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의사 지역공공의료 활용, 미활동 의사까지 확대 필요

지방의료원 "물 한방울 아쉬운 인력 가뭄…기대감 크다"
의협 "미활동의사 6784명…사업 범위 확대해야"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3-07-13 12:47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은퇴 의사를 활용한 공공의료기관 매칭 사업을 지역·필수의료 현실적 대안으로 제시했다.

의협은 사업 실효성 제고를 위해 시니어 의사에 더해 미활동 의사까지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지방의료원에서는 한 명의 의료인력이 아쉬운 상황에서 이번 사업에 기대감을 나타내며 힘을 실었다.

의협은 13일 지역필수의료 살리기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의협은 지난달 14일부터 26일까지 의사 회원 201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시니어 의사 지역공공의료기관 매칭사업 기대감을 나타냈다.

조사에 따르면 은퇴 후에도 진료를 계속 하고 싶다는 응답이 78.8%로 나타났고, 의료취약지 근무 의향이 있다는 답변도 63.1%를 차지했다.

희망 근무 지역은 수도권 선호도가 36.7%로 가장 높았고, 영남권 26.8%, 강원권 10.8%, 호남권 9.7%, 충청권 9.2%, 제주 6.8% 등 순서로 나타났다.

다만 수도권 선호도는 지난 2020년 전국의사조사 결과 55.9%에 비해 크게 감소한 편이며, 강원지역 선호도는 2020년 4.4%에서 10.8%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55.2%는 은퇴 후 근무를 위한 거주지 변경 의향을 표했고, 77%는 공공보건의료기관 취업 기회가 주어진다면 하겠다고 답했다. 오히려 은퇴 후 민간의료기관 취업 기회가 주어진다면 취업하겠다는 답변은 67.9%로 더 낮았다.

희망하는 근무일은 주3일이 44.7%로 가장 높았고, 주 4일은 28.6%, 주5일은 14.5% 순으로 나타났다. 일평균 근무시간에 대해서는 4~5시간이 28.1%, 5~6시간이 26.6%, 7~8시간 19.7% 등 순이었다.

희망하는 월 보수는 700만 원 이상이 38.1%, 500만 원이 34.2%로 가장 높았다.

의협과 국립중앙의료원이 추진 중인 이번 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 편이었다. 40.6%는 긍정적이라고 답했고 29.3%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이번 사업을 통해 의사 증원 없이도 일차의료나 공공의료 강화가 가능한지에 대해서도 57.9%는 가능할 것으로 답했다.

실제 지방의료원에서는 이번 사업에 기대감을 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영완 서산의료원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어느 정도 인력이 확충되면 진료나 근무 여건도 향상되고, 더 많은 의료인력이 유입되는 선순환 구조가 확립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 의료원장은 "지방 의료원은 가뭄을 겪고 있는데, 댐 건설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 물 한방울이 아쉬운 상황"이라며 "어려운 현실을 빠르게 타개할 수 있는 좋은 정책이라고 생각된다. 잘 추진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의협은 사업 효과 확대를 위해 시니어 의사에 한정할 것이 아니라 미활동 의사로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의협에 따르면 전체 미활동 의사 1만188명 가운데 31세부터 75세까지 활동 가능한 의사가 6784명을 차지한다. 31세부터 5년 단위 연령대별로 583명부터 969명까지 대체로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다.

이들 6784명 가운데 출산과 육아 등으로 현장을 떠났던 경우나 급성기 질병이나 스트레스로 인해 휴직했던 경우 등 돌아올 수 있는 의사에게 공공의료기관이 적절한 근무 여건과 형태를 제공한다면 복귀 가능한 의사가 많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필수 의협회장은 "오랫동안 진료 현장을 떠난 경우에도 의협이 재교육 시스템을 구축해서라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며 "제대로 효과를 내려면 시니어 의사에서 미활동 의사로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 주장대로 의대 정원을 2025년부터 늘려도 여자는 2036년, 남자는 2039년이 돼야 의사로 배출된다. 15년간 지역의료와 필수의료는 누가 담당하나"라며 "이번 사업은 가장 빠르고 현실적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의지를 갖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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