통해 관련 교육 이수에 따른 편의 제공 ▲타병원 실무실습 견학 프로그램 등 실습 교육 활성화 ▲분과 기본 교육 신설 ▲다학제팀 관련 업무 이해와 영역 확장을 위한 '의학 또는 간호' 분야 관련 교육 신설 등이 제기됐다. 
민미나 한국병원약사회 전문약사 수련 교육 지원 TF 팀장(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약제부장). 사진=조해진 기자
이에 병원약사회는 전문약사 수련교육 지원 TF를 마련해 ▲다양한 규모의 수련기관의 커리큘럼을 취함해 표준화된 커리큘럼(안) 제시 ▲실습 교육 프로그램 지원 ▲경영진에 지원 협조 요청을 위한 정보 제공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민미나 팀장은 "전문약사 제도가 법제화되고 수련 기관 지정이 이뤄진 만큼, 각 기관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수련기관 지원에 초점을 맞춘 TF를 신설했다"며 "단순히 교육 개선 차원을 넘어 전문약사 수련 교육 전반을 지원하는 역할"이라고 밝혔다.

TF는 수 차례의 회의를 거쳐 전문약사 시험 응시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와 수련 교육기관 운영 실태 조사 자료를 함께 검토하고, 교육 패키지화, 녹화본 제공 등을 통해 교육 접근성을 높이고, 단순한 시험 준비를 넘어 실무 수행을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재단 교육의 목표를 잡았다.

민 팀장은 "분과위원들과 협력해 표준 수련 교육안을 마련하고, 필수·선택·심화 과정으로 구분된 교육 패키지를 구성했다"면서 "교차 검토 및 분과 의견 수렴을 거쳐 세부안을 다듬는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TF는 지정 기관의 교육계획서 표준안 마련에 집중할 예정이다. 민 팀장은 "올해는 교육 과정 정리와 안내에 주력했다면, 내년에는 기관별 교육계획서에 반영할 수 있는 표준안 마련을 진행할 계획이다"라며 "또한 수련 교육 인정 범위를 1년으로 한정하지 말고 확대해 달라는 의견을 복지부에 지속적으로 전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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