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안암병원, 심정지 소생 후 혈압유지 가이드 근거 제시

소생 후 첫 6시간의 혈압유지가 뇌 기능 회복에 중요
병원 밖 심정지 소생 후에도 즉시 전문의료기관 찾아야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5-09-29 12:26

(왼쪽부터) 고대안암병원 응급의학과 김수진 교수, 이시진 교수
고대안암병원은 응급의학과 김수진 교수 연구팀(교신저자 김수진 교수, 1저자 이시진 교수)이 심정지 후 소생환자의 혈압유지의 최적 목표치를 확인하고 심정지 후 목표 혈압유지 가이드 수립의 근거를 제시했다고 29일 밝혔다.

심정지는 심장이 이완과 수축운동을 멈춰 체내 혈액이 순환하지 않게 된 상태를 말한다. 심폐소생술(CPR)과 자동제세동기(AED)등으로 병원 밖에서 맥이 돌아오거나, 의료기관 내에서 소생에 성공하면 일단 한 고비를 넘기게 되지만, 심정지가 발생한 것 자체가 전신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소생 후에도 세밀하고 종합적인 중환자 치료가 필요하다.

심정지 소생 후 치료에 대해 국제 학계에서는 평균 동맥압(MAP) 60~65mmHg 이상 유지할 것을 제안하지만 최적의 목표치에 대한 근거가 부족한 실정이었다.

이에 연구팀은 최근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으로 이송된 성인 비외상 심정지 후 24시간 생존 환자 291명의 데이터를 머신러닝을 활용해 분석했다. 초기 심전도 리듬, 심폐소생술 소요시간, 24시간 동안의 혈압, 치료중재, 동반질환, 심정지 원인, 연령과 성별 등 다양한 임상정보가 함께 고려됐다.

연구결과, 심정지 환자의 회복에는 소생 직후 처음 6시간의 혈압 유지가 특히 중요했으며, 평균 동맥압이 약 80mmHg일 때 뇌 기능 회복과의 긍정적인 관련성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평균 동맥압이 80mmHg보다 낮거나 높아도 예후에 불리했다.

이번 연구에서 평균 동맥압의 적정수치와 중점 유지 시간을 규명함에 따라, 기존의 국제 학계의 제안을 넘어 가이드가 확립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장 김수진 교수(응급의학과)는 "소생환자의 예후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가이드의 근거가 부족했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그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후속 연구를 통해 조금 더 명확한 근거를 다지고 가이드라인 확립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는 혈압 유지 외에도 초기 심전도에서 제세동 가능 리듬(shockable rhythm)이었던 경우와, 소생까지의 심폐소생술 지속시간이 짧을수록 좋은 예후와의 연관이 컸다는 점도 함께 확인됐다. 이외에도 목격 심정지와 현장 일반인 심폐소생술 시행, 심장성 원인에서의 조기 재관류 시행 등 여러 임상 요인도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수진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도 이미 알려진 바와같이 제세동 가능 리듬과 일반인 심폐소생술 제공은 주요요인으로 나타났으며, 심폐소생술과 제세동기 사용에 대한 대국민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재확인했다"며 "맥박이 돌아왔다고 치료가 끝난 것이 아니라, 즉각적인 병원 치료가 뇌기능회복에 중요하기 때문에, 병원 밖에서 소생에 성공했을때에도 전문 치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에서 후속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대안암병원은 의료인을 위한 심폐소생술 교육인 KALS(Korean Advanced Life Support) 과정과 BLS(Basic Life Support) 과정을 운영하고, 일반인 대상의 심폐소생술 교육을 기초부터 심화과정까지 폭넓게 진행하는 등 국민들의 심정지로 인한 사망과 후유증을 줄이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이번 연구 논문은 최근 국제학술지 'Journal of Intensive Car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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