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적응증을 점점 확대해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린파자(올라파립)'는 부인종양과 의사들에게 굉장히 고마운 약이다. 실제 치료가 어렵다고 생각했던 환자들이 좋은 결과를 보여주며 기쁨을 주고 있다. 코로나19 당시 등록된 환자들을 지금도 외래에서 만나고 있어 효과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이정윤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교수)
여성암 표적항암제(PARP 저해제) 린파자가 자궁내막암 적응증 추가와 함께 난소암 치료에 대한 임상적 가치를 입증하며 자궁내막암과 난소암 치료의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대표이사 전세환)는 24일 서울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본사에서 린파자의 여성암 관련 임상적 가치를 설명하는 미디어 세션을 개최했다.
린파자는 지난 4월 4일 유전자 불일치 복구 결함이 없는(pMMR) 진행성 또는 재발성 자궁내막암에서 화학요법과 더발루맙 병용 후 질병이 진행하지 않은 환자에 대해 더발루맙과의 병용 유지 요법을 식약처로부터 승인받았다.
기존 난소암과 유방암에 이어 자궁내막암 적응증을 추가하며 여성암 분야의 치료 저변을 확대한 것이다.
이날 미디어 세션에는 린파자의 자궁내막암과 난소암 관련 주요 임상 연구에 참여한 이정윤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교수와 김병기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가 린파자의 각 적응증의 최신 치료 동향과 주요 연구 결과 및 임상적 의의에 대해 논의했다.
이정윤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교수. 사진=조해진 기자
'자궁내막암의 새로운 치료 요법 : DUO-E 연구를 중심으로' 발표를 맡은 이정윤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자궁내막암은 부인종양 영역에서 관심이 굉장히 많은 암 중 하나다. 그 이유는 발생률과 사망률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볼 때 2022년을 기준을 42만건 이상의 자궁내막암이 발생했고, 이중 9만8000건 정도의 사망이 발생하고 있다.
이정윤 교수는 "발생률과 사망률은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자궁내막암 발생과 유병 인구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는 서구화 되는 생활습관 및 식습관 등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생각된다. 2000년도 초반만 해도 자궁경부암 환자가 더 많았으나, 이제는 자궁내막암이 부인암 중 가장 흔한 암이 됐다. 발생 건수가 늘어나니 당연히 경제부담이나 사망 건수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자궁내막암에 유전자 불일치 복구 결함(dMMR)이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알려지며 관련 치료제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졌지만, 유전자 불일치 복구 결함이 없는(pMMR) 자궁내막암 환자는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상황이어서 치료 성적이 좋지 않았다. 진행성, 재발성인 경우에는 5년 생존율이 20% 미만에 불과할 정도로 치료가 굉장히 어렵고 까다로운 암"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최근 자궁내막암 치료가 최근 2년 정도 사이 대규모 임상 연구들이 발표되면서 획기적인 전환기를 맞이하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린파자의 적응증 승인은 자궁내막암에서 최초로 면역치료제와 PARP 억제제 병용 요법이 승인된 것으로, 자궁내막암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중요한 발전이라고 강조했다.
DUO-E 3상 임상 결과에 따르면, 진행성 또는 재발성 자궁내막암 환자가 1차 치료로 화학요법(카보플라틴 및 파클리탁셀)과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를 병용한 후 임핀지와 린파자 병용 유지 요법을 시행한 경우, pMMR 환자의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15개월이었다. 이는 표준치료 대비 5.3개월 이상 늘어난 수치다.
또한 질병 진행 또는 사망 발생 위험이 43% 유의한 수준으로 감소했으며(HR 0.57; 95% CI 0.44 to 0.73), 18개월 시점의 PFS가 표준 치료 대비 2배 이상 증가함과 동시에, CP(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 단독 요법과 유사한 삶의 질을 유지했다.
안전성은 각 개별 약제의 기존 프로파일과 일치했다. 전반적으로 내약성이 우수했고, 관리 가능한 수준인 이상반응(AE) 프로파일을 보였으며, 이상 반응으로 인한 치료 중단율도 낮았다.
이 교수는 "임상 결과로 볼 때 면역관문언제제 단독으로만 유지했을 때는 기존 항암제 치료에 비해 효과의 크기가 그렇게 크지 않은데, 린파자를 추가했을 때 효과가 더 좋아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면서 "pMMR 자궁내막암 환자에서는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린파자 병용요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병기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 사진=조해진 기자
'난소암 치료의 최신 동향과 PARPi 최신 업데이트' 발표를 맡은 김병기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난소암은 재발이 잦고, 재발이 반복될수록 높은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치료 방향 설정 시 최대한 재발을 늦추면서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방향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환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치료제로서 BRCA 변이 환자의 유지 요법에 사용되는 PARP 저해제가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린파자는 BRCA 변이 난소암 1차 치료에서 7년 장기 생존 데이터를 보유한 유일한 PARP 저해제다. SOLO-1 3상 임상 결과에 따르면, 린파자 복용 환자 7년 추적 결과 약 3명 중 2명이 생존, 사망발생 위험을 45% 감소시키는 것으로 관찰됐다.
이전 데이터 취합 시점과 비교 시 7년차에서도 안전성 프로파일은 일관되게 나타났고, 새로운 안전성 실마리정보(safety signal)는 관찰되지 않았다.
김병기 교수는 "린파자의 7년 장기 생존 데이터는 린파자 유지요법이 난소암 치료에 있어서 생존율의 지속적 개선과 완치 가능성을 보여준 중요한 이정표"라며 "PARP 저해제 퍼스트 인 클래스(first-in-class) 중 베스트 인 클래스(best-in-class)"라고 설명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MSD가 공동으로 개발하고 상용화한 최초의 PARP 저해제 린파자는 국내에서 난소암, 유방암, 췌장암, 전립선암, 자궁내막암 등 총 5개의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난소암의 1차 유지 요법에서는 2021년 10월부터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이날 이현주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항암사업부 전무는 "린파자가 여성암 환자들의 치료와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할 수 있어 기쁘다"며 "린파자는 난소암 국내 허가 이래로 10년 동안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이번 자궁내막암 적응증 추가를 계기로 여성암에서 린파자의 역할과 중요성이 한층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도 여성암 환자들의 최선의 치료 결과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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