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위험 높인다는 '구강노쇠' 늘어나…적극적 예방 필요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4-03-19 14:18

오는 3월 24일은 잇몸의 날이다. 최근 치과를 찾는 환자 중 구강 노쇠(Oral Frailty)가 증가하고 있어 적극적 대비가 필요하다.

노쇠(frailty)는 일반적인 노화와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나이듦에 따라 전신적 기능이 저하되면서 생리적 예비능력이 감소하며, 낙상, 장애, 질병 발생, 입원, 사망률 등의 부정적 건강 결과(adverse health outcome)의 위험이 증가되는 상태를 말한다. 노쇠하면 삶의 질이 저하되고 사망할 위험이 커진다는 말이다. 

질병이 많은 경우 노쇠한 경우가 많지만 질병이 없더라도 노쇠를 나타내는 경우가 32% 정도다. Fried의 노쇠 진단 기준에 따르면 의도하지 않은 체중감소, 자가 보고한 탈진, 근력 약화, 보행 속도 감소, 신체활동 감소의 5가지 중 3가지 이상 해당될 때 노쇠라고 진단한다. 1, 2개에 해당하면 전노쇠(pre-frailty), 하나도 해당하지 않는 경우를 건강이라고 정의한다. 

구강 노쇠는 구강악안면 영역의 기능저하를 말한다. 씹을 수 없는 음식 수가 증가하고, 식사 중 목메거나 흘림, 어눌한 발음 같은 증상을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구강의 기능이라 하면 씹는 것(저작)만 떠올린다. 하지만 구강은 음식물을 씹어서 삼키는 영양 공급의 시작점이며, 발음을 통해 의사소통을 담당하고, 얼굴에서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해 사회성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공기가 흡입, 배출되는 통로의 일부를 차지해 호흡과도 연관돼 있다. 

특히 구강의 기능 중 저작과 삼킴은 구강 본연의 핵심적 기능으로 영양 공급의 측면에서 전신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구강 노쇠로 잘 씹고 삼킬 수 없다면 영양 저하 또는 영양 불량이 나타나기 쉽고, 이는 근감소증과 노쇠를 거쳐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되는 위험이 증가한다. 즉, 구강 노쇠는 방치하면 노쇠를 거쳐 사망할 위험이 높아진다는 말이다.

실제로 일본의 한 연구에 따르면 약 4년간 노인을 관찰했을 때, 구강 노쇠가 있을 경우 노쇠, 근감소증, 장애, 사망률이 모두 2배 이상 높았고 누적 생존율에서도 차이를 나타냈다. 이 외에도 구강 노쇠가 앞서 언급한 구강 노쇠 이후의 각 단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많은 연구들이 뒷받침하고 있다. 

구강 노쇠는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장 손쉽게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정확한 칫솔질을 통한 '구강위생 관리'와 '정기적 잇몸 검진 및 관리'다. 이를 통해 치아를 건강하게 유지해 잘 씹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확한 칫솔질은 입 안에 노출된 모든 치아면을 닦는 것으로, 닿기 힘든 부위는 치간칫솔, 치실 등을 활용해 최대한 닦는 것이 중요하다.

강경리 강동경희대병원 치주과 교수는 "씹기가 어렵거나, 음식을 잘 흘리거나, 말이 어눌하거나 입 안이 건조하다고 느끼면 즉시 이에 대한 적극적 치료와 운동을 시작해 구강 노쇠의 진행을 예방해야 한다"며 "구강 건강을 위한 이런 노력은 노쇠가 아닌 건강한 노화를 위한 시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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