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이익보다 환자' 대한투석협회의 ESG 경영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2-09-26 06:03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대한투석협회에서 제시한 새로운 아젠다가 눈길을 끌고 있다.

협회 이익보다 환자와 의료체계를 앞에 세웠기 때문.

투석협회 김성남 이사장은 협회 초기부터 역할과 위상 제고를 위해 헌신한 1세대 이사진에 이어 2세대 이사진이 협회 중심이 된 만큼 '제2의 도약'을 위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크게 두 가지로, 먼저 투석 환자가 최선의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힘쓴다.

현행 적정성 평가를 잘 유지하고 개선해 나가면서 대한신장학회 차원 인공신장실 인증평가제를 제도화 해 투석실 운영 진입장벽을 높이는 등 투석 질 관리를 위한 노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다음으로는 말기신부전 환자 발생 자체를 줄이는 방안을 모색한다.

말기신부전 원인 질환 40~45%가 당뇨인데, 우리나라는 국민 55%가 당뇨나 고혈압을 갖고 있어 말기신부전 환자도 다른 나라보다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투석협회는 말기신부전 전 단계 환자를 잘 관리해서 말기신부전 발생 빈도수를 낮춘 해외 사례에 주목했다.

내분비내과, 순환기내과, 신장내과 등 당뇨·고혈압과 관련된 특정과 전문의가 국민 55%에 해당하는 환자를 세세히 모니터링하는 것은 어렵다.

따라서 콩팥 기능이 떨어지는 상황이 포착되거나 의심된다면 담당과와 공조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 말기신부전 환자를 줄여 나간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의 관리 지침을 고도화해 배포하고, 추가적인 문의에 대해서는 도움을 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 말기 신부전 환자 발생률을 낮추도록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투석협회는 말기신부전 환자가 줄어든다면 궁극적으로는 의료체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석은 우리나라 전체 의료비 지출 가운데 3%가량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한 가지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투석협회는 인공신장실을 운영하고 있는 의사가 모인 단체이기 때문에 말기신부전 환자를 줄인다는 것은 인공신장실을 찾는 환자가 줄어든다는 것과 같다.

투석 환자 치료가 병원 운영과 연결되는 투석협회에서 이 같은 구상이 나왔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투석협회가 환자와 국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종의 ESG 경영인 셈이다.

김 이사장은 회원과도 지회 모임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한 상태며, 이날 발표를 기점으로 이 같은 투석협회 운영 방향성을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집단 이익보다 환자와 의료체계를 우선순위에 둔 투석협회 2세대 이사진 '제2의 도약'이 성공적 행보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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