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킴리아' 이후 물꼬 트인 '초고가 약' 급여‥'성과 기반'에 초점

'졸겐스마', 약평위 통과‥요양급여 사전 승인, 성과 기반 위험분담 및 총액제한 적용
'유전성 망막 질환' 치료제 '럭스터나'도 급여 준비 중‥유전자·세포 치료제 사용 확대 기대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2-05-13 12:07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한국노바티스의 척수성 근위축증(SMA) 치료제 '졸겐스마(오나셈노진아베파르보벡)'가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통과했다.

지난해 5월 '허가-급여 연계 제도'를 통해 신청을 했으니, 급여로 한 발자국 내딛은 것은 약 1년만이다.

졸겐스마는 20억이 넘는 초고가 비용 때문에 급여 과정이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 예상됐다.

그런데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던 초고가 약의 급여는 4월 1일, 한국노바티스의 CAR-T 치료제 '킴리아(티사젠렉류셀)'가 보험 등재되면서 갈피가 잡히게 됐다.

킴리아는 높은 치료 효과를 내는 원샷(one-shot) 치료제이면서 장기 생존할 수 있는 환자 개인 맞춤형 치료제다. 이 때문에 대량 생산이 불가능해 수억에서 수십억 원에 이르는 비용이 요구된다. 킴리아의 1회 비급여 투약 비용은 4억 6,000만원이다.

킴리아는 ▲성인 재발 또는 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Diffuse Large B-Cell Lymphoma)과 ▲만 25세 이하의 소아 및 젊은 성인 재발 또는 불응성 B세포 급성 림프모구성 백혈병(B-ALL, B-cell Acute Lymphoblastic Leukemia) 환자 치료에 사용된다.

킴리아의 급여는 약제 청구 금액의 일정 비율을 제약사가 공단에 환급하는 '환급형 위험분담'과, 예상 청구액 총액을 넘어서는 초과분의 전액을 제약사가 공단에 환급하는 '총액제한형 위험분담(연간 709억원)' 방식으로 결정됐다.

반면 비용 대비 효과에 대한 의견이 엇갈린 DLBCL에 대해서는 '성과 기반 지불 유형의 위험분담제'까지 추가로 조건이 붙었다. 환자의 치료 성과 달성 여부에 따라 제약사가 일정 비율을 공단에 환급하는 방식은 국내에서 킴리아가 처음이다. 성과 평가는 질병의 진행 여부(PFS, 무진행생존기간)를 투여 후 6개월, 12개월 시점으로 세분화해, 차등 환급률을 설정한다.

이미 해외에서는 초고가 의약품에 대해 '실제 나타난 효과에 기반한 지불 제도(Value-based contract; Risk-sharing agreement; Outcomes-based contract)'가 시행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단기 효과(치료 30~90일 후의 개선 효과)와 장기 효과 유지 여부(치료 후 30개월간)로 분류된다.

킴리아 급여는 국내에 도입된, 그리고 향후 도입될 세포 유전자 치료제에 좋은 본보기가 됐다.

덕분에 이번 약평위 심의 결과, 졸겐스마는 역시 요양급여 사전승인, 환자단위 성과기반 위험분담 및 총액제한 적용을 조건으로 결론났다.

졸겐스마는 SMN1 유전자에 이중대립형질 돌연변이가 있는 척수성 근위축증(SMA) 환자 치료에 급여가 적용될 예정이다. 졸겐스마는 비용 측면에서 평생 치료해야 하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예측이 가능하며, 1회 투여이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비용 효과적이다.

이제 한국노바티스는 2개월 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 적용 가격을 협상해야 한다. 협상 이후 1개월 내에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결 등의 절차를 거쳐 약가가 고시된다.

졸겐스마까지 약평위를 통과하면서, 동시에 '럭스터나(보레티진 네파보벡)'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노바티스는 지난해 9월 럭스터나에 대한 급여 신청을 완료했다.

럭스터나는 이중대립유전자성(biallelic) RPE65 돌연변이에 의한 '유전성 망막 질환(Inherited Retinal Dystrophy, IRD)' 치료제다. RPE65 돌연변이로 인해 시력을 손실했으며, 충분한 생존 망막 세포를 가지고 있는 성인 및 소아의 치료에 사용된다.

RPE65 유전자 변이로 발생하는 대표 유전성 망막 질환으로는 '망막색소변성증(Retinitis Pigmentosa, RP)'과 '레베르 선천성 흑암시(Leber Congenital Amaurosis, LCA)' 등이 있다.

럭스터나는 유전성 망막 질환의 근본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처음이자 유일한 치료 옵션이다. 단 한 번의 투여로 유전성 망막 질환 환자의 시기능을 개선시켰다.

한편, 유전자·세포 치료제가 점차 늘어남에 따라 국내에는 초고가 신약을 아우를 수 있는 새로운 급여 제도 도입이 전망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치료제 가격을 나눠 지불하는 '분할 상환 지급 모델(Amortized payment model)'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는 해외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모델이다.

실제로 세포 치료제나 유전자 치료제는 대부분 1회 치료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다. 한 번에 모든 금액을 내라고 한다면 환자가 경제적으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비용이다. 만약 비용을 분할해 지불하게 된다면, 경제적 부담은 줄어들고 환자의 치료 접근성은 올라갈 수 있다.

이와 더불어 환자단체는 '선등재 후평가'를 꾸준히 제안하고 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생명과 직결된 신약은 환자의 생사를 가르는 중요한 수단이므로, '생명과 직결된 신약 건강보험 신속등재 제도'를 주장했다.

환연은 "우리나라에는 '생명과 직결된 신약'에 대해 건강보험 재정을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제도가 없다. 헌법상 보장된 '생명과 직결된 신약'의 접근권 보장을 위해 제도 도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