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간암 면역항암 치료효과, '혈액 한 방울'로 예측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병용치료 반응 예측 바이오마커 'PBIS' 개발
PBIS 높은 환자, 사망위험 3.6배↑…국내 첫 다기관 전향 연구 성과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5-09-26 09:58

(좌측부터)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한지원, 조희선,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이순규 교수

진행성 간암 환자의 면역항암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혈액검사법이 개발돼 국제학술지에 발표됐다.

간암은 전 세계 암 사망 원인 3위를 차지하며, 다양한 치료제 개발로 치료 성적이 향상되고 있다. 특히 수술이 불가능한 진행성 간암의 경우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이 1차 표준치료로 자리잡아 생존율을 높이고 있으나, 실제로 효과를 보는 환자는 30%에 불과하다. 이에 환자별 맞춤형 치료전략을 세울 수 있는 예측 지표 마련이 절실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한지원 교수(교신저자), 조희선 교수(공동1저자),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이순규 교수(공동1저자) 연구팀은 진행성 간암 환자에게 널리 사용되는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AB) 병용요법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혈중 지표 'PBIS(Peripheral Blood Inflammatory Score)'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2020년 5월부터 국내 최초의 다기관 전향 연구를 수행했다. 서울성모병원 환자 116명과 인천성모병원 환자 54명, 총 170명을 분석했으며, 이를 통해 예측력을 검증했다.

PBIS는 호중구-림프구 비율, C-반응성 단백질(CRP), 인터루킨-2, 인터루킨-12 등 4가지 전통적 염증인자를 통합한 지표다. 이 중 두 개 이상이 정상치보다 높으면 '위험군'으로 분류했다. 연구 결과, PBIS 수치가 높은 환자는 전체 생존율(OS), 무진행 생존율(PFS), 치료 객관적 반응률(ORR)이 모두 유의하게 낮았다. 성향점수 매칭 분석에서도 PBIS 고위험군의 사망위험은 3.6배, 진행위험은 2.1배 높았다.

반면, 간암 1차 표적치료제인 렌바티닙 치료군에서는 PBIS가 예측력을 보이지 않아, PBIS가 특히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에 특화된 바이오마커임이 확인됐다.

서울성모병원 한지원 교수는 "진행성 간암 환자에서 비침습적 혈중 지표로 면역항암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PBIS는 환자의 염증 상태와 면역반응을 반영해 최적의 치료전략 수립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희선 교수는 "인터루킨-2, 12는 면역활성 및 억제 모두에 관여하는 인자로, 이번 연구는 사이토카인과 전통적 염증지표를 통합해 예측 정확도를 높인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순규 교수는 "진행성 간암 환자의 면역항암치료 효과는 제한적인 경우가 많아 바이오마커 개발이 시급하다"며 "다기관 전향 연구를 통해 PBIS의 임상적 유용성을 입증한 만큼 향후 정밀 맞춤치료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지원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으며, 종양 면역 분야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Immun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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