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회복 소비쿠폰'에 개원가도 '활기'‥진료 문턱 낮아져

정형외과부터 피부과·산부인과까지…진료과 불문 홍보전 확산
과열된 미용 마케팅 우려 속 '진료 계기' 긍정 평가도
"진료 미뤘던 분들에겐 기회"…개원가 기대감도 커져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5-07-24 05:56

개원가에서 홍보하는 민생회복 소비 지원금 내용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정부가 지급하는 13조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개원가가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대출·인력난 등으로 침체돼 있던 1차 의료기관들이 '소비쿠폰 사용 가능합니다'라는 문구를 내세워 진료 유도에 나선 것이다.

최근 기자가 직접 받은 한 정형외과 의원의 문자에는 "진료·주사·도수·충격파·수액 등 모든 치료에 소비쿠폰 사용이 가능하다"는 안내가 담겨 있었다. 입구에 세워진 입간판, 블로그, 문자 메시지까지 활용해 홍보에 나선 의원들도 적지 않다. 진료과를 불문하고 많은 의원들이 이 기회를 침체된 내원 환자 수를 끌어올릴 전환점으로 삼으려는 분위기다.

정부 정책에 따라 연 매출 30억원 이하의 의원급 의료기관은 지역사랑상품권, 카드 포인트 형태로 지급되는 민생소비쿠폰의 사용처가 된다. 이에 따라 병의원들도 소비쿠폰 사용 안내 포스터를 자체 제작하거나, 단체 배포물을 활용해 '우리 병원은 가능합니다'라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 관심이 특히 높은 피부과 미용 시술의 경우, 쿠폰 사용에 대한 혼선도 적지 않다.

잡티, 기미, 여드름 치료 등 의사 진단 하의 피부질환 치료는 소비쿠폰 사용이 가능하다. 보톡스, 필러, 리프팅 등 외모 개선 목적의 시술도 연 매출 요건을 충족하는 의원에서는 결제가 가능하다.

일부 의원은 소비쿠폰과 함께 결제 시 추가 할인을 해주는 등 공격적 마케팅에 나서기도 했다. 개업 초기이거나 연 매출 30억원 이하인 의원에서는 시스템상 결제가 가능한 점을 활용해 할인 혜택을 더해 홍보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민생소비쿠폰은 '소상공인 매출 회복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취지로 도입된 정책이다. 따라서 일부 의원이 쿠폰을 미용 시술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은 제도 본래의 목적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민생소비쿠폰이 진료를 미뤄온 환자들의 병원 방문을 유도하며 의료 접근성을 높이는 긍정적 효과를 낳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의료계 역시 이번 정책이 단순 소비 촉진을 넘어, 환자 접근성 회복이라는 정책 본연의 취지로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강서구 B 산부인과 개원의는 "산부인과는 진료 자체가 민감하다 보니 더 많이 고민하고 망설이게 되는 분들이 많다"며 "건강을 위한 '나를 위한 소비'로 이번 소비지원금이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건강검진센터를 함께 운영하는 C의원 관계자도 "평소 검진을 미뤘던 분들이 이번 기회에 병원을 찾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생계 불안정 상황에서 진료비나 검진비처럼 금액이 큰 항목에 쿠폰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실질적인 생활 회복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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