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산모 위한 배려 곳곳에, 산부인과 전문병원 '미즈메디병원'

의료 위기 해결 위한 열쇠, '전문병원'을 찾다 (하)
"상급종합병원에도 안 밀린다, 난임 등 특화 분야는 선도" 자부심
전문병원 인식 부족에 역할은 모호… 동네 병의원과도 경쟁
역할·장점 국민 인식 제고와 전문병원 가산 개선 필요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3-04-05 06:09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미즈메디병원은 서울 서부권에서 유일한 산부인과 전문병원인 종합병원이다. 지난 2000년 개원 이래 7만6385명의 새 생명이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초저출산 시대에도 산부인과 전문병원 외길을 걸으며 4회 연속 전문병원에 지정된 만큼, 일부 고위험 산모나 암 수술 등을 제외하고는 상급종합병원에도 밀리지 않으며 난임센터 등은 오히려 선도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이처럼 특정 진료과에 특화돼 지역 중소병원과 상급종합병원을 잇는 '허리' 역할을 수행할 전문병원은 상급종합병원 쏠림 현상은 물론 지역완결 의료체계에도 기여할 수 있다.

전문병원 제도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지 전문병원 입장에서 들어본다.
 

◆산모 위한 배려 곳곳에… 산부인과 전문병원 '외길' 미즈메디병원

미즈메디병원은 병원명부터 여성 이름 앞에 붙이는 존칭을 통칭하는 Ms(Miz)와 Medicine(의학)의 합성어를 사용, 여성의학 전문병원을 표방하고 있다. 

분만센터부터 난임센터, 로봇수술센터, 유방갑상선센터 등 전문센터를 갖추고 임산과 출산, 갱년기질환까지 모든 연령대 여성건강에 특화돼 있다.
 
미즈메디병원 아이드림센터(난임센터)

미즈메디병원 산부인과는 산과, 부인과, 난임 세부 분과별 전문의가 진료를 담당하며, 유방외과 비뇨의학과 내분비내과 소화기내과 류마티스내과 가정의학과 소아청소년과 영상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등도 있어 긴밀한 협진을 통해 치료하고 있다.

협진 시스템은 분만센터에서도 빛을 발한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고령산모의 경우 여러 기저질환 가능성이 높고 당뇨병, 고혈압 등이 증가할 수 있다. 미즈메디병원은 내분비내과, 심장내과 등 모든 진료과와 협진을 통해 임신 중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을 관리하고, 임상영양사와 함께 식단관리, 운동 등 생활습관도 조절하도록 한다. 

응급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산부인과, 마취통증의학과 의료진이 365일 24시간 대기해 언제 발생할지 모를 응급분만, 제왕절개수술, 무통시술 등에도 신속하게 대처하고 있다.

미즈메디병원 전신인 영동제일병원에서부터 시행한 복강경 수술은 개원 후 10만례를 돌파했고, 다빈치 로봇수술 도입을 통해 수술 안전성도 한층 높였다.

특히 난임센터인 '아이드림센터'는 상급종합병원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하는 분야다. 난임 치료분야에 있어 체계적 진료시스템과 시험관 아기 기술을 선도해 온 연구원 기술력, 최첨단 시설과 장비를 자랑한다. 지난 2021년에는 만 47세 여성이 본인 난자로 시험관 아기 임신·출산에 성공하는 사례도 이뤄냈다.
 
(왼쪽부터) 미즈메디병원 샴푸실, 분만실

전문병원은 상급종합병원에도 뒤지지 않는 의료서비스 질은 물론, 특정과목에 특화돼 있다는 점에서도 차별성을 갖는다.

대표적인 예가 샴푸실과 진료 시작 시간이다. 

미즈메디병원은 분만이나 수술 후 머리를 감기 불편한 환자를 위해 샴푸실을 별도로 둬 보호자가 직접 머리를 감겨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난임센터인 아이드림센터의 경우 직장인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진료 후 출근할 수 있도록 오전 7시30분에 진료를 시작하고 있다.

미즈메디병원 관계자는 "이런 배려도 산부인과 전문병원 특성상 여성과 산모, 직장인 등 환자군이 특정돼 있어 설계가 가능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특화된 환자를 위한 배려에 미즈메디병원이 원칙으로 세운 '환자제일주의'가 더해진 성과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환자경험평가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미즈메디병원은 지난해 제3차 환자경험평가에서 전반적 만족도 전국 4위, 서울지역 1위라는 결과를 얻었다.

병원 관계자는 "실제로 어머니와 딸이 대를 이어 2세를 출산한 사연이나 첫째부터 넷째까지 연달아 출산하는 사연도 많다"며 "환자 만족도가 높기에 가능한 사례"라고 부연했다.
 
미즈메디병원 전진동 진료부장

◆인식 부족에 모호해진 역할… 동네 병원과도 경쟁하는 전문병원

이처럼 전문병원은 지역 의료체계 중추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지만, 실상은 인식 부족으로 동네 병의원과도 경쟁하고 있는 실정이다.

병원 입장에서 전문병원 지정·운영을 위한 투입비용 대비 가산은 미미해 인센티브가 부족하다는 문제도 있으나, 정작 국민들이 전문병원 존재를 모른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는 것.

실제로 미즈메디병원 전진동 진료부장은 수가 등 지원도 필요하지만 전문병원에 대한 국민 인식 제고 필요성을 더욱 강조했다.

전 부장은 "전문병원은 정부가 해당 분야에서 인증한, 적어도 그 분야 진료에서는 최상의 퀄리티가 보장된다는 것을 국민들이 잘 모르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전문병원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니 지역에 있는 큰 병원이라고만 생각하고, 막연히 진료비는 더 비쌀 것이라고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전문병원에 대한 인식 부재와 상급종합병원 선호현상은 전문병원 역할을 모호하게 만들었고, 일차의료기관이나 중소병원과도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결국 동네 병의원부터 상급종합병원까지 모두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

전 부장은 "전문병원에 대한 인식이 이렇다보니 개인 산부인과 입장에서 우리는 전문병원이 아니라 경쟁자다. 해결하지 못하는 환자를 우리에게 보내지 않고 상급종합병원에 보낸다"면서 "지역에서 해결할 수 있는 부분도 상급종합병원으로 더욱 쏠리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전문병원 역할을 명확히 하기 위한 인식 제고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부가 어렵게 인증해준 만큼 정부 차원에서 전문병원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고 특장점이 있는지를 알리는 홍보가 선행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전 부장은 "물론 전문병원이라도 일부 고위험 산모나 암 환자 등은 어쩔 수 없이 상급종합병원으로 보내야 하는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은 커버가 가능하다"며 "상급종합병원을 찾지 않아도 지역에서 대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데다, 앞서 소개한 것처럼 특화된 양질의 서비스가 가능한 장점도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병원을 알리고 역할을 명확히 해 지역 의료체계에서 충분히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한편, 부족한 전문병원 가산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산부인과의 경우 전문의 1인당 환자수는 물론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확보, 임상경력 10년 이상 전문의 비율, 경력간호사 비율, 산모·신생아 응급 진료시스템 등에 대한 엄격한 기준과 심사를 거쳐야 한다. 이를 통해 환자는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지만, 전문병원이 받게 되는 가산은 크지 않아 병원은 이 같은 시스템을 운영하고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설명이다.

전 부장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위해 비용을 투자하지만 가산은 열악한 실정"이라며 "가산이 충분해야 신규 전문병원 유인은 물론 기존 전문병원 의료질 고도화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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