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제약사 한국법인 CEO 선임 기조는 여전히 '한국인'

2년간 새로 부임한 다국적 제약사 CEO 13명 중 9명 한국인  
국내 현황 정통하다는 점에서 강점…관리자 능력 갖춘 인물도 많아져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3-12-07 06:08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다국적제약사 한국법인 수장으로 한국인 출신들을 선호하는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 

국내 사정에 정통한 인물들을 선임해 원활한 대외협력 관계를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2년간 한국법인 CEO를 새로 선임한 다국적제약사 13곳 중 한국인 출신 CEO를 선임한 곳은 모두 9곳이다. 

이들 9명은 2021년 12월 모더나코리아 초대 CEO로 선임된 손지영 대표를 비롯한 ▲베이진코리아 양지혜 대표 ▲한국BMS제약 이혜영 대표 ▲사노피 한국법인 컨슈머헬스케어 사업부 정경희 대표 ▲한국아스텔라스 김준일 사장 ▲한국다이이찌산쿄 김정태 사장 ▲한국MSD 김알버트 대표 ▲길리어드코리아 최재연 대표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전세환 대표(취임 날짜 순) 등이다. 

반면 같은 기간 새로 부임한 외국인 CEO는 한국릴리 크리스토퍼 제이 스톡스 대표를 비롯한 ▲노보노디스크제약 사샤 세미엔추크 대표 ▲비아트리스코리아 빌 슈스터 대표 ▲한국GSK 마우리찌오 보르가타 사장(취임 날짜 순) 등 4명이다. 
모더나코리아 손지영 대표와 베이진코리아 양지혜 대표.
특히 2021년과 2022년 한국에 첫 진출한 모더나와 베이진은 손지영 대표와 양지혜 대표를 각각 선임했다. 

손지영 대표는 한국화이자와 한국로슈, 로슈 본사 등 다국적 제약사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경력을 자랑한다. 모더나코리아 부임 전에는 씨에스엘베링(CSL Behring) 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으로서 한국법인 설립과 신제품 출시를 지휘했다. 

양지혜 대표는 한국법인 대표 중 첫 80년대생(1982년) 대표로 널리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그는 2006년 화이자에 입사해 항암 분야 마케팅을 리드했다. 2020년에는 노바티스 고형암 사업부를 리드하다 베이진코리아 첫 수장으로 임명됐다. 
한국아스텔라스 김준일 사장과 한국MSD 김알버트 대표.
또 한국아스텔라스와 한국MSD는 올해 3월과 8월 외국인 대표에서 한국인 출신인 김준일 사장, 김알버트 대표를 각각 선임했다. 

김준일 사장은 2000년 한국GSK에서 시작해 바이엘 독일 본사 마켓 엑세스(Market Access) 리드, 필리핀 대표, 한국의 마켓 엑세스(Market Access)와 영업·마케팅 총괄을 역임했다.

아스텔라스로 적을 옮기기 직전까지는 바이엘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의 마케팅을 총괄하는 전략 운용팀을 이끌며 영업·마케팅, 전략기획, 사업개발 등을 담당했다.

김알버트 대표는 25년 이상 글로벌 및 한국 제약 바이오 기업에 몸담은 인물로 한국메나리니 초대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지사 설립과 비즈니스 성장을 주도했다.

한국MSD 대표 선임 직전에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커머셜 전략팀 임원으로 글로벌 비즈니스 전략 및 운영을 담당하며, 주요 제품 포트폴리오의 미국 및 유럽국가 시장 출시와 성장을 이끌었다.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 최재연 대표와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전세환 대표.
비교적 최근 선임된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 최재연 대표와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전세환 대표도 오랜 기간 글로벌 제약업계에 몸담은 헬스케어 전문기다.

최재연 대표는 일라이 릴리와 MSD에서 20여년 이상 제약업계 경력을 쌓았으며, 미국, 중국, 대만 등 여러 지역에서 커머셜, 인사, 약가 및 정책 등 다양한 분야의 리더십 역할을 두루 거쳤다.

전세환 대표는 2015년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최고재무관리자(CFO)로 합류해 한국아스트라제네카 CVRM(심혈관·신장·대사 질환) 사업부 등을 총괄했다.

특히 그는 최근 3년간 아스트라제네카 인도네시아 대표이사로 재임하면서 현지 매출을 2배 이상 성장시켰다. 

업계에서는 한국인 출신 CEO 선임 기조에 대해 우선 '역량'을 꼽았다. 지사장급뿐만 아니라 지사 임원, 널리 아시아·태평양 지역 임원까지 뻗어나갈 수 있을 만큼 관련 경험, 커뮤니케이션 등 전반적인 능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인물들이 과거 보다 많이 출현했다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이 점점 올라오면서 마켓 엑세스나 임상, 조직관리, 영어 등 글로벌 차원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인물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국 문화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점도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 가령 정부와의 관계나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보험제도, 미디어와 관계, 의료현장에 대한 이해 등에 있어 외국인 CEO 보다는 이해의 폭이 훨씬 넓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인 출신 CEO의 장점이자 단점으로는 한국어를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회사를 거치면서 외국인이나 한국인 CEO와도 커뮤니케이션을 해봤지만, 외국인 CEO에게는 서로 영어로 할 말만 할 수밖에 없다 보니 피상적 관계일 수밖에 없다. 반면 한국인 CEO와는 한국어로 소통하니까 서로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다. 다만 그러다 보니 보고 과정에서 디테일한 부분까지 더욱 신경 쓸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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