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즙정체성 희귀 간 질환 치료제 '빌베이, 10월 건강보험 적용

간 이식 대신 경구용 치료 시대 개막
PFIC 환자 삶의 질 획기적 전환 기대

조해진 기자 (jhj@medipana.com)2025-09-25 18:10

사진=입센코리아
입센코리아(대표 양미선)는 자사의 담즙정체성 희귀 간 질환 PFIC(진행성 가족성 간내 담즙정체) 증상 치료제 '빌베이(오데빅시바트)'가 10월부터 건강보험에 등재된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PFIC 환자들이 간 이식 없이 경구용 치료제를 통해 질환을 관리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으로, 국내에서 희귀질환 치료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건강보험 적용은 정부와 학계, 환자단체, 그리고 입센코리아가 긴밀하게 협력해 극희귀질환인 PFIC 분야에서 새로운 치료제를 국내에 도입하기 위해 협력한 결실이기도 하다.

PFIC는 유전적 결함으로 인해 담즙이 간에서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고 축적되어 간 손상을 유발하는 희귀 질환으로, 대부분 영유아기에 발병하며 극심한 소양증(가려움증), 성장 지연, 간 기능 저하를 동반한다. 치료하지 않으면 궁극적으로는 간 이식이 유일한 대안이었으며,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심리적·경제적 고통을 안겨왔다. 국내 PFIC 환자는 수십명대로 추정되며 극희귀질환으로 분류된다.

국내 PFIC 전문가들은 일제히 '빌베이'의 건강보험 적용을 환영하는 입장이다. 

고홍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PFIC 환아는 밤낮 없이 가려움에 시달리며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질환으로, '빌베이'는 단순한 약제가 아니라 아이와 가족의 삶을 되찾아주는 치료 옵션으로서 의미가 크다"며 "간 이식 없이도 질환을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치료 패러다임의 전환이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고재성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또한 "PFIC 증상 치료제 빌베이는 PFIC 환자에서 담즙산 수치를 유의미하게 낮추고 소양증을 개선하는 효과를 입증한 치료제로, 특히 장기 복용 시 간 기능 보존 가능성까지 기대할 수 있어 환자 예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재학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회장은 "그동안 PFIC 환자와 가족들은 간 이식 외에는 선택지가 없는 막막한 상태였다"고 전하며 "이번 건강보험 적용으로 환자 사용 가능화는 단순한 치료제 도입을 넘어 극희귀질환 환자도 치료받을 권리가 있다는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빌베이의 건강보험 등재는 적극적인 신약 도입을 위한 정부의 제도 개선 노력의 결과이기도 하다. 2023년 신약의 허가 및 급여 등재 절차를 병행함으로써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마련된 보건복지부의 '허가-평가-병행 시범사업' 1호 약제로, 그동안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긴밀히 협력해왔다. 이는 극소수의 환자라도 적시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정책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양미선 입센코리아 대표는 "입센은 환자와 사회를 위한 연대와 집중(Focus on Patients and Society)이라는 고유의 철학을 바탕으로, PFIC 환자들의 삶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며 "빌베이의 국내 건강보험 급여 적용은 이러한 철학을 실현하는 데 있어 중요한 이정표"라고 밝혔다. 

이어 "희귀질환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시범 사업을 도입한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에 깊이 감사드리며, 입센은 앞으로도 치료 공백이 존재하는 희귀질환 분야에서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입센코리아는 PFIC 증상 치료제 '빌베이' 정식 출시를 계기로 국내 PFIC 환자 및 보호자 대상의 질환 인식 캠페인과 의료진 안내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며, 희귀질환 환자의 조기 진단과 치료 접근성 강화를 위한 정책 제안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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