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BRCA 변이 난소암 환자에게 삶의 희망을 전해준 '린파자'

계명대 동산병원 산부인과 신소진 교수

메디파나 기자2023-12-21 11:13

난소암은 세계적으로 매년 20만 명이 넘는 여성의 목숨을 앗아가는 치명적인 암이다.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과 함께 '3대 부인암'으로 불리는 난소암은 국내 15~34세 젊은 여성의 암 발생률 순위에서도 갑상선암, 유방암, 자궁경부암에 이어 4위를 차지하고 있다. 

난소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배란 기간이다. 빠른 초경이나 늦은 폐경, 그리고 출산 경험이 없는 등 일생 중 배란기가 많은 경우,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난소암 발생률이 높아진다. 유전적 요인도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BRCA 유전자는 난소암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유전 요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난소암 진단 및 치료를 위한 주요 바이오마커로도 활용되고 있다. 

난소암은 효과적인 검진 방법이나  증상이 없어  질병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난소암 환자의 절반은 3기까지 진행된 후에야 자신의 병을 발견하며, 이들의 5년 상대생존율은 20~4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재발이 잦은 것 또한 난소암의 큰 특징 중 하나다. 상피성 난소암을 진단받은 환자의 85%는 재발을 경험하며, 재발을 반복할수록 다음 재발까지의 기간이 점차 짧아진다. 재발이 재발을 부르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다. 한 번에 제대로 치료하는 것이 강조되는 이유다.

다행인 것은 BRCA 변이가 있는 난소암 환자들에게는 재발을 억제하는 효과적인 치료법이 있다는 점이다. BRCA 변이 난소암 환자를 위한 유지요법으로 사용되는 린파자는 2015년 캡슐 제형으로 국내에 도입되어, 2019년에는 약물 순응도와 보관 편의성을 개선한 정제형 제품을 출시했으며, 2021년부터는 보험급여를 적용받고 있다. 

린파자 1차 유지요법 허가의 기반이 된 SOLO-1 연구에서 린파자를 투약한 환자 3명 중 2명은 7년차에도 생존했으며, 대조군 대비 사망 위험은 45% 감소시키는 것으로 관찰됐다(HR=0.55; 95% CI, 0.40-0.76; P=.0004 [P<.0001 required to declare statistical significance]).  

난소암 환자의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리는 재발을 방지하는 효과도 입증했다. 린파자로 치료한 환자 2명 중 1명은 7년 시점에도 암이 더 진행되거나 전이되지 않은 상태로 생존함도 보고됐다. 린파자 유지 요법이 BRCA 변이 난소암 환자에서 재발 억제제로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생각된다.

또한 동일연구 하위분석에서 린파자는 수술 시점과 수술 후 잔존 종양의 여부에 관계없이 질병의 진행 및 사망 위험을 감소시켰고(Upfront Surgery: HR=0.31; 95% CI, 0.21-0.46 / Interval Surgery: HR=0.37; 95% CI, 0.24-0.58), 완전관해 또는 부분관해가 나타난 환자 모두에서 무진행 생존(Progression-Free Survival, PFS)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린파자의 급여 2주년을 맞은 지금, 난소암 치료 환경은 린파자 급여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린파자는 BRCA 변이 난소암에서 7년 이상 추적을 통해 지속적인 치료 효과를 입증했으며, 7년을 넘어 완치에 가까운 10년 추적 결과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린파자의 허가 전까지 난소암 환자의 치료 환경은 처절했다. 반복되는 재발과 치료로 삶은 피폐해지고 높은 치료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환자들도 있었다. 하지만 린파자가 급여화된 지금은 BRCA 변이 난소암 환자들에게 또 하나의 희망이 생겼다는 점이 린파자의 가장 큰 역할이 아닐까 싶다. 

[기고] 계명대 동산병원 산부인과 신소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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