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비대위원장직 두고 내홍 조짐…대정부 전략 시각차

임현택, 비대위 인수 요청…"비대위에 당선인 입장 반영 안 돼"
대의원회 갈등 진화 주력…"비대위 운영규정상 임기 이달까지"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4-04-09 06:07

의협 임현택 회장 당선인, 박성민 대의원회 의장, 김택우 비대위원장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비상대책위원장 직을 두고 내홍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정부 전략에서 임현택 회장 당선인과 비대위가 시각차를 보이면서다.

향후 연속성 측면에선 임 당선인 비대위원장 조기 인수가 설득력을 갖지만 규정상 근거는 부족, 대의원회는 갈등 진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8일 의협 회장직 인수위원회는 대의원회와 비대위에 공문을 보내 임현택 회장 당선인이 비대위원장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당초 임현택 당선인은 지난달 선거 직후 김택우 비대위원장과 만나 공동위원장 체제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 과정에서 김택우 비대위원장은 당선인 뜻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단독위원장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답해 임 당선인이 수용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임 당선인 뜻과 배치되는 의사결정과 대외 의견 표명이 여러 차례 이뤄지면서 내외 혼선이 발생했다는 것. 임 당선인은 이날 증원을 1년 유예하고 재논의하자는 내용이 비대위 입장으로 화제된 것을 단적인 예로 들었다. 비대위 입장에서 이 같은 제안을 하는 것은 임 당선인과 상의되지 않는 내용이란 입장이다.

따라서 임 당선인이 비대위원장직을 가져오게 되면 비대위 조직 구성과 스탠스가 대폭 변경될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임 당선인은 "제 입장에선 당선인 입장이 충분히 반영된다는 조건 아래 단독위원장 체제를 수용한 것"이라며 "당장 내일이라도 비대위원장직을 수행하게 된다면 조직 구성부터 계획까지 많은 부분을 바꿀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 당선인 주장은 연속성 측면에선 설득력을 갖는다. 현 비대위는 오는 28일 의협 정기대의원총회 이후 임 당선인이 이어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사태 해결과 이후 수습까지 고려한다면 임 당선인이 지금부터 비대위를 이끄는 게 원활한 흐름이라는 시각이다.

다만 근거는 부족하다. 임 당선인 인수위는 지난 2월 7일 의협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비대위원장 선출은 대의원회 운영위에 위임했고, 운영위는 신임 회장이 선출되면 비대위원장을 맡기로 확정한 뒤 김택우 위원장을 선출했다는 점을 이번 주장 근거로 설명했다.

그러나 2월 20일 비대위 첫 회의에서 제정한 운영규정에 따르면 비대위원장 임기는 이달 30일까지다. 대의원회 역시 해당 운영규정을 언급하며 대의원회 운영위 차원에서도 승인했다는 점을 설명했다. 따라서 가능한 갈등 진화에 나설 방침이다.

박성민 의협 대의원회 의장은 "우선 임 당선인 인수위에 다시 공문을 보내 요청 근거를 묻고, 비대위와 당선인 뜻이 맞지 않다는 부분도 어떤 점인지 확인해보려 한다"며 "인수위 측 답변 내용을 보고 근거가 있다면 운영위 소집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연준흠 의협 회장직 인수위원장은 갈등으로 비화되지 않았으면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선인 의지를 반영, 원활한 비대위 업무 흐름을 위해 조기 인수를 요청한 정도라는 입장이다. 기존에도 비대위 내부에서 회장 선거 이후 임 당선인에게 비대위를 맡겨야 할지 우선 활동을 이어갈지 논의가 있었다는 점도 부연했다.

연준흠 인수위원장은 "비대위나 대의원회와 싸우자는 뜻은 전혀 아니다. 대의원회 권한이니 이렇게 해주시면 어떨까 요청을 드린 것"이라며 "무분별한 의대 증원을 막겠다는 의지는 모두 같다. 다만 방향이 조금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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