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부터 DTx까지'…KDRA 포럼서 엿본 제약바이오 미래

"글로벌 기업 경쟁 위해 60억명 아시아·중동 국가 통합 필요"
SK바이오팜, 엑스코프리 사업개발 전략 제시…전체 계약 규모 1조6000억원
한미약품, 에페글레나타이드·Dtx 융합 의약품 개발…2027년 제품 발매 목표

정윤식 기자 (ysjung@medipana.com)2024-04-24 06:09

[메디파나뉴스 = 정윤식 기자] 제1회 제약바이오 사업개발 전략 포럼에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글로벌 진출부터 디지털 치료기기(DTx)에 이르는 업계 전문가들의 강연이 진행됐다.

23일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한국신약개발조합(KDRA)'이 주최하고 'KDRA 제약바이오 사업개발연구회(K-BD Group)'가 주관한 '제1회 제약·바이오 사업개발 전략 포럼'이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바이오 분야가 디지털 전환기에 접어든 시점에서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성공사례와 글로벌 진출을 위한 기술사업화 모델 등의 공유를 목적으로 한다.

포럼의 첫 번째 세션인 '바이오헬스기업의 글로벌 기술사업화 전략 및 성공사례'에서는 이병건 지아이이노베이션 회장<사진>이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의 글로벌 진출 전략', 신해인 SK바이오팜 부사장이 '뇌전증 치료제 Xcopri 글로벌 진출'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먼저 이병건 지아이이노베이션 회장은 "지금은 미국과 유럽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이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60억명에 달하는 아시아·중동 국가들을 통합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 회장에 따르면 포스트 반도체로 제약바이오를 삼기 위해 위해서는 산업 전체를 키워야 한다. 항노화의 경우 20년 안에 괄목할 성과를 낼 가능성이 있으며, 이에 정부의 노력과 제약바이오 분야로의 인력 유입 등이 필요하다는 것.

이 회장은 국내 바이오벤처 성장 전략에 자금, 역량, 전략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국내 바이오 업계에서 벤치마킹하는 보스턴 클러스터 역시 미국 내에서 특별한 사례라고 일축했다. 그러므로 지방에 바이오 클러스터를 건립하기보다는 지역 특색에 맞춘 산업을 키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결론적으로 이 회장은 향후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에 ▲아시아 시장 진출 ▲차별화된 분야의 집중 투자 ▲국내외 기업들과의 파트너링, M&A 환경 조성 ▲과감한 규제 혁신 ▲새로운 방식의 기술 수출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신해인 SK바이오팜 부사장<사진>은 자사가 '엑스코프리(Xcopri)'를 개발한 사유로 2018년까지 13개에 달하는 뇌전증 신약이 개발됐음에도 발작 증상을 일으키는 환자가 전체의 36%에 달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신 부사장에 따르면 엑스코프리는 12주의 임상 중 완전 발작 소실 비율이 20%를 넘어섰으며, 해당 결과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가파른 판매 상승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SK바이오팜은 미국 자회사인 SK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미국 시장 진출했으며, 나머지 지역 확장을 위해 8개 기업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맺었다.

신 부사장은 엑스코프리 사업개발 과정에서 ▲자산(Asset)을 이전하고 대가로 이에 대한 지분 및 주도권을 가지는 형태의 '기업 설립 전략' ▲파트너사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관계를 이어가는 '장기 파트너십' ▲파트너사와 개발사가 협력하는 '공동 개발형' ▲파트너사가 개발을 담당하고 개발사는 원료의약품(API)와 완제의약품(DP)를 제공하는 '라이선스 아웃 및 공급' ▲개발·제조·상업화 권리를 이전하는 '단순 라이선스 아웃' 전략이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1월 SK바이오팜은 동아에스티와 엑스코프리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했으며, 한국과 호주, 터키, 러시아를 포함한 글로벌 30개국의 권리를 허가했다. 해당 배경으로 신 부사장은 동아에스티의 생산능력을 통한 낮은 단가와 이를 통한 판로 개척을 들었다.

신해인 부사장은 "지금까지 엑스코프리의 마일스톤을 등으로 유입된 금액은 6000억원이며, 전체 계약 규모는 1조6000억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또한 효율적인 파트너십 노하우를 묻는 청중의 질문에 "성실한 준비와 진실성을 가지고, 파트너와 끊임없이 소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다음으로 이번 행사의 두 번째 세션 '디지털 전환기 바이오헬스 연구개발 생산성 제고 및 혁신영역 확대'에서는 김나영 한미약품 전무이사<사진>가 '디지털 전환기에 따른 디지털헬스케어 추진 전략과 비전'을 강연했다.

김나영 전무이사는 4차 산업혁명에 따라 전통적인 헬스케어가 디지털로 변화됐다고 전했다. 세부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거치며 ▲수동적 치료에서 주체적 치료 ▲대면 케어에서 비대면 케어 ▲치료 중심에서 예방 중심 ▲집단 위주에서 개인 위주 건강관리로의 변동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전무이사에 따르면 글로벌 헬스케어 산업 규모는 2020년 기준 182조원에서 오는 2027년 61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반면 정부에서 지원하는 미국, 유럽과 달리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매출은 2021년 기준 1조8227억원으로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다.

또한 국내 디지털 치료기기 임상 승인 현황으로 김 전무이사는 지난해 진단 보조·예측 기기 31건, 치료 완화 기기로 17건, 수술 보조 소프트웨어 1건으로, 지난 2018년 6개에서 2021년 26개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인 성장세에 있다고 전했다.

김 전무이사는 현재 다양한 디지털 치료기기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서 활성화되지 못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로 건강보험등재 절차상 디지털 치료기기는 혁신의료기술로 고시가 된 이후에도 임시 등재가 필요하며, 신의술 기술 평가까지 받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중복 임상을 해야 하기에 시간 소요가 크다는 것.

문제의 해결을 위해 김 전무이사는 "디지털 치료기기가 보유한 특성을 고려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전무이사는 한미약품이 디지털 헬스케어로 진출하려는 사유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를 들었다.

또한 목적 달성을 위해 자사가 ▲한미그룹 디지털헬스케어 사업추진 TF 발족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디지털팜' 합작 법인 투자 ▲'데이터사이언스팀'의 선제적 구축과 국가 통합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사업 ▲신약 AI/ML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협업 연구 및 자체 역량 구축 ▲디지털융합의약품 개발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김 전무이사에 따르면 한국인 맞춤형 GLP-1으로 개발 중인 '에페글레나타이드(Efpeglenatide)'와 디지털 치료기기를 융합한 의약품 개발을 검토하고 있으며, 오는 2027년 해당 제품을 발매하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그 내용으로 1단계에서 기존 디지털 의료기기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한 경험 습득, 2단계에서 공동개발을 통한 기술 노하우 습득, 3단계에서 디지털융합의약품 개발을 통한 자체 라인업 구축, 비대면 진료 및 임상의사결정지원시스템(Clinical decision support system, CDSS) 사업 전략 수립이 있다.

김나영 전무이사는 "한미약품은 글로벌 헬스케어 선도 제약사로 도약하고자, 복합제 신약에 이어 디지털 융합의약품에 진출하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와 병원, 개발사, 제약사의 적극적인 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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