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醫 황규석 회장 "트리플링 막을 골든타임, 6월 말"

"의정갈등은 시스템 전환점…의협, 6월말 전 정책 제시해야"
새 정부에 '신뢰 회복'과 '과감한 투자' 요구
유급·제적 의대생 지원·연수 프로그램 준비…기초수련 네트워크 제안도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5-06-17 08:31

서울시의사회 황규석 회장. 사진=조후현 기자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서울시의사회가 이재명 정부를 향해 "향후 5년간 '의료 100년 대계'를 준비하는 자세로,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을 책임 있게 설계하라"고 주문하고 나섰다.

서울시의사회 황규석 회장은 지난 12일 서울 당산동 시의사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의정 갈등은 단순한 정치적 충돌이 아니라 시스템이 바뀌는 전환점"이라며 "정부는 의료계와의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이재명 정부가 예측 가능한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의료계와 상의하는 자세를 견지한다면, 젊은 의사들과 의료계 전체가 다시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새로운 거버넌스를 기반으로 한 협치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트리플링 사태, 남은 시간 3주…의협 무대응 땐 무책임"

황 회장은 최근 의대생 8000여 명의 유급과 제적 위기, 의대 3개 학년 동시 입학이 겹치는 '트리플링 사태'를 지적하며 "수업 시작 전까지 남은 3주가 마지막 골든타임"이라고 밝혔다. 이대로라면 2024·2025·2026학번이 동시에 1학년 수업을 듣게 되는데, 이는 교육의 질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라고.

따라서 그는 "의협이 6월 말까지 아무런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직무유기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황 회장은 지금은 대한의사협회가 의료계의 대표로서 한목소리를 내고, 정부에 구체적 해법을 제시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그는 "집행부 내 의견수렴 구조도 경직돼 있고, 지역의사회와의 소통도 부족한 현실"이라고 내부 문제도 언급했다.

황 회장은 정부의 정책 불신이 젊은 의사들을 의료와 교육 현장에서 떠나게 만든 핵심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복귀하지 않으면 유급이라는 초법적인 압박이 문제를 키우고 있다. 복귀를 위한 명분은 정부 스스로가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황 회장은 건강보험 제도의 전면 재검토와 함께 "당연지정제 유지가 현실적인지, 4000만 실손보험 가입 시대에 맞는 구조인지 따져봐야 한다"며 정책 구조 전체의 재설계를 주문했다.

또한 열악한 환경에선 환자를 살릴 수 없으므로 "의료현장에 과감한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의사회는 이번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전공의·의대생을 지원하는 다각도의 조치를 준비 중이다.

황 회장은 "법률·행정 자문단을 구성해 유급·제적 관련 지원을 제공하고, 젊은 의사들이 의료현장 복귀 전 임상 감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서울시내 2차병원이나 로컬 병의원과 연계한 임상 연수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휴학생을 위한 장학금 지원, 의정 갈등을 되돌아보는 백일장 개최 등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PA가 전공의 보조? 말도 안 되는 일…기초 수련 네트워크 필요"

황 회장은 현재 수련환경에 대해 "과거처럼 주 200시간씩 일하는 환경은 사라졌지만 교육의 질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며 "전공의들이 PA 간호사의 보조인력처럼 쓰이는 구조는 모순적"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만약 기존 수련환경 개선이 어렵다면 중소병원 및 2차 병원, 지역 병의원과 연계한 '기초 임상 수련 네트워크'라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황 회장은 "지난 1년 5개월간 가장 고통받은 사람은 전공의와 의대생"이라며 "이들이 하루빨리 제자리로 돌아와야 의료시스템이 정상화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의료계가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으므로 의대 교수, 개원의, 전공의, 의대생이 하나로 뭉쳐 정부와 협상하고, 국민을 설득해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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