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과 중소병원의 허리 역할 '전문병원'‥'활성화' 과제

평균적으로 100여 개의 전문병원 지정‥의료전달체계 개선 위해 더욱 활성화 필요
제주도와 강원도에는 전문병원 전무‥지역 불균형 해소와 걸맞는 보상 체계 요구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3-05-08 06:04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특정 질환에 대한 난이도가 높은 의료행위를 하는 '전문병원'.

의료전달체계는 질환의 경중에 따라 1차, 2차, 3차로 역할을 구분한다. 전문병원은 그 피라미드 구조상에 중소병원과 대학병원을 잇는 허리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중요 역할을 하고 있는 전문병원의 신청이 생각보다 활발하지 않다.

이 전문병원은 ▲의료인력 ▲의료 품질 평가 ▲병상수 ▲의료환경 ▲의료기관 인증 ▲필수진료 과목 ▲환자구성 비율 ▲진료량 등의 엄격한 기준과 심사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에 반해 보상이 적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전문병원은 2003년 제도 도입을 위한 정책 연구를 시작으로, 2005년부터 3차례 시범사업을 거쳐 2011년부터 지정·운영하고 있다. 현재 5기 1차년도('24~'26) 전문병원 지정·평가를 앞두고 있는 상태다.

전문병원은 3년 단위로 지정해 왔으나, 제도 활성화를 위해 4기('21년) 전문병원부터 모집 주기를 1년으로 단축했다.

모집 주기 단축에 따른 효과를 살펴보면, 신청기관 수가 3기 112기관, 4기 130기관으로 18기관(약 16%) 증가했다.
 

4기 전문병원은 신청 130기관 중 평가를 통해 116기관을 지정했고, 현재 114기관(지정취소 2기관)이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전문병원은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을 완화하고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시작됐다. 그렇지만 100여 개의 전문병원으로는 의료전달체계 강화가 불가능하다는 의견이다.
 
게다가 최근 필수의료와 관련한 이슈가 부각되면서, 사회적 필요 분야 전문병원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병원은 ▲난이도 혹은 중증도가 높은 질병 및 시술과 관련된 의료서비스를 주로 제공하는 병원(심장, 뇌혈관, 유방, 신경과, 한방중풍) ▲서비스 제공의 경제성이 있어 경쟁력이 높은 병원(안과, 이비인후과, 관절, 대장항문, 척추, 한방척추, 한방부인과) ▲수요가 제한적이나 국가적으로 갖춰야하는 서비스 혹은 수요대비 공급이 부족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사회적 필요)(화상, 알코올, 수지접합, 외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주산기)으로 분류된다.

4기 전문병원은 경제 분야에 80기관이 신청해 72기관을 지정했으며, 사회적 필요 분야는 신청 41기관 중 37기관을 지정했다.

현재 사회 필요 분야는 1기관이 지정 취소된 36기관으로 전체의 32%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전문기자협의회와의 간담회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원평가실 이영현 실장은 "현재 사회적 필요분야 확대를 위해 수지접합, 알코올, 화상 분야는 의료인력 30% 완화 기준을 적용해 원활한 진입을 유도하고 있다. 그 외 분야에서도 일부 지정 기준에 대한 완화 적용 여부를 개선·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지정기준을 완화하는 것은 전문병원의 의료 질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심평원은 의료의 질과 진료 필수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정기준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지역별, 분야별 균형을 고려해 전문병원심의위원회가 심의를 하고 있지만, 제도의 취지와는 달리 제주도와 강원도에는 전문병원이 전무하다. 지역 불균형 해소도 전문병원 제도의 큰 과제로 떠올랐다.
 

이와 관련 심평원은  지역 내 의료 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해 특별시, 광역시 등 대도시 이외 지역은 환자 수 감소, 의료인력 수급의 어려움 등을 고려해 의료인력 및 병상에 대한 지정기준을 완화해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완화 적용 지역의 경우 의료인력 8명을 충족해야 하는 분야는 30%를 적용해 5명으로, 80병상을 충족해야 하는 분야는 30% 적용해 56병상을 충족하면 전문병원 지정이 가능하다.

이 실장은 "전문병원으로 지정 가능한 기관들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해  관리하고 있으며, 2023년 전문병원 지정 공고 시 활성화 필요 분야 및 해당 지역 기관들에게 전문병원 제도 안내와 함께 지정 신청에 대해 적극 안내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5기('24년~'26년) 전문병원 지정평가는 12월에 공표되는데, KDRG ver.4를 활용한 질병군 개선 연구 및 적정 기관 지정을 위한 상대평가 개선 검토 연구가 시행된다.

전문병원으로 인증을 받으면 3년간 의료질평가 지원금을 받을 수 있고, 전문병원이라는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환자에게 보다 신뢰감 있게 다가갈 수 있다.

단, 전문병원이 되고 나서도 유지를 위해 더욱 꼼꼼한 관리가 요구된다. 지정 기준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지원금과 전문병원 수가 지급이 중단된다. 이 때문에 전문병원이 되면 이에 걸맞는 보상 체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전문병원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지 않는 이유는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해도 보상이 적기 때문이다. 전문병원이 되고 나서도 계속해서 투자할 것들이 많은데 의료질평가 지원금을 조금 받는다고 해서 큰 보상이 되진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의료전달체계에서 전문병원들의 역할이 중요함에도 상대적으로 재정적 인센티브 수준이 낮다. 지급 기준을 크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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