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 선고 후폭풍‥의료계 향한 국민정서 '악화일로'

무죄판결에 이의 제기 댓글, 국민청원 폭증‥의사·병원에 대한 의심까지
의료계, "형사사건으로 다루면서 국민 반감 키워‥감정적인 반응 안타까워"

조운 기자 (good****@medi****.com)2019-02-26 11:58

[메디파나뉴스 = 조운 기자]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집단사망 사건으로 기소된 의료진 전원이 1심 판결에서 전원 무죄 선고를 받은 가운데, 의료계에 대한 국민 정서가 악화일로에 치닫고 있다.
 
▲이대목동병원 사건 재판이 열린 서울남부지방법원 전경
 
지난 21일 서울남부지방법원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이대목동병원 의료진 7명에 대해 전원 무죄 판결을 내렸다.

의료계는 즉각 환영의 뜻을 표하며, 증거 재판주의에 입각한 합리적 판결이라는 반응을 내보였다.

하지만 해당 결과에 대해 국민들은 허탈함을 넘어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이대목동병원 무죄 선고 기사에는 의료진들을 심한 말로 비난하는 댓글들이 달리고, SNS 등을 통해 이대목동병원 의료진을 포함한 의료계 나아가 해당 판결을 내린 재판부에 대한 비판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22일 환자단체연합회는 "이번 판결은 의료사고 피해자나 유족 입장에서는 의료과실과 인과관계 입증을 엄격하게 요구하는 의료소송 형사재판 현장에서 이미 익숙한 장면"이라며, "검찰에서 항소 의사를 밝혔다"면서 "2심 형사법원의 공정한 판결을 바란다"고 판결에 아쉬움을 표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관련자들 무죄? 말도 안 되는 판결', '이대목동병원 의료진 전원 무죄를 납득 못 하겠습니다. 그 일이라면 당장 판사를 교체해 유죄로 판결해야 합니다', '신생아 넷이 숨진 이대목동병원, 확실하고 강력한 제재가 필요합니다', '의료사고 시 소송 걸면 환자만 약자! 패소한다' 등 관련 선고 후 이와 관련된 청원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 온 이대목동병원 관련 국민청원
 
이처럼 국민들이 해당 판결에 대해 반발하며, 의료진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는 가운데, 의료계는 현장에서 이러한 반감을 피부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병원을 운영하는 의사 A씨는 "이대목동 사건 이후로 의료 과실에 대한 국민 인식이 높아지면서, 병원과 의사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사소한 의심만 들어도 보호자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일도 늘어나고 있다. 고소하겠다는 말을 이전보다 더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해당 판결로 의료계 전체가 비난을 받는 상황에서, 국민을 환자로 상대하는 의료계는 전면적으로 맞서지는 못하지만 의료 현실과 특수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국민들의 반응에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

대학병원 레지던스 B씨는 "의료진을 향한 무조건적인 비난에 안타깝다. 물론 신생아들이 병원에서 사망했다는 데 대해 누군가 책임을 져야만 한다는 국민정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책임을 신생아를 살리기 위해 노력한 의료진이 져야 한다는 생각은 감정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싸이코패스가 아닌 이상 의료진이 일부러 아이들을 죽이려고 한 것이 아니지 않느냐. 분주 관행 등 감염관리 소홀에 대한 과실이 있었다는 것은 사실이나, 그런 환경을 만든 정부 정책에도 과실이 있다. 과실로 인정된 감염관리 소홀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인력과 의료수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B씨는 "재판부가 지적한 것처럼 해당 과실이 아이들의 사망과 100% 인과관계도 없는데 감정적으로 모든 것을 의사 탓으로 돌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형사재판으로 가면서 의료진에게 죄가 있는 듯한 상황이 됐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실제로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도 고의성이 없고, 중과실이 아닌 경우에는 형사재판을 해서는 안 되며, 민사재판 등을 통해 손해배상의 책임을 따져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이대목동사건의 후폭풍으로 의료계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검찰은 즉각 항소를 통해 감염 방지 의무를 소홀히 한 의료법 위반 혐의를 포함해 공소장을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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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2019.02.26 16:00:38

    잠잠해 지길 기다리는 거다 진짜 이건 아니다. 기자분들 기사 계속 써주세요. 정말 억울한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의료법 계정하라 피해자는 이길수가 없다. 의료법 계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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