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화 대표 "국내 바이오벤처, '컴퍼니 빌더' 투자모델 필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전문기자단에 생태계 혁신성장 제언 나서
AC, VC 형태로 장기투자 기반 부족, 엑시트 구조 등 문제
'비전 2.0 따라 '컴퍼니 빌더' 도입한 '제약사연합 펀드' 결성
산업계 주도 국내 첫 사례…'상생형 신약개발 체계로 전환돼야'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5-10-02 06:00

허경화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 대표. 사진=이정수 기자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국내 바이오 벤처 생태계에 '컴퍼니 빌더' 투자 모델을 도입해 질적 도약과 성장 가속화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허경화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 대표는 1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전문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K-컴퍼니 빌더'를 제시했다.

컴퍼니 빌더(Company Builder) 모델이란, 벤처 창업과 육성에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한 전문가 집단, 이른바 '컴퍼니 빌더'가 극 초기 단계 아이디어를 씨앗 삼아 회사 창업과 기업가치 성장을 주도하는 개념이다. 아이디어 발굴부터 기획, 회사 창업과 팀 빌딩, 투자 관리, 사업 모델 구체화·사업화 전략 등 전 과정을 컴퍼니 빌더와 벤처가 함께 만들어 가게 된다.

허경화 대표에 따르면, 지난 20여년간 국내 바이오 벤처 생태계는 괄목할 성장을 이뤘으나, 여전히 액셀러레이터(AC)와 벤처 캐피털(VC) 모델 하에서 ▲장기 투자 기반 부족 ▲IPO 중심의 엑시트 구조 ▲초기 창업기업의 사업화 성공률 저조 등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이에 KIMCo는 컴퍼니 빌더 모델이 현 한계점을 극복하고 바이오 벤처 생태계의 질적 도약을 지원하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컴퍼니 빌더 모델은 이미 1990년대 초부터 미국에서 활발하게 사용됐으며, 국내에서도 점차 여러 사업 분야에서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다만 바이오 분야로는 이미 미국에서 활용되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에선 전례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KIMCo는 이같은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컴퍼니 빌더를 도입한 비전 2.0을 수립하고, '스타트업 코리아 제약사연합 펀드'를 결성했다. 해당 펀드는 15개 국내 제약사와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민간 출자자로 참여하는 제약·바이오 오픈이노베이션 특화 펀드다. KIMco에 따르면, 유망 기술을 보유한 초기 바이오 벤처를 지원하기 위해 이처럼 산업계 주도 하에 제약사 연합 펀드가 결성된 것은 국내 첫 사례다.

펀드에 참여한 15개 제약사는 구주제약, 대원제약, 동구바이오제약, 동국제약, 동아ST, 유한양행, 일동제약, 제일약품, 종근당, 한미약품, 현대약품, 휴온스, GC녹십자, JW중외제약,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이다.

허경화 대표는 펀드 결성 과정에 대해 "제약사연합 펀드를 준비하고 완성하기까지 6개월 정도 걸린 것 같다. 스타트업 벤처 기업들은 디스커버리에서 전임상까지 가는 것조차 어려워하는데, 사실 큰 돈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이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조언해주고 육성해줄 파트너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를 제약사마다 찾아가서 논의를 드렸다. 결국 산업계가 상생하면서 윈-윈하는 구조이니만큼, 취지에 대한 반응은 상당히 좋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국내 벤처는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자본과 임상개발 역량이 부족하고, 제약사는 전주기 R&D 역량을 갖췄으나 모든 파이프라인을 자체 연구로 확보하긴 어렵다. 대표 사례인 '렉라자(유한양행–제노스코–J&J)'처럼, 유망 바이오 벤처 기술이 제약사와 공동 개발을 통해 글로벌 진출로 이어지는 '이어달리기 모델' 확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산업계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벤처와 제약사 동반성장, 글로벌 전환, 선순환 투자 생태계를 구현하는 것이 이번 펀드에서 갖는 궁극적인 지향점"이라고 언급했다.

KIMco에선 해당 펀드가 '한국형 컴퍼니 빌더(K-Company Builder)'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허경화 대표는 "스타트업 초기부터 정부, 산업계, 투자자, 전문가들이 적극 협력·지원하는 플랫폼이 운영돼야 한다. K-컴퍼니 빌더는 초기 바이오벤처의 질적 성장을 가속화하는 매우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KIMCo는 바이오벤처와 제약사 간 공동연구, 전략적 투자, 공동개발 확산을 통해 ▲개발 속도 단축 ▲비용 효율화 ▲위험분산 ▲후속 파이프라인 자금 확보 등 상생형 신약개발 체계로 전환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또 "이같은 민관 연계 개방형 투자 유치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자본이 먼저 찾아오는 K-바이오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해외자본 국내 유치는 바이오산업 스케일업과 생태계 고도화를 위한 핵심 수단이자, 신약개발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핵심 동력"이라고 평가했다.

KIMco는 이번 '스타트업 코리아 제약사 연합 펀드'에 이어 향후에도 제약사가 참여하는 투자펀드 구축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허경화 대표는 "이번 펀드는 투자규모를 더 늘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다만 컴퍼니 빌더 필요성과 가치를 입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빠르면 내년에 또 다른 펀드에 도전해볼 계획"이라면서 "이번 펀드보다 더 큰 펀드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기대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선 KIMco에 대한 신뢰가 필요한데, 그간의 성과로 입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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