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병원' 필요성은 분명‥지역적 '균등 분포'가 큰 과제

전문병원, 수도권 및 광역시에 집중 분포되는 경향‥분야도 관절·척추·산부인과에 몰려
전문병원의 불균등한 지역 분포, 지역 간 의료격차 더욱 벌어지게 만들 수도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3-12-21 06:02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전문병원 지정제도'는 전문성 강화를 통한 중소병원의 역량 증진, 효율적인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 및 지역 의료 전달체계 확립이라는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했다는 평가가 뒤따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전문병원이 전무한 지역이 존재하고, 특정 진료과에 지정이 쏠리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물론 전문병원 지정 관련 규칙 및 고시에 특정 지역에 대한 완화 조건이 있지만, 지역 불균형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따라서 대도시 외 지역 주민에 대한 질 높은 의료서비스 제공 기회 증가, 의료접근성 향상, 지방 중소병원을 활성화 등 지역별로 균형 있는 전문병원의 배치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큰 과제로 언급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지역별·분야별 전문병원 적정규모 산출방안 연구'에 따르면, 전문병원 지정제도는 2011년 제1기 전문병원 지정(20개 분야·99개 기관)을 시작으로 2기(19개 분야·111개 기관), 3기(18개 분야·109개 기관)를 거쳐 현재 4기(총 17개 분야·116개 기관)까지 지정돼 운영되고 있다.

4기부터는 1년 단위로 전문병원 신청 및 심의가 진행돼 1차년도 101개 기관(17개 분야), 2차년도 10개 기관(7개 분야), 3차년도 5개 기관(4개 분야)이 지정됐다.

전문병원은 관절, 뇌혈관, 대장항문,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수지접합, 신경과, 심장, 안과, 알코올, 외과, 유방, 이비인후과, 주산기, 척추, 화상, 한방부인과, 한방중풍, 한방척추 19개의 분야로 지정된다.

분야에 따라 종별로 병원, 종합병원, 요양병원, 정신병원, 한방병원으로 분류돼 운영되며, 정신병원은 2021년 이후 개설돼 알코올 분야가 포함됐다.

전문병원 지정현황(1~4기)을 살펴보면 병원급이 약 70%로 가장 많았고, 종합병원(14.75%), 한방병원(9.29%), 정신병원(6.01%), 요양병원(0.55%) 순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지정된 전문병원의 특정 지역 및 질환으로의 집중화 현상으로 인해 지역 및 질환별 편차가 심화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4기(1~3차) 전문병원으로 지정된 전체 기관 중 수도권 및 광역시에 위치한 기관은 약 88%였다. 수도권 약 55.2%(64개 기관), 광역시 약 32.8%(38개 기관)로 전문병원이 수도권 및 광역시에 집중 분포돼 있었다.

종합적으로 봤을 때 전문병원은 서울, 경기에 집중되고 부산, 대구 순으로 분포가 높게 나타났다. 반면 세종은 전문병원 지정이 이뤄지지 않고, 제주에는 해당 병원의 지정 분야가 폐지됐다.

더불어 1~4기 전문병원 분야별 분포도는 관절(19.67%), 척추(15.30%), 산부인과(12.57%)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반대로 신경과, 심장, 유방, 한방부인과는 1개의 기관으로 가장 낮은 비중을 보였다.

4기에 지정된 17개 분야 중 상위 5개 분야의 비율 역시 약 65.6%(관절 20.7%, 척추 16.4%, 산부인과·안과·한방척추 각 9.5%)로 특정 분야로의 쏠림 현상이 다소 발생했다.

전문병원 지정 관련 규칙 및 고시에 의하면 특정 지역에서는 전문의, 병상, 진료량 기준에 대해 30% 범위 내에서 완화할 수 있음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지역 간 의료기관 이용 차이를 전혀 반영하지 못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연구팀은 "전문병원 지정제도는 전문병원의 전문 질환 환자 점유율 증가, 높은 질적 수준의 전문병원 환자 경험, 병원 브랜드 가치 향상 등의 긍정적인 성과가 나타나기에, 전문병원의 불균등한 지역분포는 지역 간 의료격차를 더욱 벌어지게 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재 전문병원은 질환 특성상 크게 3가지 유형으로 분류돼 관리되고 있다.
 

연구팀은 난이도 높은 영역 분야와 사회적 필요 분야의 경우 출산율 저하 문제 심화, 필수 의료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도 증가 등 현재 의료계의 상황을 비춰 볼 때, 해당 산출안을 적용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바라봤다.

의료계에서는 전문병원이 되면 이에 걸맞는 보상 체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전문병원이 되고 나서도 유지를 위해 더욱 꼼꼼한 관리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전문병원으로 지정된 병원들은 전문병원 의료질 평가지원금, 전문병원 관리료 등 인센티브 수가를 통한 금전적인 보상을 받는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전문병원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지 않는 이유는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해도 보상이 적기 때문이다. 전문병원이 되고 나서도 계속해서 투자할 것들이 많은데 의료질평가 지원금을 조금 받는다고 해서 큰 보상이 되진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의료전달체계에서 전문병원들의 역할이 중요함에도 상대적으로 재정적 인센티브 수준이 낮다. 지급 기준을 크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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