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의 진일보‥진료를 넘어 '임상시험'에서도 두각

의뢰자별 임상시험에서 '빅5 병원' 20위 내에 안착‥'임상시험센터'의 활약 돋보여
국내 신약의 초기 단계부터 임상 개발에서 주도적인 역할로 자리잡아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3-04-15 06:04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신약 개발은 이제 더이상 제약사에만 한정된 분야가 아니다. 

국내 굴지의 대학병원들은 임상시험 수행 능력 및 연구 환경의 우수성을 오래도록 입증해 왔다.

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의 '2022년 의약품 임상시험 승인 현황'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전 세계 임상시험 등록 건수에서 우리나라는 국가별 점유율 순위 5위를 기록, 역대 최고 순위를 갱신했다. 전 세계 도시별 임상시험에서는 서울이 1위, '단일국가 임상시험'은 우리나라가 3위로 예년과 동일한 순위를 유지했다.

다국가 임상시험에서는 유럽 국가의 점유율이 높아지며 전년 대비 한계단 하락한 11위를 기록했다. 다만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여전히 가장 높은 순위다.

여기에 2022년 의뢰자별 임상시험 승인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성모병원을 제외한 국내 빅5 대학병원들이 2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다국적 제약사들과 국내 제약사, 글로벌 CRO들이 대거 포함됐다는 것을 감안하면, 대학병원들이 더욱 눈에 띌 수밖에 없는 결과다.

그 중 서울아산병원이 승인 건수 18개로 4위를 차지했다. 서울대학교병원과 세브란스병원은 각각 15개로 공동 10위를 기록했다. 삼성서울병원은 11개로 16위였다.
2022년 의뢰자별 임상시험 승인 현황
 
순위 의뢰자 승인건수 비 고
1 한국아이큐비아 32 글로벌 CRO
2 피피디디벨럽먼트피티이엘티디 28 글로벌 CRO
3 한국엠에스디 20 글로벌 제약사
4 한국얀센 19 글로벌 제약사
5 노보텍아시아코리아 18 글로벌 CRO
서울아산병원 18 연구자
7 아이엔씨리서치사우쓰코리아 17 글로벌 CRO
종근당 17 국내 제약사
9 대웅제약 16 국내 제약사
10 서울대학교병원 15 연구자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15 연구자
한국로슈 15 글로벌 제약사
한국파렉셀 15 글로벌 CRO
14 한국노바티스 14 글로벌 제약사
한국애브비 14 글로벌 제약사
16 랩콥코리아 11 글로벌 CRO
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 11 글로벌 제약사
삼성서울병원 11 연구자
한국베링거인겔하임 11 글로벌 제약사
20 한국화이자제약 10 글로벌 제약사
* CRO(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 임상시험수탁기관

이들은 모두 임상시험센터를 운영 중이다.

서울아산병원은 1997년 임상시험 실시기관으로 지정된 이후, 2006년 보건복지부 지정 지역임상시험센터에 선정됐다. 2012년에는 복지부 임상시험 글로벌선도센터, 2017년에는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암연구소로부터 우수 임상시험 연구기관(High Performing Site)으로 지정됐다.

서울아산병원 임상시험센터는 회사 주도 임상시험(SIT) 뿐만 아니라, 가치 있는 연구자 주도 임상연구(IIT)의 지원 분야에 그 규모와 역량을 꾸준히 키워왔다.

또한 임상연구 과정에서 필요한 검체 처리 및 보관, 연구용 생리학적 검사 지원, 최근에는 새롭게 구성된 팀을 통해 영상 지원 및 자문까지 활발하게 수행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임상시험센터 반준우 소장은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의 해결되지 못한 의학적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새로운 의약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수행하는 임상시험을 지원하고자 센터를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병원 임상시험센터는 지난 1995년 임상평가센터로 출발했다. 이 센터는 서울대병원이 세계적 수준의 연구중심병원으로 자리매김하는데 기여해 왔다.

서울대병원 임상시험센터는 2004년 복지부가 지정한 첫 지역임상시험센터로 선정됐고, 2012년에는 초기임상시험 글로벌선도센터에 지정된 바 있다.

서울대학교병원 임상시험센터 김동완 센터장은 "매년 임상시험 수행 건수에서 세계적인 병원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으며, 국내 개발 신약 대부분의 초기 단계부터 임상개발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신촌 세브란스병원 임상시험센터는 2006년 보건복지부 지정 지역임상시험센터 선정된 뒤, 질 향상 노력의 일환으로 AAHRPP(Association for the Accreditation of Human Research Protection Program) 전면 인증 및 JCI HRP 분야 인증을 획득했다. 2013년에는 복지부 지원 임상시험 글로벌선도센터 컨소시엄으로 선정됐다.

최근 임상시험의 효율성 증대를 위해 IT기술을 접목시킨 임상시험 관리 전산화 시스템 u-CTMS(ubiquitous-Clinical Trials Management System)을 구축해, 센터 지원서비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연구지원시스템(CRMS: Clinical Research Management System)과 e-IRB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 국내 최초 원내 OCS/EMR과 연동시킨 e-CRF시스템 e-CASE(e-CRF system with Accuracy, Safety, Efficacy)를 개발해 정확한 데이터를 토대로 임상연구를 진행 중이다.

세브란스병원 임상시험센터 김진석 소장은 "국내 신약 및 신의료기기 개발을 위한 전폭적인 지원과, 보다 나은 치료를 제공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의 임상의학연구소는 1999년 최고 수준의 임상연구 수행을 위해 설립됐고, 2008년 복지부 주관 지역임상시험센터, 의료기기임상시험센터, 임상시험인력양성아카데미로 지정받았다. 2014년에는 임상시험 글로벌선도센터로 지정받은 바 있다.

2006년에는 국내 최초 미국 AAHRPP 전면 인증을 받았고, 국내 최대 규모의 Centralized CRC를 확보했다.

삼성서울병원 허우성 임상의학연구소장은 "혁신 신약과 신개념 융복합 의료기기 개발을 위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의료 자원을 활용하고, 산업계와 병원이 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임상 1상, 2상, 3상 시험을 순차적으로 진행하되, 2상부터 Proof-of-Concept(POC)와 유효성을 확보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반면 최근에는 많은 비용을 투자하기 전인 초기 임상시험, 즉 1상 시험에서 POC를 비롯한 정보를 확보한다.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 후기 임상시험 단계 전에 신약 후보 물질의 운명을 결정하려는 'Quick win, Fast fail' 전략이 부각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병원이 실시하는 임상시험은 신약 개발 초기 단계부터 향후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약물 포지셔닝을 포함, 타깃 질환에 대한 적응증, 대상 환자의 미충족 요구 사항, 개선된 용법·용량 등 주요한 목표 프로파일을 검증하는데 유용하다.

이러한 일환으로 각 대학병원은 임상시험센터를 만들어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제약사와의 협력이 늘어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신약 개발에서 임상시험은 과학적 발견(discovery)을 환자 진료에 사용(utility)할 수 있도록 꼭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무엇보다 임상시험은 전 과정에서 의사들의 참여와 기여 없이는 이뤄질 수 없는 분야이기도 하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제 임상시험의 경쟁력은 시설이나 장비, 빠른 환자 모집을 넘어섰다. 임상 개발의 성공률을 높여 주는 중개연구, 초기 임상 기술, 그리고 임상시험 협력 네트워크 운영 및 환자에게 의미 있는 임상적 결과 변수 등을 찾아내는 능력이 발휘돼야 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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