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와 함께 해외로… 토종 CRO 저력 보여주고 싶다"

[MP 기업 포커스] ⑤씨엔알리서치
1997년 국내 첫 CRO로 창립…20여 년간 임상 1600여 건 수행
풍부한 경험 강점…글로벌 진출 위해 IPO 추진

김창원 기자 (kimcw@medipana.com)2021-09-07 06:09


[메디파나뉴스 = 김창원 기자] 최근 수 년 사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신약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하지만 각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시장 진입은 쉽지 않은 상황으로, 비즈니스는 물론 임상시험 수행 등 다양한 영역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메디파나뉴스는 '토종 CRO'로 업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씨엔알리서치의 안병진 부사장을 만나 회사에 대한 소개와 함께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데 있어 고려해야 할 것들에 대해 들어봤다.

◆1997년 설립된 '국내 1호 CRO'…경험 없는 영역에도 도전 나서
 

씨엔알리서치는 지난 1997년 윤문태 대표가 설립했다. 동아제약과 구 LG생명과학 등에서 임상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윤 대표는 다른 기업들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에 세계적 추세를 보고 국내에도 임상만을 전문으로 하는 CRO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창업에 뛰어들었던 것.

국내 첫 CRO로 설립된 씨엔알리서치는 이후 24년간 1600여 건에 달하는 임상시험을 수행하며 국내 CRO 업계에서 확실하게 자리를 잡게 됐다. 회사 측은 현재 매출은 물론 수주량이나 업무수행량 등을 모두 고려했을 때 씨엔알리서치가 국내 1위라고 자체 판단하고 있다.

비임상을 제외한 임상1상부터 2상과 3상, 시판 후 진행되는 4상까지 모두 수행하고 있으며, 여기에 연구자 주도임상도 함께 수행해 사실상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모든 임상시험을 수행하고 있다.

고객사나 수행 중인 임상시험을 구체적으로 공개할 수는 없지만, 고객사는 국내 제약사가 약 64%, 바이오벤처가 33%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신규 수주한 과제를 유형별로 구분했을 때에는 허가용이 56%, 비허가용 39% 정도의 비율을 보인다.

주목되는 점은 씨엔알리서치가 기존에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데 있어서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수익 관점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새로운 적응증이나 약물에 도전해 영역을 구축하는 데 도전함으로써 새로운 경험을 축적하고자 하는 것.

이와 관련해 안병진 부사장은 "씨엔알리서치는 종합 CRO, Full Serviced CRO로 경험을 많이 축적하고 있어, 새로운 회사가 오면 도움을 드리고 있다"며 "특히 새로운 것에 관심이 많아 남들이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적응증이나 약물 등에도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또한 "요즘 유행하는 유전자치료제와 세포치료제 임상을 비롯해 임상 치료영역에서는 희귀질환도 있고, 약물로 봤을 땐 방사선 동위원소를 이용한 임상까지 다양한 분야의 임상시험을 수주해 진행 중"이라면서 "의약품 외에 진단기기의 임상시험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존 CRO들이 새로운 임상을 잘 안하려는 경향을 보이는데, CAR-T 같은 것은 우리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하고 있다"면서 "남들이 잘 안하려고 하는 영역, 새롭고 어려운 것을 뚫어가는 게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씨엔알리서치가 임상 영역에서 가장 많이 기여하는 것이 교육"이라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증을 받은 교육기관으로, 내부는 물론 외부 강좌도 진행해 임상시험 시장에 전체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고 자체 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진입 어려운 Full Serviced CRO…글로벌 진출에 다양한 역할 제시

안병진 부사장은 씨엔알리서치의 강점으로 국내 CRO 시장에서 Full Serviced CRO의 높은 진입장벽과 풍부한 경험을 꼽았다.

씨엔알리서치는 연구자임상부터 시판 후 연구까지 임상시험의 전 영역에 걸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신규 업체는 이처럼 광범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는 것.

더불어 씨엔알리서치는 국가항암신약개발사업단의 파트너로 선정됐을 만큼 항암 과제 수행에 강점이 있고, 임상시험 분석자간 독립적인 영상 판독 결과를 하나의 결과물로 취합하는 서비를 제공하는 Imaging CRO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밖에도 씨엔알리서치는 임상시험을 통해 비용이 넉넉하지 않은 환자나 아직 국내 허가 받지 못한 약물을 필요로 하는 환자들을 지원하는 공익적 목적의 임상시험도 실시, 사회적 기업으로 역할을 감당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안 부사장은 "국내 CRO 시장이 많이 확대됐고, 더 확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전체 파이가 커지면서 우리가 임상 CRO 시장을 리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후발로 생겨나는 CRO가 많은데, 대개 특정 업무영역만 담당하려고 한다. 안전성 관련부분만 하는 CRO가 있고, 데이터 및 통계 등 일정 부분만 하는 CRO가 있다"며 "우리처럼 Full Serviced CRO는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에 처음부터 들어오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안병진 부사장은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데 있어 씨엔알리서치가 할 수 있는 다양한 전략을 소개하기도 했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기술수출 전에 글로벌 임상을 직접 수행하는 경우 경험 부족으로 시행착오를 겪거나 글로벌 CRO에 임상시험을 의뢰했다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곤란한 상화에 처하기도 한다.

이때 씨엔알리서치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글로벌 임상시험을 진행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으로, 우선 글로벌 임상 시 1상부터 해외에서 진행하는 것이 아닌 국내에서 진행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국내에서 코카시안을 포함한 임상1상 시험을 진행해 인종간 약물 농도 차이가 없다는 것을 밝히고, 이를 기반으로 해외에서 이후 임상시험을 진행한다는 것.

이미 씨엔알리서치는 이러한 방법으로 7건의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어, 이러한 방법에 대한 노하우를 쌓고 있다.

해외에서 처음 임상을 할 때에도 씨엔알리서치와 턴키 방식의 계약을 체결해 진행할 수도 있다. 전체 비용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면, 실제 소요되는 비용은 씨엔알리서치가 부담하면서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것이다.

글로벌 CRO에 임상시험을 의뢰할 때에도 임상시험이 제대로 진행되도록 모니터링 및 관리하는 역할을 씨엔알리서치가 담당할 수도 있다.

안병진 부사장은 "글로벌 CRO와 임상을 진행하더라도 우리를 참여시켜주면 우리가 모니터링할 수 있다. 불필요한 비용을 청구하거나 임상을 제대로 안하면 우리가 체크하는 것으로 실제 진행되는 케이스가 있다"면서 "이러한 방법을 통해 우리도 같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고 전했다.

◆ 연내 상장 전망…"국내사와 함께 글로벌 진출해야"

씨엔알리서치는 IPO를 신청해 현재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올해 안에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IPO에 나선 씨엔알리서치의 목표는 명확하다. 글로벌 CRO로 성장하는 것이다. 글로벌 CRO로 성장하는 데 있어 필요한 자금을 IPO를 통해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다.

씨엔알리서치는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사람과 시스템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안병진 부사장은 "우리가 글로벌 시장에 자리매김함으로써 국내 기업들을 글로벌 시장에 진출시켜야 한다"면서 "함께 해야 함께 발전할 수 있다. 거기에 투자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실현하는 데 있어 결국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글로벌 경험을 갖춘 인재를 영입하려는 계획"이라면서 "사람과 함께 시스템도 글로벌에 맞게 발전해야 한다. 조직구조도 유연하게 하고 조직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임상시험의 행위 자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불필요한 것을 없앨 수 있게 하는 IT 플랫폼, 솔루션을 만드는 데 투자하려고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단순히 수탁한 업무만을 수행하는 것이 아닌 수요를 창출하는 CRO를 지향하고 있다. 

해외 CRO의 역사를 살펴보면 처음엔 통계 CRO로 시작했다가 현재의 씨엔알리서치처럼 수탁받은 업무를 수행하는 CRO로 성장했고, 이후에는 컨설팅 CRO, 전주기 CRO로 발전했다.

안 부사장은 "이러한 모델을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해보니까 그 모델이 맞았다. 따라가게 되더라"며 "이미 벤치마킹 할 대상자들이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과 '컨설팅'이 각각 하나의 축이라면 여기에 'IT'를 또 다른 한 축으로 생각하고 있다. 자동화와 효율화, 중복업무의 배제를 통해 양질의 데이터를 빠르게 쌓을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안병진 부사장은 "그렇게 빅데이터를 만들게 되면 거기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안 부사장은 "우리가 토종 CRO의 저력을 보여주고 싶다. 그게 윤문태 회장이 24년간 회사를 운영하는 동안 가졌던 뚝심"이라면서 "국내 CRO가 국내 제약사와 같이 해외로 나가야 한다. 그래야 제약시장, 신약개발 시장이 훨씬 커진다는 생각으로 왔고,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CRO와 제약사의 동행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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