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신약 개발은 공짜가 아니다

김창원 기자 (kimcw@medipana.com)2023-07-27 06:00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온통 '글로벌 신약 개발'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제한된 규모의 국내 시장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의 매출을 일궈내보자는 것이다.

이에 일선 기업들은 규모에 따라 원천기술을 개발해 규모가 더 큰 기업에 이전하기도 하고, 이를 개발해 직접 상업화에 나서기도 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도전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신약'은 기술력만으로 개발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상업화를 위해서는 여러 차례 임상시험을 거쳐야 하고, 임상시험을 한 번 진행할 때마다 적지 않은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야만 한다.

특히 글로벌 임상3상 시험의 경우 일반적으로 1000억 원 이상의 자금이 소요되기 때문에 규모가 작은 기업은 이를 직접 수행할 엄두조차 내기 어렵다.

결국 '글로벌 신약 개발'은 '기술력'과 함께 '자본'의 문제로 귀결되는 셈이다.

문제는 신약 개발에 소요되는 자금을 충당할 만한 수익을 내야 하지만, 국내 환경은 갈수록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제약기업들의 경우 여전히 수익의 대부분을 제네릭 의약품에서 일궈내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제네릭 의약품의 약가를 깎는 데에만 집중하고 있고, 이에 제약사들은 갈수록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정부의 입장도 충분히 타당한 부분이 있다. 한정된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더 많은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건강보험 재정을 절감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정 절감을 위한 노력이 지나친 나머지 갈수록 제네릭 약가를 쥐어 짜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고, 이에 업계에서는 불만이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기업들의 경우 제네릭 약가 변동에 따른 영향이 클 수밖에 없어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나름대로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는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대로 가다가는 대형 제약사만 살아남고 중소 규모의 제약사는 모두 문을 닫게 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그간의 정부 정책을 돌아보면 신약 개발에만 치중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신약을 개발하기 어려운 제약사들은 소외된 분위기가 있어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은 분명 우리나라 제약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이 없다면, 그래서 제네릭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게 된다면 건보제정에는 되레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 나아가 의약품 부족 현상까지 뒤따를 수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분명 글로벌 신약 개발은 우리나라 제약산업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다른 한 편으로는 국민 보건 향상을 위해 제네릭 품목의 원활한 공급 역시 외면할 수 없다.


신약 개발을 위한 재원 마련이라는 관점에서도, 의약품의 원활한 공급이라는 관점에서도 제네릭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필요하다. 이를 실현시킬 수 있는 정책을 위해 고민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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