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요법 급여 1년, 다발골수종 치료 환경에 긍정적 영향"

[인터뷰] 서울 은평성모병원 혈액내과 신승환 교수 
다발골수종 치료, 1차 치료 후 호전된 상태 연장이 핵심 
유지요법 급여 후 재발까지 기간 확실히 길어지고 느껴
치료제 혁신 통해서 다발골수종 치료 옵션 더욱 넓어져야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4-03-29 06:05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매년 3월 30일은 전 세계적으로 다발골수종 질환 인식 제고를 위해 국제골수종재단(International Myeloma Foundation, IMF)이 지정한 ‘세계 골수종의 날(International Myeloma Day)’이다.  

백혈병, 악성림프종과 함께 3대 혈액암으로 불리는 다발골수종은 우리 몸에서 면역항체를 만드는 형질세포가 혈액암으로 변해 주로 골수에서 증식하는 질환이다.  

평균 발생 연령이 68세인 다발골수종은 대표적인 노인성 혈액암으로 불린다. 국내에서도 고령화 추세와 맞물려 환자 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실제 2022년 기준 국내 다발골수종 환자 수는 1만238명으로 과거 10년 전 4658명과 비교했을 때 2배 이상 증가했다. 

이 가운데 작년 1월 다발골수종 치료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다. ‘자가조혈모세포 이식 후 안정병변 이상의 반응을 보이고 이식 종료 후 6개월 이내에 유지요법을 시작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국내 건강보험 급여를 통과한 것. 이는 다발골수종 치료 선택지를 넓히고 환자 접근성을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발골수종의 날을 맞아 은평성모병원 혈액내과 신승환 교수를 통해 다발골수종의 최신 임상 지견과 재발률을 낮추기 위한 방안으로 제시된 유지요법의 임상적 이점에 대해 들어봤다. 

신승환 교수는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학사를 거쳐 동 대학원 석·박사를 취득한 뒤, 현재 은평성모병원 혈액내과 다발골수종 센터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다음은 신승환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Q. 다발골수종의 유병률은 어떻게 되는가?  

- 다발골수종은 주로 고령층에서 호발한다. 환자들의 진단 시 중간 연령값이 69세 정도로 알려져 있다. 다만 다발골수종이 노인에게 주로 발병하는 것에 대한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발병 성비의 경우 거의 남여 1:1로 비슷하나, 남자에게서 조금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 

다발골수종은 인종에 따라서 발생률에 차이가 있다. 흑인, 백인, 아시아인 순으로 발병률이 높다. 물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도 평균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다발골수종 발병률 역시 조금씩 올라가고 있어 양상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Q. 다발골수종 증상 중 환자들이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증상이 있는지 궁금하다. 

- 우선적으로 설명 드리면, 다발골수종은 진단 이전에 의미불명 단클론감마병증(Monoclonal Gammopathy of Undetermined Significance, 이하 MGUS)이라는 전 단계가 존재한다. MGUS단계를 먼저 거친 후, 증상이 없는 다발골수종 단계, 증상이 있는 다발골수종 단계, 그 후로는 형질세포백혈병 등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MGUS와 증상 없는 다발골수종 단계에서는 환자들이 증상을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또한 혈액내과를 전공하는 의사를 제외하면 다른 의사들도 알아차리기가 어렵다. 또한, 다발골수종은 흔한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기본 건강검진 항목에 포함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다발골수종의 조기 진단이 쉽지 않다. 이처럼 조기 진단이 어려운 만큼 환자 교육도 중요하지만, 의료진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발골수종 질환에서 가장 특징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증상이 총단백 수치가 올라가고, 알부민 수치가 떨어지는 것이다. 알부민과 글로불린의 비율(A/G ratio, Albumin Globulin ratio)이 뒤집혀 있을 때 발병 의심을 해야 하는데, 이 단계에서 진단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다. 이런 수치들의 이상이 보다 빠르게 의료진들에 의해 알아차려진다면 조기 진단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사실 대부분의 환자들은 빈혈, 골절 등의 증상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병에 대해 모르고 있다가 3~4개월 경과 후에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다. 

Q. 다발골수종은 병기에 따라서 치료 효과가 달라지는지 궁금하다. 

- 병기가 낮으면 높은 기수와 비교했을 때 전체 생존율(Overall Survival, OS)이나 무진행 생존기간(Progression-Free Survival, PFS)에서 차이가 난다. 다만 다발골수종은 일반적인 고형암과 달리 기수에 따라 치료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즉 병기에 따라서 치료성적은 달라질 수 있지만 높은 병기로 진단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빠르게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Q. 다발골수종 치료에 있어 최선의 전략은 무엇인가.  

- 현재까지 가장 큰 치료 원칙은 환자의 자가조혈모세포 이식 가능 여부를 먼저 따져보는 데 있다. 일반적으로 국내 기준으로는 70세 미만의 경우 관해유도 치료 후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을 한 뒤 유지요법을 진행하는데, 만일 자가조혈모세포 이식이 어려운 경우 관해유도 치료 후 바로 유지요법으로 넘어가게 된다. 이식 가능 여부에 따라 치료 성적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이식이 가능하고 환자의 컨디션이 괜찮다면 환자 치료에 있어 무진행 생존기간이나 전체 생존율을 늘리는데 주안점을 둬야 하고, 고령이거나 신체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태라면 삶의 질(Quality of Life)이나 증상을 없애는 것에 주안점을 두는 편이다. 물론 모든 환자들의 증상을 없애고 생존율을 높이는 목표는 동일하지만,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치료의 주안점을 다르게 두는 것이다. 

Q. 다발골수종 치료에서 유지요법이 갖는 의미에 대해 설명 부탁드린다. 

- 다발골수종은 원칙적으로 완치가 어려운 질환이다. 그렇기 때문에 1차 치료가 끝난 뒤 호전된 상태를 유지하다가, 2차 치료로 이어지고 그 뒤 3차, 4차, 5차 치료로 들어가는 식으로 치료가 진행되는 편인데 차수가 높이 질수록 환자의 상태나 치료 반응률, QoL 등이 차이가 난다. 치료 차수가 올라갈수록 재발까지의 기간이 점점 짧아지고 환자의 컨디션도 안 좋아진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건 차 1차 치료 때 재발까지의 기간을 늘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다발골수종 환자가 자가조혈모세포 이식 후 좋은 예후를 유지하기 위해 휴약기를 갖지 않고 질병 재발 시까지 치료제를 지속 투여하는 방법인 유지요법이 의미가 있다. 

유지요법 임상 데이터를 살펴보면 보통 1년 6개월에서 3년 정도 무진행 생존기간을 늘릴 수 있고 또 전체 생존율 증가에도 도움이 된다. 즉, 유지요법의 가장 큰 의의는 1차 치료에서 환자의 무진행 생존기간을 최대한 늘리고, 나아가 전체 생존기간을 연장하는 데 있다. 
Q. 작년 1월 레날리도마이드 유지요법이 국내 건강보험 급여를 통과했다. 1년이 지난 현재 치료 환경에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 저는 레날리도마이드 유지요법이 급여 통과되기 이전부터 비급여로도 사용하고 있었다. 레날리도마이드 유지요법 이전에는 탈리도마이드 유지요법을 하기도 했었는데, 탈리도마이드 유지요법의 경우 대부분의 환자들이 치료 과정이 힘들어 오랫동안 지속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레날리도마이드 급여 이후, 이식 후 재발까지 기간이 확실히 길어지고 있기 때문에 해당 치료의 이점이 느껴진다.

해외와 비교했을 때 국내에 레날리도마이드가 급여되기까지 시간이 상대적으로 더 소요돼 아쉬운 점은 있지만 작년 1월 급여 이후 다발골수종 치료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본다.

연구에 따르면, 레날리도마이드 유지요법 사용 기간은 최소 2년 이상은 기본이고, 3~5년 이상 지속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는 결과들이 있다. 현재 데이터로는 환자가 유지요법 치료를 받아들일 수 있고 재발하지 않는다면 계속 진행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실제로 유지요법을 3년 이상 지속하고 계신 환자분이 계신데, 현재도 좋은 예후를 보이고 있다.

Q. 다발골수종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해 제언하고 싶은 부분은.

- 다발골수종 치료 옵션이 더 넓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발골수종에 있어 크게 3번의 혁신이 일어났는데 그 첫 번째는 자가조혈모세포 이식이 시작된 것이고, 두 번째가 보르테조밉이나 레날리도마이드 같은 혁신적 신약(노블 에이전트)가 개발된 것이다. 

세 번째 혁신은 현재 연구 임상이 활발히 진행 중인 카티(CAR-T), 이중항체(Bispecific monoclonal antibody)와 같은 면역 치료제다. 향후 미래에도 이와 같은 혁신들을 통해서 다발골수종 치료 옵션이 더 넓어지고 이에 따라 환자들에게 개선된 치료 환경을 제공할 수 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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