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약제 사전심사 비중↑‥내년 절차 및 방법·기준 세부사항 정비

사전승인 후 모니터링 결과‥교육 또는 개선 권고, 요양급여 기준 개선 자료로 활용
약제 심사 대상 계속 늘어나는 중‥그러나 일부 약제는 깐깐한 기준으로 오히려 접근성 막는다는 지적도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3-12-21 11:41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내년부터 조혈모세포이식, 심실 보조장치 치료술, 약제 등 사전심사의 세부사항을 손질해 적용한다.

사전심사의 절차 및 방법, 위원회 구성, 기준 등 필요한 세부사항을 정함으로써 보다 기준을 명확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사전심사제도는 의료 행위나 약제 투여 전 적격 환자 여부를 판단하며 투약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수단이다. 다수의 전문가로 구성된 사전심사분과위원회에서 요양기관 신청 건에 대해 환자 사례별 요양급여 여부를 치료 전에 결정한다.
 

현재 사전심사 대상은 행위에서 ▲조혈모세포이식 ▲심율동 전환 제세동기 거치술(ICD, Implantable Cardioverter-Defibrillator) ▲심장재동기화치료(CRT, Cardiac Resynchronization Therapy) ▲심실 보조장치 치료술(VAD)가 있다.

이어 약제에서는 면역관용요법으로 ▲그린에이트주 ▲이뮤네이트주 ▲그린모노주 등 ▲베네픽스주 ▲산디문주 등 ▲사이폴엔연질캅셀 등 ▲Cyclophosphamide 제제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주 등 ▲알프로릭스주 250 IU 등 ▲셀셉트캡슐 등 ▲맙테라주 등 ▲애드베이트주 등, 그린진에프주 등, 진타솔로퓨즈프리필드주 등이 있다.

더불어 ▲솔리리스주 ▲스핀라자주 ▲스트렌식주 ▲울토미리스주 ▲졸겐스마주 ▲크리스비타주사액 ▲에브리스디건조시럽도 대상이다.
 

심사 대상마다 요양기관은 신청 서식을 꼼꼼히 제출해야 하며, 약제의 경우 지속투여 신청에 대한 시기가 다르므로 제출 시기를 제대로 확인해야 한다.

심의결과를 통보받은 기관은 통보일로부터 90일 이내 행위를 실시하거나 약제를 투여하는 것이 원칙이다.

최근 심평원이 공고한 '사전심사의 절차 등에 관한 세부사항'에 따르면, 요양급여에 대한 사전심사를 신청할 수 있는 요양기관은 실시기관 승인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분명히 정했다. 대상별 실시기관 요건은 다르다.

심평원은 제출된 사항의 사실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는 경우 소속 직원으로 하여금 현장 조사를 통해 해당 사항을 확인하게 할 수 있으며, 실시기관 승인 요건 충족 여부 등을 주기적으로 점검·확인할 수 있다고 정리했다.

만약 1. 실시기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2. 실시기관이 취소 요청을 하는 경우 3. 사전심사 신청에 있어 고의로 사실과 다르게 신청한 점이 확인된 경우는 승인이 취소될 수 있다.

심평원은 사전심사 신청에 대해 반려할 수도 있는데, 1. 급여기준 및 신청서 서식 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경우 2. 신청서 기재 내용과 진료기록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 3. 제출한 자료 등이 요양급여 기준에 명백히 해당되지 않는 경우 4. 이미 불승인된 사안에 대해 중대한 새로운 사실이 없이 다시 신청한 경우 5. 관련 고시에서 사전승인 대상이 아니라고 명시한 경우 중 하나에 해당되는 경우다.

심평원은 사전심사를 신청한 요양기관 및 의사별 신청 경향 및 결과, 사전승인 후 치료 경과 등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모니터링 결과는 요양기관 및 의사를 대상으로 교육 또는 개선 권고, 요양급여 기준 개선 등을 위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사전심사분과위원회는 실시기관 승인의 취소 여부에 관한 사항, 요양급여 승인의 취소 여부에 관한 사항, 요양급여의 계속 인정 여부에 관한 사항 등을 정하는 역할이다.

전문적 논의가 필요한 경우 대상별로 위원회를 분리하거나 일부 통합해 분과위원회로 운영할 수 있다. 아울러 긴급한 결정 또는 사전심사 운영 전반 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경우 3명 이상의 위원으로 소위원회를 구성·운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사전심사제를 놓고 의사들의 의견이 분분했다.

이 제도를 통해 연간 3억원 이상 약제에 해당하는 약제들이 건강보험 급여권에 들어올 수 있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그런데 학계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약제 별, 적응증 별로 최초 투여에 대한 사전심사 통과율이 20%대부터 100%에 이르기까지 매우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예로 울토미리스(77.8%), 스트렌식(100%) 등 약제는 높은 승인율을 보인 반면, '비정형 용혈성 요독 증후군(aHUS)'에 솔리리스를 사용하고자 하는 경우 최초 심사 승인율은 21.6%에 그쳤다.

환자의 접근성 제고를 위한 제도라고 하지만, 오히려 일부 약제에서는 깐깐한 기준으로 인해 환자 치료를 막고 있다는 의견이다.

전문가들은 사전심의 승인율이 질환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난다면, 처방하는 의사가 약제 사용을 미리 포기해 버리는 경우까지 생길 수 있다고 꼬집었다.

심평원은 보건복지부 고시에서 대상 질환별 급여기준을 각각 정하고 있어 질환별 특성과 기준에 따라 사전심사 승인율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솔리리스는 aHUS의 급여를 받으려면 (1) 혈소판수: 해당 요양기관의 정상 하한치 미만 (2) 분열적혈구(schistocytes) (3) 헤모글로빈 < 10g/dL (4) lactate dehydrogenase(LDH): 정상 상한치의 1.5배 이상의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활성형 혈전미세혈관병증(TMA) 환자에게 급여가 된다.

신장 손상과 관련해서는 (1) 기존의 신장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서 eGFR 20% 이상 감소 (2) 기존의 신장 기능이 정상인 환자에서 혈청 크레아티닌이 연령 및 성별에 따른 정상 상한치 이상이어야 한다.

더불어 혈장교환또는 혈장주입을 하기 이전의 혈액 샘플에서 ADAMTS- 13 활성이 10% 이상이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대변 STEC(Shiga toxin-producing E.Coli) 결과가 음성이라는 조건에 충족해야 한다.

해외는 혈액학적 지표 일부만 충족하면 급여 인정이 되는 반면, 우리나라는 조건 모두를 충족해야 하는 현실이다.

이에 따라 임상 현장을 비롯 의료계에서는 해외에 비해 국내 aHUS의 급여기준이 까다롭다며 완화를 요청해 왔다.

하지만 심평원은 낮은 사전 승인율을 요양기관이 급여기준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탓이라고 바라보고 있었다.

심평원 약제관리실 관계자는 "aHUS에 대한 승인율이 낮은 이유는 전문가로 구성된 사전심사분과위원회를 통해 도움받고자 신청하는 경우와 급여기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신청하는 경우 등이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요양기관에서는 환자의 진료기록을 토대로 급여기준에서의 투여대상 조건과 제외기준을 명확히 판단해 승인 신청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의료계는 사전심사 대상 약제가 늘어날수록 이와 같은 문제는 계속 발생할 것이라 전망했다.

심평원이 사전심사제도에 관한 유관 학회의 의견수렴 설문조사(2022년)를 진행한 결과, 사전심사제는 대상 약제 선정 기준이 명시돼 있지 않으며 적용 여부를 논의하는 전문위원회 위원 구성이 달라 판단이 달라질 개연성이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 바 있다. 또한 사전심사제 전문위원의 선정 기준이나 명단도 공개돼 있지 않았다.

해당 보고서에서는 사전 승인에 있어 전문심사는 필요하나 객관적 판단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로 기준이나 판단이 주관적이거나 급여 조건 해석에 이견이 있을 수 있는 경우, 사례별 세부 평가가 필요한 경우 등에 대해서는 전문 위원의 논의 결정에 따르도록 제언하고 있다.

보고서는 사전심사제 운영 기간 동안 축적된 자료를 기반으로 관련 급여기준 개선 작업이 진행돼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사전심사는 신청 절차가 복잡하고 진행 상황이나 불승인 시 사유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부족하다. 월 1회 혹은 월 2회로 정해진 사전심사 회의 일정으로 인해 환자가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발생하므로 탄력적 운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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