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농포성건선 치료 신약 '스페비고' 국내 도입 늦어지는 이유

GPP서 위약 대비 84% 개선한 최초·유일 치료제 스페비고 
희귀질환 지정 보류로 환자 자부담 커 접근성 확대 난항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3-07-21 06:07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전신농포성건선(GPP) 치료 신약 '스페비고'(스페솔리맙)의 국내 도입을 둘러싼 실마리가 좀처럼 풀리지 않는 모습이다.

전신농포성건선에 대한 희귀질환 지정이 보류되면서 개발 제약사의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 신청에도 접근성은 미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페비고에 대한 국내 도입을 두고 의료계와 전신농포성건선 환자들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 

전신농포성건선은 말 그대로 전신에 걸쳐 고름 물집이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질환을 말한다. 일반적인 판상건선 보다 증상이 심해 환자 삶의 질을 수직하락 시키며, 최악의 경우 감염으로 인한 패혈증으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최초로 등장한 전신농포성건선 치료제가 스페비고다. 스페비고는 베링거인겔하임이 지난 2022년 개발한 신약으로 성인 전신농포성건선 치료에 있어 전 세계에서 유일한 치료제다. 

이 약물은 판상건선에 비해 염증반응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인터루킨(IL)-36 신호경로를 차단하는 기전을 가진다. 

이에 스페비고는 2022년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GPP 치료 용도로 최초 승인을 받았다. 현재는 미국을 비롯한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등 40여개 국가에서 허가를 획득했다.

또 최근에는 스페비고가 농포의 발적을 위약 대비 84% 개선했다는 새로운 데이터가 세계피부과학회(WCD)를 통해 제시되면서 국내 도입에 대한 요구는 더욱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전신농포성건선이 희귀질환으로 인정을 못 받으면서 국내 접근성 확대는 요원하다는 지적이다. 

원 개발사인 베링거인겔하임이 스페비고에 대한 식약처 승인을 신청했지만, 비싼 약가로 인해 수요 예측은 쉽지 않은 상황.

스페비고의 정맥주사 형태로 초기 900mg를 투여 받는다. 만약 발적이 계속되면 1주일 후에 추가로 900mg를 투여 받아야 하는데, 이때 약가는 미국 기준 약 5만1000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심평원보건의료빅데이터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전신농포성건선 환자는 2608명. 희귀질환 지정 요건인 환자 수 2만명 미만에 부합한다. 하지만 질병관리청은 GPP에 대한 산정특례 지정을 지속 보류했다. 

지난해에는 대한건선학회가 재신청을 했지만, 재검토 기간으로 분류돼 희귀질환 대상에서 제외됐다. 

올해는 다시 재심의 대상이 돼 희귀질환 지정을 노려볼 수 있다. 

따라서 이번에 희귀질환으로 지정이 된다면, 산정특례를 받게 돼 전신농포성건성 환자는 본인부담금 10% 만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이에 한국건선협회 김성기 회장(가천대 경영대학원 의료경영 겸임교수)은 "전신농포성건선 환자들이 2018년부터 희귀질환으로 지정해 달라 신청했지만, 여전히 심의 보류가 나고 있다"면서 "정부당국에서는 의료비용이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건선만 지원해주는 건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점을 이유로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치료제가 나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도적 미비와 돈에 대한 제약 때문에 치료제 존재 자체 의미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 회장은 올해가 전신농포성건선에 대한 재심의가 이뤄지는 해인만큼, 희귀질환 지정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목표다. 

그는 "희귀질환으로 지정해달라는 건의서를 지난주 질병청에 냈다"면서 "마침 일부 국회의원들도 환자들의 어려움을 알고 토론회 개최를 제안한 만큼, 보장성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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