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아 더 위험한 '미세혈뇨'

미세혈뇨 검출됐다면 신장질환, 암 등 중증질환 신호일 수도
60대 이상 흡연자, 방광암 등 요로계 종양 주의해야

김원정 기자 (wjkim@medipana.com)2025-07-29 09:16

세란병원 비뇨의학과 김경종 부장
혈뇨라고 하면 소변에 붉은 피가 섞인 상태를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소변에서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적혈구(RBC)가 존재하는 것을 '미세혈뇨'라고 한다. 미세혈뇨는 요로계에 감염이 생긴 경미한 경우에서부터 신장질환, 암과 같은 중증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시행하는 정기 건강검진 소변검사에서도 미세혈뇨는 충분히 구분된다. 건강검진에는 적혈구 존재시 양성(+)반응이 나타나는 요화학검사, 소변을 원심분리 후 관찰하는 현미경 검사가 있다. 보통 소변을 현미경으로 관찰하거나 소변 검사를 통해 적혈구가 고배율 시야(hpf)당 3개 이상 발견될 경우 미세혈뇨로 정의한다.

다만 1회의 미세혈뇨 소견이 있으면 반복 확인이 중요하다. 운동, 탈수, 생리로 인한 일시적인 소견일 수 있기 때문이다, 2회 이상 미세혈뇨가 반복적으로 검출되면 신장기능검사, 영상검사, 방광경 등 정밀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미세혈뇨는 사구체성 혈뇨와 비사구체성 혈뇨로 나뉜다. 사구체는 혈액을 여과하는 필터 역할을 하는 구조로 손상되면 적혈구가 소변으로 빠져나온다. 비사구체성 혈뇨는 방광, 요도 등 요로계의 질환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방광염, 신우신염, 요로결석, 방광암, 전립선 질환 등에서 나타난다.

사구체성 혈뇨는 IgA 신병증, 급성 사구체신염, 루푸스 신염 등이 원인이 된다. 단백뇨가 동반됐다면 신장 질환이 이미 진행 중일 수 있으며 이 경우에는 신장 조직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미세혈뇨는 연령대에 따라 원인이 다르다. 아동과 청년에서는 운동 후 일시적으로 미세혈뇨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여성에서 요로감염이 많다. 요로결석은 점차 빈도가 증가하고 있으며 단백뇨 동반 여부로 사구체성 또는 비사구체성을 감별한다. 일반적으로 양성 혈뇨가 많고 예후가 좋은 편이다.

중장년층에서는 요로결석이 매우 흔한 원인이며 사구체신염, 신장질환도 가능성이 있다. 요로결석은 옆구리 통증이 동반된 경우 의심할 수 있다. 60대 이상 흡연자인 경우 방광암과 같은 요로계 종양을 주의해야 한다. 남성이라면 전립선비대증, 전립선염과 같은 전립선질환이 많으며 신장기능이 저하된 경우도 감별해야 한다.

세란병원 비뇨의학과 김경종 부장은 "60대 이상에서 반복적인 미세혈뇨가 관찰된다면 방광경, 영상 검사를 활용해 종양성 병변 감별이 가장 중요하다"며 "혈뇨의 원인이 요로계에 있는 경우 육안 혈뇨의 가능성이 높으며 통증, 배뇨통, 빈뇨 등을 동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반복적인 미세혈뇨가 있어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방치하기 쉽다. 그러나 혈뇨 증상이 지속적이고 단백뇨가 동반된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며 "비뇨의학과에서 조기에 원인을 평가한다면 중증 신장 질환으로의 진행을 막고 원인 질환에 따라 맞춤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시간
빠른뉴스

당신이
읽은분야
주요기사

독자의견

작성자 비밀번호

0/200

메디파나 클릭 기사

독자들이 남긴 뉴스 댓글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