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대선 후보들의 선거운동이 본격화된 가운데 이재명, 김문수, 이준석 후보가 3강 구도를 이루며 보건의료정책 비전을 내세워 의료계 지지 확보에 나섰다. 젊은 의사층은 의료계 친화적 공약을 제시한 이준석 후보에게 기대를 보이지만 민주당 지지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일각에선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의정갈등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갈 가능성을 제기하며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대응이 향후 의료사태 방향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2일 대선 후보 선거운동 첫날을 맞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10대 공약을 통해 보건·의료 분야 정책포부를 밝혔다.
기호 1번 이재명 후보는 지역·필수·공공 의료 강화와 의료대란 해소, 고령사회 대응을 골자로 한 보건의료 공약을 발표하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지역의사 양성, 응급의료체계 정비, 국민참여형 의료개혁 추진 등을 통해 의료 공공성을 높이고,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과 고령자 돌봄체계 강화를 약속했다.
기호 2번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무너진 의료안전망을 복구하고 지역 격차 없는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의료 개혁의 전면 재검토와 미래의료위원회 신설 등을 중심으로 한 보건의료 공약을 발표했다.
김 후보는 6개월 내 의료시스템을 재건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히며, 도서·산간 지역 어르신 대상 방문 진료 확대와 의료 인프라 확충을 통해 국민 누구나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기호 4번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보건의료 분야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에서 보건부를 분리해 별도로 신설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이는 최근 대한의사협회가 대선 후보들에게 전달한 첫 번째 정책 제안에 포함된 내용으로, 의료계의 전문적 요구를 반영한 공약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는 현 의료정책에 대한 강한 비판과 전문성 강화를 요구해왔다. 일례로 지난 2월 개인 SNS를 통해 "의대 정원을 갑자기 수천 명 늘린다고 중증·응급·소아·분만 등 필수 분야 의료인력이 채워지는 것이 아니다. 걸핏하면 의사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묻고 멱살을 잡는 나라에서 어느 누가 위험은 높고 보상은 작은 분야에 선뜻 지원하려 하겠나"며 "위중한 환자를 살려보겠다고 달려들면 나중에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은 국가에 의료의 미래는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준석 후보의 이 같은 의료계 친화적 행보는 젊은 의사층 지지의 주된 이유지만 당선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도 존재해 실리를 고려한 민주당 지지 움직임이 더해지며 젊은 의사층 내부표심이 양분되는 분위기도 포착된다.
이날 사직전공의 A씨는 메디파나뉴스와의 통화에서 "지지하는 후보는 이준석 후보다. 이 후보에게 힘을 실어 주고 싶은 젊은 의사가 절대적으로 많다. 이준석 후보는 합리적 보수주의자라는 관점과 이주영 의원이 보여준 개혁신당 자체의 의료계 친화적인 모습이 젊은 의사층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준석 후보의 당선 가능성에 대해서는 낮다고 보고 있어 실리를 추구하기 위해 민주당을 지지하겠다는 의견도 있어 표심이 양분되는 분위기"라며 "이재명 후보는 공약 그 자체로도 의료계에서 걱정할만한 부분이 많다. 하지만 의정 갈등과 각 전문 직역들과 정책협약식을 맺는 등의 구체적인 활동을 계속 하고 있다. 실제로 민주당과 협상을 통해 양보할 것에 대한 우선순위 등에 대한 논의도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반면, 일부 강경파는 새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윤 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다시 한 번 전열을 재정비해 투쟁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고 언급했다.
대선 후보 중 누가 되더라도 의정갈등을 종료하기 위한 타협점을 제시하겠지만 의대생과 전공의들의 요구가 과도하게 이어질 경우 국민 여론을 의식한 강경한 대응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구체적인 협상안을 제시해 현실적인 결실을 이끌어야 한다는 시각이다.
B의대 교수는 "민주당이 승기를 잡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어느 후보가 당선 되더라도 새로운 정부는 의료사태를 정리할 필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정부나 의료계가 서로 합의할 수 있는 현실적인 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키는 전공의나 의대생들이 갖고 있다고 본다. 다만, 전공의나 의대생이 정부가 제시하는 안에 대해 얼마나 신뢰를 가지고 수긍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봤다.
이어 "만약 이런 부분에서 전공의, 의대생을 비롯한 의료계가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국민 여론을 의식해 정부에서 상당히 매섭게 의료계를 공격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진료지원간호사의 역할범위를 의사 대체 인력으로서 훨씬 더 폭넓게 가져갈 수 있도록 하거나 교육체계를 바꾼다든지 의사직역의 독점적 권한에 대한 부분을 공격한다면 의료계에 타격이 심할 수 있다"며 "시간을 끈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므로 이제는 실질적 합의점을 생각해야 할 때"라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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