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세브란스병원 약제부를 견학하기 위해 방문한 병원약사들과 김지 병실조제파트장(가운데 왼쪽), 정경주 한국병원약사회장(가운데 오른쪽). 사진=한국병원약사회 기자단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약 관리 시스템이 잘 짜여져 있는 것 같다. 개원 후 5년 정도 지난 새 병원이다보니 전체적으로 공간이 넓고, 새로운 기계도 많았다. ADS(주사약 자동 조제시스템)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최근 많이 도입하는 추세이긴 하지만 비용이 비싼 것뿐만 아니라, 사준다고 해도 약제부 내 공간이 부족해 들이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곳은 기기를 들여놓고도 약이 들어오는 공간, 보관 공간 등이 여유가 있어 보였다."
16일 한국병원약사회가 진행한 '2025 병원 약제부서 중간관리자 역량강화교육'의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병원 및 제약·유통사 견학이 이뤄진 가운데, 용인세브란스병원을 견학한 한 병원약사는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한국병원약사회는 이번 '중간관리자 역량강화교육'에서 서울대학교병원, 삼성서울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삼성바이오에피스, 지오영 등 병원과 제약·유통 산업시설 견학 프로그램을 신설해 운영했다. 병원약사회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프로그램은 중소병원 약사들의 요청에 의해 역대 처음으로 마련하게 됐다.
강의가 끝난 이후 견학 프로그램을 신청한 병원약사들은 각자 배정된 모임에 맞춰 각 병원 및 제약·유통사로 이동해 견학을 했다.
용인세브란스병원 내부 전경. 사진=조해진 기자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정경주 한국병원약사회장이 약제팀장으로 근무하는 곳으로, 직접 마중을 나와 견학을 온 병원약사들을 반겼다. 이후 김지 병실조제파트장이 직접 용인세브란스병원 약제부의 구석구석을 소개했다. 견학 온 병원약사들은 같으면서도 다른 환경을 가진 약제부의 환경에 여러 질문들을 쏟아내며 좀 더 많은 인사이트를 얻으려는 모습이었다.
기자 또한 이들과 함께 움직이며 용인세브란스병원 약제부의 구석구석을 함께 탐방했다. 약제부는 많은 병원이 그러하듯 지하층에 위치하고 있었다.
견학 중인 병원약사들. 사진=조해진 기자
용인세브란스병원 병동약국 모습. 사진=조해진 기자
마약실 견학하는 병원약사들. 사진=조해진 기자
가장 먼저 맞이한 공간은 '병동약국'이었다. '병동약국'은 입원 환자들을 위한 약을 조제하고, 불출하는 곳이다.
병동약국 내부로 이어지는 복도를 지나며 만난 자율주행 약 이송 로봇인 '피용'(Parmarcy의 P와 용인세브란스의 용을 합쳐 만들어진 이름)은 블루투스 기능이 탑재돼 스스로 약제부 입구 문을 열고, 길을 찾아가고, 엘레베이터를 잡아서 탑승해 각 층에 해당하는 진료과를 찾아가는 등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김지 파트장은 "이송하는 약이나 검체가 없는 경우에는 병동약국 앞에 위치한 충전공간에서 자동으로 충전을 하는 시스템으로 셋팅돼 있다"고 '피용'에 대한 소개를 부연한 뒤 "피용이가 제일 바쁘다"며 자율주행 이송 로봇이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피용은 견학이 이뤄지는 시간 동안 수시로 약제부의 문을 열고 이송을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다만 김지 파트장은 "진료과 입장에서는 일손이 확실히 줄어들기도 하고 환자 대기 시간도 짧아지기 때문에 더 확대 적용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피용이가 오류가 나면 담당자에게 전화가 온다. 그러면 찾으러 다녀야 해서 약제부 입장에서는 마냥 편하기만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응급실 이송이나 야간근무 시에는 유용하다"고 솔직한 사용후기를 전하기도 했다.
(왼쪽)약을 병동으로 이송 중인 자율주행 로봇 '피용'. (오른쪽)김지 병실조제파트장이 피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조해진 기자
UDS 카트에 대해 김지 파트장이 설명하고 있다. 사진=조해진 기자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마약류를 보관하는 마약실은 병동약국 외부에 따로 마련돼 이중문으로 구성됐으며 안면인식 후 출입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이 구축돼 있었다.
약제부 메인 공간으로 향하는 입구에는 조제 후 병동으로 이송되는 UDS 카트들을 보관하는 공간이 먼저 나타났다. 양쪽으로 각 병동별 네임카드가 꼼꼼하게 붙어있는 트레이들로 가득 찬 여러대의 카트가 대기 중이었으며, 움직이기 충분한 공간이 확보돼 있었다.
약제부 내부에서는 ADS 기기가 바로 병원약사들을 맞이했다. 한 쪽의 벽 전체를 차지하고 있는 규모의 ADS는 각종 주사제들을 ADS 내부 공간의 정해진 위치에 채워두면, 환자별 처방전에 따라 주사제들을 조제해 각 환자의 트레이에 담아 라벨링을 해주는 자동화 기기다.
때마침 처방전 마감시간에 따라 견학을 온 약사들은 실제로 ADS가 작동하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고, 기기 소모품 관리 주기 등 세세한 부분에 대해 질문하며 많은 관심을 보였다.
병원약사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인 ADS. 사진=조해진 기자
병동약국 내 ATC 운영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조해진 기자
이어 용인세브란스 약제부가 ATC(자동조제포장기)를 사용하는 방법, 약물 관리 방법, 냉장약 보관, 사용하는 기기의 종류 등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다. 항암제 등을 조제하는 무균조제실도 입구까지 공개하며 무균조제실 운영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공유했다.
이어 1층에 위치해 외래 및 퇴원 환자들이 방문하는 외래약국에 대한 견학도 이뤄졌다. 외래약국은 병동약국의 축소판인 모습과 함께 최근 마련한 '복약상담실'이 병원약사들의 이목을 끌었다.
실제로 의사들의 요청에 의해 환자와 면담을 통해 복약상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입원환자들이 입원하기 전에 상담을 통해 복용 중인 약을 식별하는 등 여러 업무를 진행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용인세브란스병원 외래약국. 사진=조해진 기자
외래약국이 운영하고 있는 복약상담실. 사진=조해진 기자
이어 견학의 마지막은 용인세브란스병원이 자랑하는 IRS 센터(통합반응상황실, Integration Response Space)를 방문하는 것이었다. IRS센터에서는 병원 내 임상 관련 정보를 모아 지휘하는 중앙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입원 환자 개개인의 상태 정보를 한번에 확인할 수 있어 응급상황에 빠르게 대처가 가능하다.
원내 약국에 대한 설명을 모두 마친 김지 파트장은 "2020년 병원을 개원할 때부터 업무 프로세스를 효율성 있게, 의료 서비스를 사용자 입장에서 제공하는 것이 정경주 약제팀장님의 목표였다"며 "약별로 조제를 해서 병동으로 올라가면 간호사 선생님들이 스테이션에서 제2의 약국을 펼쳐야 한다는 말들이 많았다. 이에 환자별로 조제를 진행해 병동 업무를 효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또한 약포지 별로 QR 태그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환자 오투약 확률을 낮추고, 투약기록까지 전산에 남겨 안전성을 강화했다는 점이 용인세브란스 약제부의 특장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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