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백병원 폐원 후폭풍‥교수협 "일방적인 결정, 인정할 수 없다"

서울백병원 교수협의회와 인제의대 교수노조가 힘을 합쳐 투쟁하기로
행정처분 가처분 신청 등 폐원 막기 위한 법적 조치 강구
"단 한 명이라도 피해 보지 않도록 마지막 순간까지 환자 지킬 것"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3-06-22 08:56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학교법인 인제학원 이사회가 지난 20일 '서울백병원 폐원'을 의결한 뒤 후폭풍이 거세다.
 
서울백병원 교수협의회는 22일 입장문을 통해 "이사회의 일방적인 폐원 결정을 인정할 수 없으며, 서울백병원의 발전과 성장을 위해 헌신해 온 교수들을 대하는 법인의 태도에 분노를 참을 수 없다"고 밝혔다.

6월 20일, 학교법인 인제학원 이사회는 서울백병원 폐원을 결정했다. 그런데 폐원 결정 후 법인은 서울백병원 교수들에게 그 어떤 설명도 하지 않았고, 일부 교수들은 언론에 발행된 기사를 보고서야 폐원 결정을 인지할 수 있었다.

서울백병원 교수들은 법인 측에 서울백병원 폐원을 결정할 자격이 있는지부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교수협은 "법인이 만성 적자를 이유로 폐원하겠다고 하고 있지만, 중요한 시기마다 잘못된 결정을 해 서울백병원의 적자를 악화시킨 것은 오히려 그들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교수협은 "필수 진료과 의료진을 타 병원으로 빼돌리고, 전공의 수련 포기를 강요하고, 응급의료센터를 축소시키는 등 서울백병원의 수익을 악화시킬 결정만 일삼았다. 결정권을 가지고 전횡을 일삼던 자들이 이제 와 평가자가 돼 칼날을 내리치는 모습은 우습기까지 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법인은 폐원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외부 컨설팅 업체에 3억 원을 지불하고, 서울백병원의 수익성이 낮아 의료 관련 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답을 받았다. 

교수협은 "법인이 법인의 경영 안정을 걱정했다면 오히려 서울백병원 폐원 후 서울백병원의 의료인력을 형제병원으로 전환 배치했을 때 각 병원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파악했어야 했다. 그리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서울백병원을 어떤 방식으로 운영해야 하는지를 컨설팅을 받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교수협은 지금도 경영이 어려운 상계백병원과 일산백병원을 꼬집었다. 더불어 생활권이 다른 부산 지역 병원으로 교직원을 보내 것조차 올바른 방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교수협은 교수들 뿐 아니라 중구 보건소, 중구 의회, 서울시, 국회에서 서울백병원 폐원 후 도심 의료공백을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폐원을 철회하고 의료기관으로서의 책무를 다할 것을 요청했다.

교수협은 "이사회의 폐원 결정 후 이제 하루가 지났다. 지난밤 우리 교직원들은 누구 하나 편하게 잠들지 못하고 출근했다. 구심점 역할을 해줘야 할 병원장은 어디 있는지 보이지 않았고, 아무런 지침도 내려주지 않았다. 서울백병원 유지 결정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던 그는 폐원이 결정된 이후에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에 서울백병원 교수협의회는 지난 6월 21일에 회의를 열어 4가지 사항을 의결했다.

먼저 1. 서울백병원 교수협의회와 인제의대 교수노조가 힘을 합쳐서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전임 병원장과 부원장을 위원장과 자문위원으로 추대해 투쟁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2. 폐원 행정처분 가처분 신청 등 서울백병원 폐원을 막기 위해 교수협이 할 수 있는 법적 조치를 강구한다.

또한 3. '서울백병원 폐원 철회'라는 공통된 목표를 위해 일반직원노조와 적극 협력해 함께 투쟁하며, 일반직원노조에서 제안한 서울백병원 경영정상화를 위한 재단, 병원, 교수, 노동조합이 망라된 민주적인 논의 테이블 구성에도 뜻을 합한다.

마지막으로 교수협은 4. 서울백병원 폐원으로 인해 단 한 명이라도 피해를 보지 않도록 마지막 순간까지 환자 곁을 지키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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