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 경영권 분쟁, 도매유통 소액주주들도 영향 미쳤나

소액주주 중 유통사 포진…양측 모두 표심 잡기 나서
OCI에 대한 불안감 영향…임종윤·임종훈 형제 선택 판단

조해진 기자 (jhj@medipana.com)2024-04-01 06:02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한미사이언스와 OCI 그룹의 통합 무산이라는 결과에 유통사 주주들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8일 경기도 화성시 신텍스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된 한미사이언스 제51기 주주총회 결과, 임종윤·임종훈 사장과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이 펼쳤던 경영권 분쟁은 임 형제의 승리로 일단락 됐다. 이로 인해 한미와 OCI의 통합 절차도 자연스레 끝이 났다.

임 형제가 이번 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소액주주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한국 주식시장에서 소액주주들은 별다른 영향력을 보이지 못했지만, 이번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 

임종윤 사장 또한 주주총회 직후 "소액주주라는 단어는 안 쓰겠다. 대주주와 소액주주 모두 주주"라며 "주주가 이겼기 때문에 앞으로 주주들이 원하는 회사로 더 나아가겠다"고 밝혀 이번 승리가 소액주주들의 영향력 덕분임을 인정했다. 

유통업계는 이 소액주주들 중 유통사들이 포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들이 상당한 소액주주였기 때문에 주주총회 전날까지도 임종윤·임종훈 형제와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 양 측 모두가 이들의 표를 얻기 위해 힘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유통 주주들은 형제들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보인다. 앞서 ESG평가원은 OCI가 부광약품을 인수해 경영을 맡은 이후 회사의 매출액이 34% 감소하고, 영업손실이 365억 원에 달해 주가가 급락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유통업계는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초 두차례 걸쳐 의약품 유통 마진을 인하하는 것은 물론 거래 유통업체 수도 축소한바 있다. 이에 유통업체들이 부광약품의 일부 품목 판매를 거부하자 부광약품은 한미약품 온라인몰을 통해 이들 품목을 판매하면서 유통업계의 불안감은 더 커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유통업체 사장은 "한미와 OCI가 통합할 경우, 부광약품과 같은 유통정책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보유한 유통업체 사장들 다수가 임종윤·임종훈 형제의 손을 들어 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러한 사례로 인해 OCI에 대한 불안감이 주주들에게 작용했고, 결국 유통 소액주주들이 형제들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는 후문이다.

이번 한미 경영권 분쟁은 소액주주들이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부분으로 평가되지만, 주주 우선 경영 시 단기적 성과에 집중해 그동안 신약 개발에 중점을 뒀던 한미의 행보와 다른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한미가 단기적 성과와 장기적 성과를 모두 일궈내고, 이번 경영 분쟁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소액주주들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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