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우울·불안 환자 급증…공공 정신진료 대기 '두 달'

10대 우울증 환자 3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증가
서명옥 의원 "청소년 정신건강 위기…국가 차원의 대책 시급"

김원정 기자 (wjkim@medipana.com)2025-10-02 10:45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17세 A양은 최근 몇 년 사이 극심한 우울 증세를 겪고 있다. 자해 관련 영상을 찾아보는가 하면, 실제 신체에 상처를 입히는 행동까지 이어졌다. 지난 7월부터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고 있고, 하루 10알이 넘는 약을 복용 중이지만, 호전은 더디기만 하다. 이처럼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를 겪는 청소년이 급증하고 있다.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보건복지위원회·여성가족위원회 소속)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울증 진료를 받은 10~19세 청소년은 약 7만1300명에 달했다. 이는 2020년(약 3만8500명)과 비교하면 거의 두 배 가까운 수치다. 

2021년과 2022년에도 각각 4만7500명, 5만7900명으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올해 상반기에만 벌써 4만8500명이 넘는 청소년이 우울 증상으로 진료를 받았다.

불안장애 진료 인원도 함께 늘고 있다. 2020년 1만9000여명 수준이던 청소년 불안장애 환자는 2023년 약 3만3300명으로 증가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2만600명에 달한다.

문제는 이처럼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 청소년이 늘고 있음에도, 정작 공공 정신의료기관의 접근성은 턱없이 낮다는 점이다. 서울 국립정신건강센터의 청소년 초진 평균 대기일은 2021년 2주 남짓이었으나, 2023년에는 약 56일로 늘어났고, 올해 상반기에는 58일을 넘겼다. 국립공주병원과 국립나주병원 역시 대기일이 60일에 달해, 사실상 두 달을 기다려야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실정이다.

서명옥 의원은 "청소년 정신건강 위기가 사회적 재난 수준인데, 정작 국가가 운영하는 정신의료기관의 문턱이 너무 높다"며 "국립정신병원 청소년 진료 및 입원 대기일수 단축을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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