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형 당뇨병 환자, 정신질환 동반 시 자살위험 3배 높아 

서울성모병원 이승환·의정부성모병원 백한상 교수 연구팀
우리나라 2형당뇨병 환자 87만명 12년 추적관찰, 세계 최대 규모 분석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5-06-20 09:06


비만과 운동 부족 등으로 2형 당뇨병 유병률이 증가하는 가운데, 2형 당뇨병 환자가 정신질환을 동반하면 자살 위험이 최대 3.2배까지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국제학술지에 게재됐다.

지금까지 당뇨병과 자살의 연관성을 밝힌 연구는 주로 1형 당뇨병 환자 중심으로 진행돼 왔으나, 이번 연구는 국내 전체 성인 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세계 최대 규모의 분석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이승환 교수(공동교신저자), 의정부성모병원 백한상 교수(제1저자) 연구팀은 숭실대학교 한경도 교수(공동교신저자)와 함께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2009년 건강검진을 받은 2형 당뇨병 환자 87만5671명을 2021년까지 12년간 추적했다.

분석 결과, 조현병을 동반한 환자의 자살 위험은 일반 2형 당뇨병 환자 대비 3.24배 높았다. 이 외에도 양극성 장애는 2.47배, 우울증 2.08배, 불면증 2.03배, 불안장애는 1.63배로 각각 자살 위험이 높게 나타났다.

정신질환이 있는 그룹은 모든 원인 사망률(all-cause mortality) 역시 유의하게 높아, 정신건강이 당뇨병 환자의 생존율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확인됐다.

자살로 사망한 2형 당뇨병 환자의 특성을 보면,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남성, 저소득층, 흡연자, 과도한 음주자의 비율이 더 높았다.

제1저자인 백한상 교수는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으면 삶의 질이 낮아지고 이로 인해 우울, 불면, 불안 등 정신질환이 유발되기 쉽다"며 "반대로 정신질환이 조절되지 않으면 약물 복용 순응도나 자기관리 능력이 떨어져 혈당 조절이 다시 악화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번 연구는 국내 당뇨병 환자의 자살 위험 요인을 정량적으로 규명한 자료로, 향후 보건의료 정책 수립과 임상 지침 개정에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동교신저자인 서울성모병원 이승환 교수는 "인슐린 저항성이 뇌의 포도당 대사 변화나 신경 염증을 유발할 수 있고, 만성 스트레스 역시 교감신경계를 자극해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켜 2형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다"며 "자살 위험 요인으로 고령, 저소득, 인슐린 사용 등이 확인된 만큼,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평가와 상담 개입을 표준 진료에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동저자인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강동우 교수는 "이번 연구는 특정 정신질환별로 자살 위험도를 다면적으로 평가한 점에서 의의가 크다"며 "양방향 상호작용의 가중치를 평가하고, 정신질환 치료가 2형 당뇨병 환자의 사망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Jmournal of Affective Disorders'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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