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가 쏘아올린 '신약'‥시장구도 살펴보니 치열

희귀의약품 지정과 기술수출 등 호재‥하지만 경쟁약물 사이 '특별함' 필요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18-11-06 06:07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올해 하반기 JW중외제약, 유한양행이 신약의 기술수출에 성공하면서 다시금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한미약품은 AML 치료제의 FDA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으며 또 한번 글로벌 진출의 가능성을 높였다.
 
아직 글로벌 신약이 전무한 우리나라는, 몇년 전부터 기술수출을 통해 글로벌 시장으로의 적극적인 진출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기술수출이 성공했다고 할지라도 언제나 변수는 있다. 1상~2상이 끝난 상태에서 기술수출을 할 경우, 아직 3상이 성공하지 못한 상태에서 개발이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
 
또 해당 물질에 대해 다국적제약사 및 신약개발 업체가 뛰어든 상태라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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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발 자체가 어려운 아토피, 혁신신약 노리는 JW중외제약 = 지난 8월 JW중외제약은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JW1601`을 레오파마에 기술수출했다.
 
`JW1601`은 히스타민(histamine) H4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아토피 피부염을 유발하는 면역세포의 활성과 이동을 차단한다. First-in-Class(혁신신약) 약물로서 항염증 효과 위주인 경쟁 개발제품과는 달리 아토피 피부염으로 인한 가려움증과 염증을 동시에 억제하는 새로운 기전이다. 경구제이기에 환자의 복용 편의성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아토피의 가장 기본적이고 효과적이라고 알려진 '스테로이드제'를 넘어설 치료제가 없었기 때문에, 이 신약에 대한 기대감은 계속 커지고 있다.
 
최근엔 인터루킨-4(IL-4)와 인터루킨-13(IL-13)의 신호 전달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사노피의 `듀피젠트(두필루맙)`가 20년만에 등장한 신약으로 화제를 모았다. 듀피젠트는 지난 2014년 FDA가 피부암을 제외한 피부 질환에서 '획기적 치료제(Breakthrough Therapy)'로 지정한 첫 번째 의약품이다.
 
이는 곧 그만큼 아토피 피부염 시장에 신약의 개발이 더뎠고, 미충족 수요가 큼을 의미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강스템바이오텍은 세계 최초 아토피 피부염 줄기세포 치료제인 'FURESTEM-AD', 큐리언트의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신약 'Q301'도 적극적으로 개발중이다.
 
다국적 제약사 중에서는 애브비가 `JAK -1 선택적 억제제`인 `우파다시티닙`을 통해 장기간 효과 대비 낮은 부작용을 근거로 임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AML 미충족 수요 높아, 한미약품의 차세대 FLT 저해제 = 최근 한미약품은  `급성골수성백혈병(Acute myeloid leukemia, AML)` 치료 신약 물질 'HM43239'이 FDA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고 알려왔다.
 
FDA에 희귀의약품 지정은 여러모로 혜택이 크다. 세금 감면, 허가신청 비용 면제, 동일계열 제품 중 최초 시판허가 승인 시 7년 간 독점권 제공 등이 부여되기 때문.
 
한미약품의 'HM43239'은 FLT3(fms-related tyrosine kinase 3) 돌연변이를 억제하는 기전으로 기존 FLT3 저해제의 약물 내성을 극복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FLT3 유전자 돌연변이는 새로 진단된 성인 AML의 25~30%에서 나타난다.
 
그런데 최근 FLT3 돌연변이 유전자에 대한 다수의 표적항암치료제가 이미 미국 FDA 승인을 획득했거나 3상 임상시험 중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HM43239'도 경쟁에 대비를 해야한다.
 
1세대 FLT3 약제로는 tandutinib, sunitinib, lestaurtinib, sorafenib, midostaurin 등으로 구분되며, 2세대 약제로는 quizartinib, crenolanib, gilteritinib이 대표적이다.
 
1세대 FLT3 약제는 임상에서 혈액과 골수에서 밸혈병 세포의 일시적인 감소를 보였으나, 완전 관해는 드물었다. 그러나 quizatinib과 gilteritib 등이 보다 특이전인 2세대 약제로 높은 반응률을 이끌었다.
 
현재 아스텔라스의 gilteritinib은 3월 FDA에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우선심사 지정제도 대상품목이기에 올해 안에 승인될 가능성이 크다. 해당 제품이 허가될 경우 노바티스의 1세대 치료제 `라이답트(Midostaurin)`와 경쟁하게 된다.
 
그렇다면 왜 제약사들은 FLT3 저해제 기전에 주목할까?
 
AML은 `만성골수성백혈병(Chronic myeloid leukemia, CML)`과 달리 암 유전자 표적이 불확실하거나 가변적이라는 특징때문에 치료에 어려움이 따른다. 따라서 AML 환자들은 여전히 항암치료와 조혈모세포이식치료 등이 표준치료법으로 자리잡아 있으며, 이러한 방법은 40년이 넘도록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3+7 표준치료법`이다. 이는 두 가지의 강력한 세포독성 항암제를 병용해 각각 3일과 7일 동안 주사, 투여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방식은 독성 합병증이 크기 때문에, 환자들이 치료를 유독 힘들어 했다. 또한 이러한 치명적인 항암제의 부작용도 잘 견뎌낸 후 70%의 환자가 1차에서 양호한 반응을 얻지만, 이 조차도 수 개월 혹은 수 년 내에 다시 재발하는 한계를 겪고 있다.
 
이에 따라 FLT3 저해제는 보다 특이적인 표적을 통해, 효과적으로 백혈병의 재발을 막는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미약품이 HM43239로 FDA에 먼저 첫발을 내밀었고, 오스코텍의 `SKI-G-801`, 크리스탈지노믹스의 'CG806'도 FLT3 저해제로 개발중이다.
 
◆ EGFR 비소세포폐암 내성 잡기, 유한양행 = 유한양행이 오래도록 공을 들였던 EGFR 3세대 폐암신약 `레이저티닙(Lazertinib,YH25448)`이 얀센 바이오테크에 총 12억 5500만달러(약 1조 403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됐다.
 
유한양행은 연내 2상 시험을 완료하고 내년 중 글로벌 임상 3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2015년 오스코텍의 자회사 제네스코(Genesco)로부터 기술 도입한 레이저티닙은 기본적으로 `EGFR T790M` 변이 양성 환자를 타깃으로 하는 경쟁약물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오시머티닙)` 대비 동등성 혹은 우월성을 입증해야 하는 환경에 직면해 있다.
 
경쟁약물인 타그리소는 국내에서 2017년 매출액 103억원, 2018년 상반기 매출액 276억원을 기록하며 큰 폭의 성장세를 보여줬다.
 
타그리소가 출시와 동시에 각광을 받았던 이유는, 내성에 대한 애로사항이 컸던 EGFR 비소세포폐암의 새로운 약물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돌연변이는 아시아인에서 약 40%로 나타나는 비소세포폐암의 돌연변이다. 1세대 EGFR 표적항암제로는 아스트레제네카의 '이레사(게피티닙)'와 로슈의 '타쎄바(엘로티닙)'가 꼽힌다. 이후 2세대 약물인 베링거인겔하임의 '지오트립(아파티닙)'이 등장했다. 하지만 EGFR 억제제는 평균적으로 9~12개월이지나면 암세포에서 치료제에 대한 내성이 발생해 더이상 약이 효과가 없어지는 시기가 오곤 한다.
 
이에 따라 EGFR유전자의 'T790M'이라는 돌연변이를 잡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가 3세대 치료제로 등장한다. 타그리소는 표적항암제 중 뇌전이 등 중추신경계(Central Nervous System, CNS) 전이를 동반한 환자에서 유일하게 효과를 보여준 약제다. 중추신경계 전이 환자는 언어 장애와 같은 신체활동 및 일상생활의 제한을 겪게 되기 때문에, 타그리소의 이러한 데이터는 충분히 의미를 갖는다.
 
다행히도 `YH25448`은 뇌전이 환자 대상 효과 입증을 통해 기존 약물 대비 우수성을 증명해 나가는 중이다.
 
임상 1상에서 `YH25448`은 대조약과 비교해 우수한 항암 효과와 고용량 투여 시에도 피부독성이나 설사 같은 부작용의 발생이 적은 우수한 안전성을 현재 보이고 있다. 특히 뇌전이 환자에게 `YH25448`을 투약한 결과, 돌연변이성 폐암환자의 뇌전이에도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와 함께 YH25448은 지난 4월 AACR 및 6월 ASCO 학회에서 발표한 전임상 및 임상 1b상 결과에서 효능 및 안정성 부문을 입증하면서 또한번 기대감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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