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이' 수가협상 벗어날까?‥건보공단, 올해 '수용성' 높인다

밤샘 협상, 공급자와 가입자의 직접 소통 기회의 부재 등 불만 커져
보사연 제시한 4가지 모형 중 선택, 올해 수가협상 및 수가계약에 적용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3-03-08 06:07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매년 이뤄지는 수가협상에는 '깜깜이'라는 별명이 뒤따라온다.

수가협상 때마다 전체 수가 인상 분, 즉 추가재정소요액(밴딩)이 공개되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도 밤샘 협상, 공급자와 가입자의 직접 소통 기회의 부재 등을 모르지 않았다. 

따라서 건보공단은 올해 상호 신뢰와 존중을 기반으로 협상의 수용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지난 7일 전문기자협의회와의 간담회에서 건보공단 이상일 급여상임이사는 "금년 5월 수가협상은 가입자, 공급자 간 의견 수렴에 집중하겠다. 이를 통해 의료현장의 실태와 경영 상황 등 공급자가 가입자에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민건강보험법 제 45조에 따라, 매년 5월에 공단과 의약계 대표자는 협상을 통해 내년도 요양급여비용(상대가치점수 당 단가, 이하 환산지수)인 환산지수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현재 수가협상 절차는 동법 제33조에 따라, 재정운영위원회의 권한을 위임받은 재정소위에서 최종 환산지수밴드를 결정한다. 이후 공단은 최종 밴드 범위 내에서 의약계를 대표하는 7개 유형 단체와 협상 절차를 거쳐 환산지수를 정하고 있다.

하지만 깜깜이 협상이라며 공급자 단체의 불만이 계속해서 쌓여가고 있다.

이상일 급여상임이사는 "본격적인 수가협상 전에 가입자-공급자-공단이 참여하는 간담회 형태를 마련하겠다. 소통 기회를 제공하는 절차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만 사례처럼 공급자 단체와 협의해 다음 년도 수가 결정 산식을 만들자는 제안이 있었다. 수가 결정 산식을 기초로 산출된 값에 공급자 유형별 전년도 상황을 고려해 협상 형태를 정하자는 의미다.

이렇게 되면 협상을 진행하면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논란과 행정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건보공단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답했다.

대만은 회계년도 시작 전, 예산 총액 및 진료비총액 증가율 범위 내에서 진료비 총액을 정한다. 인구 구조 변화, 의료서비스 원가지수 변화 등 비협상 요소와 보험자와 공급자 간 협상을 거쳐 정하는 협상요소(의료의 질 및 보험대상자의 건강 증진 인센티브 등)를 구분해 총액을 결정한다.

대만은 총액 내에서 실 지출액이 조정되는 '지출상한제(Expenditure Cap)'를 적용하고 있다. 총 비용이 지출상한을 넘으면 상대가치점수를 낮춘다. 또한 실제 총액이 상한을 넘지 않도록 하는 변동점수(point-value)를 분기별로 반영해 총 진료비를 관리한다.

이 급여상임이사는 "우리나라는 대만의 지출상한제와 다른 행위별수가제 중심으로 하고 있어 의료서비스 이용량 관리 기전이 없는 상황이다. 국내 보건의료 상황을 고려할 때 대만과 같은 수가 결정 방식은 적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단, 올해 수가협상에 변화는 생긴다.

작년 12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제시한 4가지 수가(환산지수) 조정 모형은 1. SGR 개선모형 2.GDP 증가율 모형 3. MEI 증가율 모형 4. GDP 인상률과 MEI 증가율 연계 모형이다.

이 급여상임이사는 "금년 1월부터 가입자-공급자 간담회, 제도발전협의체 논의 등을 거쳐 합리적인 모형 선정을 준비 중이다. 합리적인 수가 조정 모형 선정을 위해 4가지 개선 모형에 대한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실시 중이며 3월 중에 합의된 모형을 선정할 예정이다. 이 모형을 객관적인 준거 자료로 활용해 올해 수가협상 및 수가계약에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밤샘 협상 탈피를 위해서는 협상 마지막날 5월 31일 열리는 재정소위원회 개최 시간을 19시에서 14시로 앞당겨 개최한다.

이 급여상임이사는 "의·약단체장 합동간담회 전에 공급자-가입자-공단 간 간담회를 실시해 각 단체의 의료현장 실태와 경영 상황을 충분히 전달하고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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