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센티스→비오뷰' 바통 터치‥ 습성 황반변성 치료 개혁

[비하인드 씬] 안과질환 15년 노하우 담은 '비오뷰', 치료 혜택 및 삶의 질 향상
'루센티스' 성인 망막 질환 및 미숙아 망막병증 유일 치료제로 재도약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1-02-01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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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습성 연령 관련 황반변성(neovascular Age-related macular Degeneration, nAMD)치료제 영역에서 '바통 터치'가 이뤄졌다. 노바티스가 '루센티스(Lucentis, 라니비주맙)'에서 '비오뷰(Beovu, 브롤루시주맙)'로 새로운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애초 황반변성 처방 시장은 루센티스와 애플리버셉트가 양분해 왔다.

그런데 노바티스는 안과질환 영역의 15년 노하우를 담아 '비오뷰'를 개발했다.

노바티스는 자신했다. 애플리버셉트와 비오뷰간 직접 비교 임상 연구 2건을 통해, 시력 개선 효과의 비열등성을 입증, 우수한 망막 삼출물 개선 효과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프리필드 시린지 제형 허가를 시작으로, 비오뷰는 국내 공급과 급여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노바티스는 황반변성 치료제 시장에서 비오뷰라는 차세대 약이 분명 의미있는 변화를 이끌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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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ssion 1. 황반변성 치료 목표를 '재설정'

'비오뷰'의 등장으로 예상할 수 있는 몇 가지 변화가 있다.

먼저 황반변성의 '치료 목표'가 보다 근본적으로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연령 관련 황반변성(age-related macular degeneration, AMD)은 중심시력을 담당하는 황반에 드루젠(노폐물), 위축성 반흔, 맥락막 신생혈관 등 다양한 형태의 변성이 생기는 질환이다. 50대 이후에 주로 발병해 노년기에 심각한 시력 감퇴나 실명을 유발하는 3대 안과 질환 중 하나이다.

연령관련 황반변성은 건성(비삼출성)과 습성(삼출성)으로 나뉜다.

특히 맥락막의 신생혈관에 의한 삼출물, 부종, 출혈 등으로 나타나는 습성 황반변성은 시세포 위축과 퇴행이 급격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진단 즉시 치료가 필요하다.

과거에는 레이저 시술이 습성 황반변성의 주요 치료법이었다. 이는 신생혈관을 파괴해 자연적인 상태보다 증상을 약간 지연시키는 정도였다.

다행히 2006년 루센티스가 FDA의 승인을 받은 이후에는 항-혈관내피 성장인자(anti-VEGF) 치료법들이 습성 황반변성의 치료로 사용돼 왔다.

습성 황반변성의 주요 증상이 시력 감퇴인 만큼 기존 치료제들은 치료 목표는 '시력 유지와 개선'이었다.

그런 점에서 '비오뷰'는 시력 개선 및 유지에서 기존 치료제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하지만 시력 저하가 빠르게 진행되는 습성 황반변성은 망막 삼출물 개선 등 해부학적 변화도 함께 고려될 필요가 있다. 망막 삼출물은 망막과 황반의 구조적 변화와 손상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기 때문이다.

비오뷰가 주목받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비오뷰는 망막내액(IRF, Intra-Retinal Fluid) 및 망막하액(SRF, Sub-Retinal Fluid), 망막색소상피하액(sub-R9PE fluid, sub-Retinal Pigment Epithelium fluid) 등과 같은 망막 삼출물과 이로 인한 황반 중심부 두께(CST, Central Subfield Thickness)와 같은 해부학적 지표에서도 뚜렷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비오뷰를 통해 습성 황반변성에서 보다 세부적인 치료 목표를 세울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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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뷰'는 기존 치료제인 애플리버셉트의 효능·효과 및 안전성 프로파일을 직접 비교한 2건의 제 3상 임상시험 HAWK과 HARRIER를 갖고 있다.

일차평가지표였던 치료 1년(48주) 차에 최대교정시력(BCVA, Best-Corrected Visual Acuity) 변화에서 비오뷰 군은 대조군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이차평가지표인 망막내액/하액(IRF/SRF)와 망막색소상피하액(sub-RPE fluid)의 감소에서는 우수한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치료 1년 차에 비오뷰(브롤루시주맙 6mg) 투약군에서 망막내액/하액(IRF/SRF)이 존재하는 환자의 비율은 HAWK 임상시험에서는 31%, HARRIER 임상시험에서는 26%로 대조군의 HAWK 45%, HARRIER 44%와 비교해 유의미하게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 1년 차에 망막색소상피하액(sub-RPE fluid)이 존재하는 환자 비율도 비오뷰 투약군에서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오뷰 투약군은 HAWK 임상시험에서 14%, HARRIER 임상시험에서 13%였으며, 대조군은 HAWK에서 22%, HARRIER에서 22%였다. 

망막 삼출물의 축적과 부종의 정도를 측정하는 황반 중심부 두께(CST)는 증가할수록 시력 저하 영향을 주는데, 비오뷰 투약군은 황반 중심부 두께(CST)도 빠르면 16주차부터 1년에 걸쳐 유의미하게 감소하였으며, 대조군에 비해서 우월한 결과를 보였다.

또한 두 약제를 같은 횟수로 투여하고 평가한 16주의 질병 활성도에 있어서도 질병 활성이 보고된 환자의 비율이 HAWK 임상시험에서 비오뷰 투약군은 24%, 대조군은 35%였으며, HARRIER 임상시험에서 비오뷰 투약군은 23%, 대조군은 32%로 비오뷰 투약군에서 유의미하게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 Mission 2. 치료 장벽인 '주사 빈도' 낮추기

'비오뷰'는 환자들이 가장 부담스러워 하던 '주사 횟수' 자체를 줄여줄 수 있다.

습성 황반변성이 발병하면 환자들은 시력 손상으로 인해 독서나 안면 인식과 같은 간단한 일상생활에서도 어려움을 겪게 된다.

시력 감퇴는 환자의 정서적인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많은 습성 황반변성 환자들이 우울감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만성질환인 습성 황반변성은 발병하면 가능한 빠르게 치료를 시작하고, 장기간 꾸준한 치료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황반변성 환자들의 치료 중단 이유 중 하나는 '잦은 주사 치료'때문인 것으로 조사된다. 

안구의 유리체 내에 직접 주사해 투약하는 주사제의 특성상, 주사 빈도와 간격이 습성 황반변성 환자의 지속적인 치료에 장벽이 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안과 강세웅 교수는 "지금까지 습성 황반변성 환자들이 호소하는 가장 큰 치료 부담은 1년에 적게는 4번에서 많게는 12번 병원에 방문해, 안구에 직접 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이러한 부담 때문에 치료를 지속하지 못하고 중단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비오뷰는 3개월간 한 달에 1회씩 투여, 이후 3개월의 치료 간격 유지가 가능하다. 물론 여기엔 타당한 의학적 근거가 있다.

비오뷰는 안과에서 허가된 최초의 항체 단편(scFv: single-chain antibody Fragment) 제제이다.

항체 단편(scFv)은 일반적인 항체보다 크기가 작은 항체를 말한다. 비오뷰는 이러한 항체 단편(scFv)으로 이뤄진 항-혈관내피 성장인자(Anti-VEGF) 계열 중 가장 작은 크기(26kD)의 약제이다. 또한 항체가 불변부위(Constant Region) 없이 가변부위(Variable Region)로만 이뤄져 있다.

이로 인해 비오뷰는 다른 혈관내피성장인자(VEGFs) 억제제보다 맥락막 조직까지 침투율이 더 높으며, 한 번의 주사에도 더 많은 양의 약물이 투여돼 3개월 단위의 주사 간격을 유지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치료 1년 차에 비오뷰(브롤루시주맙 6mg) 투약군은 HAWK 임상연구에서 56%, HARRIER 임상 연구에서 51%로 절반 이상의 환자가 3개월의 투약 간격을 유지했다. 2년 차에는 각각 45% 환자(HAWK)와 39%(HARRIER) 환자가 3개월의 투약 간격을 유지했다.

강 교수는 "습성 황반변성은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시력이 빠르게 저하돼 2년 이내에 실명에 이를 수 있다. 비오뷰는 투약 간격을 늘려 주사 빈도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므로, 습성 황반변성 환자들의 장기적인 치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비오뷰 초기 치료 이후, 1년에 단 3~4번의 주사로 질환이 억제되면 환자들의 치료 부담은 감소하고 삶의 질은 개선될 것이라 바라봤다.

아울러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이 대규모 유행하는 요즘, 감염에 취약한 노인 환자들의 병원 방문을 줄여 주는 주사 빈도와 간격은 습성 황반변성 치료 결정 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요소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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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ssion 3. 비오뷰와 루센티스, 각자의 '영역 재정비'

올해 비오뷰는 다양한 치료 혜택을 갖고 습성 황반변성 시장을 재편할 것으로 보여진다.

한국노바티스 안과사업부 총책임자 조셉 리우(Joseph Liu) 전무는 "오랜 시간 동안 습성 황반변성 치료에 루센티스가 많은 기여를 해왔으나, 시력 개선뿐만 아니라 해부학적 변화에서도 업그레이드된 비오뷰가 등장하며 세대 교체가 빠르게 이뤄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기존 치료제인 루센티스가 시장에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노바티스는 루센티스도 본연의 영역을 확장하며, 포괄적인 망막질환 치료제로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예로 루센티스는 지난해 12월 증식성 당뇨 망막병증(PDR, Proliferative Diabetic Retinopathy) 적응증을 추가했다. 이어 지난 1월 12일 미숙아망막병증(ROP, Retinopathy of Prematurity)에도 승인을 받으며, 최초이자 유일한 미숙아망막병증에 대한 약물 요법이 됐다.

이로써 루센티스는 국내에서 성인 망막 질환 및 미숙아 망막병증에서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망막질환 생물학적 제제로 거듭났다.

조셉 리우(Joseph Liu) 전무는 "지금까지 습성 황반변성 치료 시장을 양분해 오던 루센티스는 기타 망막질환에 대한 적응증을 추가한 상태다. 앞으로는 전 생애를 아우르는 망막질환 치료제로써 환자들에게 효과적인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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