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도 나선 '정신건강' 혁신‥우울증 환자, 퇴원 후 외래 방문 관건

정부, '정신건강 정책 비전' 선포‥예방부터 회복까지 신경 써 자살률 50% 감축 목표
외래 방문 가능성이 낮은 환자 선별, 적절하게 퇴원 계획 수립하는 것 중요
40대 이상 환자, 남성, 의료급여 환자, 이전 외래 진료 경험이 없는 환자 집중 관리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3-12-06 06:04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가 이를 탈피하기 위해 '정신건강 정책 비전'을 선포했다. 예방에서 회복에 이르기까지 전주기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국내 자살률을 10년 안에 50%나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여기엔 국민의 심리 상담, 청년층 정신건강검진 주기 단축, 중증 정신질환 치료체계 정비, 의료기관 보상 강화, 일상 회복 복지서비스 등이 포함된다.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우리나라는 우울증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만큼 국가적 개입이 요구되던 상황이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증 정신질환 환자가 중단 없이 지속해서 치료·관리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꼽았다.

예를 들어 중증의 우울증 환자가 퇴원을 한 뒤에도 '외래 진료'를 꾸준히 받게 하는 것은 진료 연속성 측면에서 자살 예방의 핵심적인 중재로 권고되고 있다.

우울증 환자의 퇴원 후 기간은 자살, 재입원, 치료 중단이 발생할 위험이 높기 때문에 회복과 재발 방지를 위해 적극적인 관리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우울증 환자의 후속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아 외래 방문율이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우울증 환자의 퇴원 후 외래 방문 관련 요인'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우울증을 포함한 정신질환은 급성기 입원 진료 이후 외래 진료로 전환되는 과정에 자살과 재발 위험이 증가한다.

2016-2018년 국내 우울증 입원 환자의 퇴원 후 30일 내 자살률은 일반 인구집단에 비해 122.7배 높았고, 다른 정신질환보다 1.9-4.3배 높았다.

반면 우리나라에서 2017-2018년 우울증으로 퇴원한 환자 중 7일 내 외래를 방문한 환자는 외래를 방문하지 않은 환자에 비해 자살 위험이 0.87배 낮았다.

미국 청소년 13만 9694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7일 내 외래를 방문한 환자는 미방문한 환자에 비해 6개월 내 자살 위험이 0.44배 감소했다.

우울증과 조현병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미국 연구에서는 퇴원 후 7일 내 외래를 방문한 우울증 환자가 미방문 환자에 비해 약물 순응도와 외래 이용도가 높았다고 보고된 바 있다.

연구팀은 2017-2018년 우울증으로 처음 입원한 18세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퇴원 후 7일 내 외래 방문 여부를 확인했다. 이들은 우울병 에피소드(F32.x), 재발성 우울병장애(F33.x), 기분저하증(F34.1)을 갖고 있었으며, 최종 분석 대상은 1만 5018명이었다.

이 가운데 퇴원 후 7일 내 외래를 방문한 환자는 6886명(45.9%)이었다. 퇴원 후 7일 내 외래를 방문한 환자의 평균 연령은 44.7세로, 미방문 환자(47.5세)에 비해 평균 연령이 낮았다.

18-29세 환자 중에서 퇴원 후 7일 내에 외래를 방문한 환자는 51.2%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가장 높았고, 연령이 높을수록 퇴원 후 7일 내 외래 방문율이 낮았다.

여성 환자의 경우 퇴원 후 7일 내 외래 방문율은 49.9%로, 남성(39.8%)에 비해 높았다.

건강보험 환자와 의료급여 환자의 퇴원 후 7일 내 방문율은 각각 47.1%, 35.8%로 건강보험 환자의 방문율이 높았다.

외래 진료 경험이 있는 환자의 퇴원 후 외래 방문율은 49.5%로 외래 방문 경험이 없는 환자(27.3%)에 비해 1.8배 높았다.

연구팀은 "퇴원 후 적기 외래 방문은 우울증 환자의 자살과 재발 위험을 감소시키므로 퇴원 계획 수립 과정에서 외래 방문 가능성이 낮은 환자에게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연령이 높을수록, 남성, 의료급여, 이전 외래 진료 경험이 없는 환자는 퇴원 후 7일 내에 외래를 방문할 가능성이 낮았다"고 말했다.

우울증 환자의 퇴원 후 외래 방문은 환자의 약물 순응도와 건강 상태를 평가하고, 자살 또는 재발 위험을 재평가하는 기회가 된다. 특히 퇴원 초기에 자살 또는 재발 위험이 높아 퇴원 후 '조기 외래 방문'이 강조되고 있다. 이미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퇴원 후 조기 외래 방문은 긍정적인 건강 결과를 가져온다는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다.

건강보험 환자에 비해 외래 방문 가능성이 낮은 의료급여 환자의 경우, 비용 지불 부담과 같은 의료 접근성 차이가 요인일 수 있지만 외래 방문의 필요성에 대한 낮은 인식 수준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여진다.

입원 전에 외래 진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가 재방문 가능성이 높은 것은 진료 부담이 적고, 의료진-환자 간 치료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으로 판단됐다.

연구팀은 "외래 방문 가능성이 낮은 환자를 선별하고 적절하게 퇴원 계획을 수립하는 것은 우울증 환자의 자살과 재발 예방에 있어 중요한 과정이다. 40대 이상 환자, 남성, 의료급여 환자, 이전 외래 진료 경험이 없는 환자에 대해 집중적으로 외래 방문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찾아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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