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휴학을 신청한 의대생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유급이 확정될 경우 이미 낸 등록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된다. 이에 의대생들이 정부 및 대학을 상대로 등록금 반환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주목된다.
일선 변호사들은 이에 대해 엇갈린 의견을 내놨다. 유급이 확정될 경우 소송의 승소를 장담할 수 있다는 측과 유급 자체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18일 국회 교육위원회 김영호 위원장이 서울대를 제외한 전국 9개 국립대 의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취합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휴학을 신청한 의대생 약 4200명이 납부한 등록금 총액은 147억5700만원이었다. 만약, 유급이 발생한다면, 국립대 의대뿐만 아니라 전국의 민간 의대생들도 납부한 등록금은 돌려받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에 대해 A법무법인 변호사는 메디파나뉴스와의 통화에서 "만약, 소송을 해야 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학교에서 유급 처리를 했을 때다. 하지만 지금 각 대학에서 유급 처분을 웬만하면 하지 않으려고 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정부 의도는 복귀·진급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 같지만, 어쨌든 휴학이든 유급이든 가급적 안 하는 쪽으로 유도를 하고 있다. 결국, 학생도, 대학도, 정부도 유급은 원치 않는 상황이다, 누구도 유급을 원치 않는데 유급이 발생할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럼에도 수업을 듣지 못한 시간이 1년 가까이 되면서 유급 아니면 휴학 두 가지 중에 하나는 선택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서울대의대 학장 승인으로, 이미 휴학승인을 한 상태다. 나머지 대학들도 유급이 되면, 학생들이 등록금에 대한 불이익을 입게 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고, 정부 역시 학생들을 집단 유급시켜 등록금을 날리게 할 경우 국민적 여론에 대한 리스크를 안게 된다. 때문에 휴학으로 정리하는 방향으로 마무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소송까지는 가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반면, 의대생과 전공의들의 소송을 전담하고 있는 법무법인 찬종의 이병철 변호사는 의대생들의 유급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대학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할 경우 99% 이상 승소를 자신했다. 다만, 각 대학별로 소송을 진행하는 것보다 잃어버린 1년의 시간을 보상하도록 의대생, 전공의들이 정부를 상대로 9조원의 소송을 취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이병철 변호사는 "교육부가 휴학을 인정하지 않으면, 유급 내지는 재적으로 갈 것이다. 일단, 유급이 되면 등록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반환 청구 소송을 하면 된다. 여기서 핵심은 학생들이 제출한 휴학계의 유효여부다. 그런데 서울대의대가 학장 승인으로 휴학을 승인해서 등록금이 살아있다"며 서울의대가 휴학계를 유효하다고 판단함을 시사했다.
또 "휴학계가 유효하다면 등록금이 살아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소송을 했을 경우, 대학으로부터 등록금을 돌려받는 것이 아니라 복학할 때 이미 낸 등록금으로 대체하는 방향으로 법원에서 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병철 변호사는 "정부는 총장이 승인 안 해주면 휴학 못하고, 질병, 군대, 여학생은 출산, 임신 등의 사유가 아닌 동맹 휴학은 휴학사유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학칙보다도 더 위에 고등교육 법률보다 더 위에 있는 법이 헌법이다. 헌법 제10조에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 추구권’이 명시돼 있다. 행복 추구권, 그다음에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한다고 돼 있다. 소송을 한다면, 99.9% 승소한다. 왜냐하면 상식적으로 학생이 휴학하고 쉬겠다면 휴학할수 있다. 그것은 학생 자유"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각 대학을 상대로 하면 소송이 너무 많다. 또 학장이나 총장은 학생들 휴학을 승인해주고 싶지만 정부가 명령을 해서 결국은 못 해주고 있는 상황인 만큼, 정부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 행위 때문에 학생들이 등록금만큼의 손해를 입었다면 이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하는 것이 낫다. 그래서 의대생들과 전공의들에게 제안했다"고 했다.
이병철 변호사는 "전체 의대생 1만8000명이 같은 법원에서 정부 상대로 하나의 사건으로 하면 된다. 전공의들도 정부 정책으로 인해 약 1년간 의사 인생을 낭비했다. 그러니까 전 인생을 놓고 보면은 의사로서 일할 수 있는 1년이 지금 줄어들었다고 봐야 한다. 내년까지 가면 또 2년이 줄어들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1년은 날아간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의사가 일생 평균 벌어들이는 소득을 국세청 통계로 보면, 1년 평균 약 3억원 정도다. 의사 1인당 1년 소득, 3억원이 날아간 것이라고 볼 수 있는 만큼 전공의 1만2000명, 의대생 1만8000이 합치면 3만명이다. 즉 전 세계가 깜짝 놀라도록 9조원짜리 소송을 한 번에 진행할 수도 있다. 유급이 확실해지면, 의대생들과 전공의들의 의견을 수렴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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