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제약사 이색 사회공헌활동에 숨은 마케팅 전략은?

"단편영화 제작부터 청소년 성(性) 동아리 지원까지"
질환 치료환경 개선 통한 잠재수요 고객 확보 성격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3-09-08 06:01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다국적제약사 한국법인들이 최근 이색 사회공헌활동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단편영화 제작에서부터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문화 도모를 위한 워크샵을 개최 등을 통해서다. 

일차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무들 다하기 위한 성격이 짙겠지만, 관련 질환에 따른 마케팅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GSK는 최근 HIV 감염인의 이야기를 담은 단편영화 'YOU=YOU'를 제작·상영했다. 이는 HIV 질환 및 감염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해 제작된 영화다. 

영화는 댄스를 메인으로 작업한 '댄스필름' 장르로 일상 속에서 사회적 편견을 마주하는 HIV감염인의 실제 사례를 군대, 가족, 입사 에피소드로 표현해 HIV 감염인들의 감정을 다양한 춤으로 풀어냈다.

각본과 연출은 대안문화 운동가 이만수 감독이 맡았다.  댄서이자 안무가 이정호 디렉터는 영화의 주요 메시지를 춤으로 풀어냈다. 이 영화는 지난 7월 2023년 제23회 한국퀴어영화제 공식 상영작으로 선정돼 온·오프라인 극장에서 상영됐다. 

한국GSK HIV 및 항암제사업부 총괄 양유진 상무는 "HIV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돕고, 감염인을 바라보는 색안경이 깨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제작했다"며 "HIV 감염인을 포함한 성 소수자들이 편견 없는 사회에서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관심을 높이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국오가논은 지난해부터 청소년 성문화 동아리 지원 활동인 '세이플루언서'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한국청소년성문화센터협의회와 공동으로 추진 중인 이 사업은 전국 22개 청소년 성문화 동아리를 후원하고 있다. 

최근엔 전국 16개 동아리 소속 청소년 등 1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워크숍을 개최했다.
워크숍에서는 성 지식을 활용한 보드게임, 성건강 키트 개발 등을 통해 건강한 성문화를 만드는 다채로운 활동을 펼쳤다. 

또 한국오가논은 올해 초 청소년 성문화 현주소와 성에 대한 고민과 호기심이 많은 청소년들에 대한 메시지, 성교육에 대한 사회와 부모에 대한 제언 등을 담은 인터뷰 영상을 제작해 회사 홈페이지와 링크드인에 공개했다. 

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는 오는 14일부터 2023 아토피피부염 인식개선 캠페인을 위한 팝업 전시에 나선다.

'나의 흠:집 – 가픈 몸에 새겨진 집, 밥, 잠의 기록'이라는 제목으로 기획된 이번 전시회는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이 말하는 집, 밥, 잠에 대한 경험을 전시 형태로 소개한다.

전시에는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이 AI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AI 드로잉 작품도 소개한다. 

또 가려움증으로 잠 못 드는 아토피환자의 밤을 경험할 수 있는 몰입형 미디어 아트도 전시될 예정이다. 

전시회는 14일부터 17일까지 서울 마포구 연남동 '카페스콘'에서 진행된다. 

사노피는 "각 전시 콘텐츠를 일반 대중들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해 아토피피부염에 대한 인식개선을 제고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제약사들의 이색 사회공헌활동은 각 사 주력 제품 알리기와도 맞닿아있다. 질환 인식 개선이 곧 직간접적인 해당 질환 제품 매출과 회사 이미지 제고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고립 #벽에 걸린 많은 눈 #철장에 갇힌 나. 중증 아토피로 인해 7년 전 시력을 잃은 조재헌 씨가 출품한 작품.
실제 한국GSK는 HIV 2제 요법 치료제 도바토를 국내 출시한 지 3년이 됐다. 도바토는 3제 요법이 보편화 된  HIV 치료제 시장에서 최초의 2제 요법으로 나온 약물. 여기에 지속형 HIV 주사제인 카베누바도 국내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따라서 HIV 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낙인을 걷어내 안정적인 국내 HIV 치료 환경 조성이 필요한 상황.

한국오가논도 자사 제품 포트폴리오가 여성건강에 맞춰져 있는 만큼, 잠재 수요층 공략에 나서는 모습이다. 

실제 한국오가논은 ▲이식형 피임약 임플라논 ▲조기배란 억제제 오가루트란 ▲배란유도제 퓨레곤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국내에서 지난 20여년 간 수많은 여성이 선택한 의약품이다.

특히 이들 제품은 한국오가논이 올해 1월과 7월(오가루트란, 퓨레곤) 직접판매로 전환한 의약품이다. 기존 판매대행을 맡아온 한화제약과 계약을 끝내고, 직접 영업·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만큼, 제품 브랜딩을 통한 잠재 수요 고객 확보가 더욱 중요해진 시점이다. 

사노피도 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 환경 조성을 위해 전시 기획에 나서고 있다. 사노피는 2018년 듀피젠트 국내 출시에 맞춰, 2019년부터 해당 전시회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아토피피부염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겪는 신체적 고통은 정신 건강 및 삶의 질에 영향을 주는 만큼, 질환 알리기에 앞장서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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