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치료제 '오니바이드', 드디어 급여‥'순차 치료' 시작

젬시타빈 기반 치료 실패 후, '오니바이드' 2차 치료로 '생존기간' 향상
글로벌 임상으로 생존기간 연장 효과 확인, 췌장암도 '후속 치료'에 신경 써야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1-07-26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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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세르비에의 '오니바이드(나노리포좀 이리노테칸)'가 드디어 급여에 성공했다. 지난 2017년 8월 국내 허가된 후, 약 4년만이다. 

 

오니바이드의 급여는 '췌장암' 치료에 있어 큰 변화를 예고한다. 


'췌장암'은 흔히 치료 예후가 좋지 못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사실이다. 

 

국내 2010년 10,889명이었던 췌장암 환자는 2020년 기준 21,451명으로 약 2배 가량 증가했다. 그리고 췌장암의 2014-2018년 5년 상대 생존율은 12.6%로 과거에 비해 1~2% 늘었으나 여전히 다른 암에 비해서는 매우 낮다. 암이 췌장과 멀리 떨어진 부위까지 전이된 경우(원격, Distant)에는 5년 상대 생존율이 2% 수준이다.  


또한 췌장암은 특징적으로 증상이 없고 조기 진단이 어렵다. 복부에 깊숙하게 자리잡은 췌장의 특성상, 증상이 다른 소화기 장애 증상과 비슷하다고 보고된다. 

 

이에 일반적으로 외과적 수술을 고려할 수 있는 다른 암종과 달리, 췌장암은 80% 이상의 환자가 수술이 불가능한 3, 4기 상태에서 진단이 된다. 


게다가 췌장암에 사용할 수 있는 치료 옵션조차 많지 않던 상황.


전이성 췌장암의 1차 치료는 젬시타빈 기반의 항암화학요법이다. 젬시타빈은 췌장암 환자의 1차 선택요법 및 보조요법에서 가장 높은 빈도로 사용되는 약이다. 그 외에 상황에 따라 폴피리녹스나 면역, 표적항암제 치료를 고려하기도 하지만 적용할 수 있는 환자는 많지 않다.


국내에서는 췌장암 1차 치료로 젬시타빈-아브락산 요법이 7, 폴피리녹스 요법이 3 정도의 비율로 사용되고 있다.

 

젬시타빈-아브락산 요법은 매 주 1회 환자들이 1시간 주사 투여를 받아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폴피리녹스(FOLFIRINOX) 요법은 5-플루오로우라실 + 이리노테칸 + 류코보린 + 옥살리플라틴 병합 3가지 약제를 사용한다. 


그런데 미국의 NCCN(암 센터 네트워크, 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 가이드라인을 살펴보면, 폴피리녹스는 행동수행점수(ECOG PS, Eastern Cooperative Oncology Group Performance Status)가 1점 이상인 환자들, 즉 상태가 좋은 환자들에게 제한해 쓰라고 명시돼 있다. 

 

다시 말해 폴피리녹스는 고령 환자나 병이 진행해 전신 상태가 나빠진 환자들에게 보편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 아울러 48시간 동안 주사 투여를 해야한다는 제한점도 있다.


객관적인 반응률로만 보면 폴피리녹스가 조금 더 높지만 3가지 약제를 사용이다 보니 독성의 우려도 큰 편이다. 췌장암은 70-80대 환자가 50% 이상이기 때문에 독성의 우려를 안고 약제를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수술이 불가능한 전이성 췌장암 또는 국소진행성 췌장암은 젬시타빈 기반 치료가 보편적으로 선호된다. 


최근 급여가 된 오니바이드는 젬시타빈을 기반으로 하는 항암요법 이후 진행된 환자에서 플루오로우라실 및 류코보린과 병용해 사용하는 '2차 치료제'다.


췌장암은 사용할 수 있는 약제 자체가 많지 않을 뿐 아니라, 2차 치료에 접목할 수 있는 치료 대안도 없어 후속 치료에 대한 갈증이 컸다. 


이런 와중에 등장한 오니바이드는 그만큼 췌장암에서 필요했던 치료제다. 젬시타빈 후 '오니바이드'라는 순차 치료는 그동안 췌장암의 큰 한계였던 '생존 기간' 향상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오니바이드는 이리노테칸 성분을 봉입화(encapsulazation)해 약제의 체내 전달 기술을 향상시킨 항암제다.

 

오니바이드는 젬시타빈 기반 1차 항암 치료에 실패한 환자를 대상으로 대규모 3상 임상연구인 나폴리(NAPOLI-1) 임상을 진행했다. 그 결과, 오니바이드+5-FU+류코보린 병용요법군은 5-FU+류코보린 병용요법 대비,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mOS) 6.1개월,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mPFS) 3.1개월, 객관적 반응률(ORR) 16%를 보여줬다. 

 

췌장암의 경우 생존기간(OS) 입증이 특히 어려운데, 그런 점에서 NAPOLI-1 임상은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 


국내 리얼월드연구에서도 오니바이드, 5-FU, 류코보린 병용요법은 전체 생존기간(mOS)과 무진행 생존기간(mPFS)이 글로벌 임상과 일관되게 나타났다. 

 

젬시타빈 기반 1차 항암 치료에 실패한 국내 성인 전이성 췌장암 환자 86명을 대상으로 2017년 1월 ~ 2018년 4월 간 추적 관찰한 결과, mOS는 9.4개월, mPFS는 3.5개월, ORR은 10.5%로 나타났다. 그리고 질병 통제율(DCR: Disease Control Rate) 54.7%였다.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NCCN에서는 전이성 췌장암의 2차 약제 중 오니바이드를 category 1로 권고하고 있다. 후속 치료 중에서 유일하게 근거 수준(evidence level)이 가장 높았다.


이제 오니바이드가 국내에서 급여가 됐으므로, 췌장암에서도 장기적 후속 치료를 논할 수 있게 됐다. 많은 이들이 젬시타빈-아브락산으로 1차 치료 이후, 오니바이드로 치료하는 '순차 치료' 개념이 잡힐 것이라 전망했다. 

 

C대학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췌장암에서도 후속 치료, 시퀀스 등을 이야기해도 될 것 같다. 1차 치료 후 상태가 괜찮았던 환자들을 대상으로 오니바이드 후속 치료를 한 결과, mOS가 26.3개월이었다. 현재 데이터를 기준으로 폴피리녹스 치료 시 11개월, 젬시타빈-아브락산 치료 시 약 9개월 생존했다 했을 때, 후속 치료까지 고려하면 약 2년에 가까운 생존기간이 나타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반적으로 치료의 시퀀스(sequence)가 잘 구성돼 환자들이 장기적으로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결과적으로 의료진은 특정 약제를 통해 얼마나 도움을 받을지 단편만 보지 않고, 환자들이 얼만큼 오래 잘 사느냐를 본다. 췌장암은 1차 치료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 이제 후속 치료 옵션도 자리를 잡아 시퀀스를 이룰 수 있다면 췌장암 생존기간 연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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