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36명 전공의 선택은 속도보다 '안정감'… 대전협 회장에 강민구

'안정감·포용력' 내세운 강민구 당선인… 70.97% 득표로 크게 따돌려
빠른 속도 변혁 강조한 주예찬 후보, 투표 직전 시위로 구설… 29.03% 득표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2-08-13 06:07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12일 대전협 회장 선거 개표 결과 강민구 후보가 주예찬 후보를 따돌리고 당선에 성공했다.

이를 두고 5000명 전공의는 빠른 속도의 변혁보다 안정감을 선택했다는 풀이가 나온다.

두 후보는 공약부터 토론회까지 스타일 차이가 명확했다. 

먼저 강 당선인은 ▲급여 인상 및 근무환경 개선 ▲투명한 운영 및 회원 참여 기회 확대 ▲회원 복지 사업 확대 및 대전협 역량 강화를 주요 공약을 제시했다.

강 당선인은 25기 부회장을 역임하고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만들었다. 제1공약으로 내세운 당직 수당 지급체계 개편과 36시간 연속근무 제도 개선도 '집행부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회장 임기가 짧아 연속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던 것을 부회장을 역임 중인 특성을 살려 회무를 연속성 있게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을 전략으로 내세웠다는 평가다. 그러면서도 필요한 점은 개혁해 나간다는 차별점을 둬 안정적인 회무에 대한 신뢰감을 더했다.

주변에서는 강 당선인의 포용력을 장점으로 꼽았다. 강 당선인 체제에서 부회장을 맡게 될 한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승원 전공의는 강 당선인을 '무지개 같은 사람'으로 정의하기도 했다. 다양한 색을 가진 사람을 포용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이는 당선 인사에서도 드러났다. 강 당선인은 표를 준 지지자에게 감사를 표하면서도 "지지해주지 않으셨지만 투표에 참여해주신 선생님들에게도 감사 말씀을 드린다"고 언급하며 "여론을 잘 수합해 회무를 이끌어 달라는 의미로 깊이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뽑아주신 분들과 그렇지 않은 분들의 의견을 종합하고 절충해 더 나은 대안을 만들겠다"며 "다양한 목소리와 정체성이 공존하는 대전협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주 후보는 빠른 속도의 변혁을 예고했다. 주 후보는 ▲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을 갖는 전공의 노동조합 조직, 일명 병원별 '전공의 노조'를 활성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제1공약으로 노조 설립을 내걸면서도 앞장서 행동하는 것을 강조했다. 주 후보는 토론회에서 "행동을 먼저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며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탁상공론에 불과하다"는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주 후보가 당선되면 대전협이라는 이름만 남기고 다 바뀔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다만 이는 기대와 동시에 우려로도 작용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주 후보가 투표 개시 하루 전부터 연일 구설에 올랐기 때문이다.

주 후보는 지난 2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의원 국회의원 사무소 앞에서 공공의대 설립을 반대하는 1인 시위를 펼치며 앞장서 행동하는 이미지를 굳혔다. 피켓에는 "소병철 의원님 원하는게 실력 없어서 저질진료해도 재선에만 도움되는 의사입니까" "국민건강 위협하는 공공의대 저질의사 양산 결사반대" 등의 문구가 담겼다.

그러나 지난 6일 투표를 이틀 앞두고 대한간호협회 앞에서 진행한 시위는 역효과를 내며 이미지 굳히기에 실패했다.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건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의사 부족 문제를 거론한 것을 두고 비판하는 입장을 담은 피켓을 들었는데, 발언의 강도가 지나쳤다는 지적이 나온 것. 피켓에는 "주제넘게" "지껄이나" "건방지게" 등 다소 강한 문구가 담겼다. 주 후보는 "간호사의 죽음까지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몰지각한 행동과 언사에 대한 분노를 표출한 것"이라며 "자극적인 표현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양해의 말씀을 드린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선거에는 전체 1만429명 전공의 가운데 5336명이 참가했다. 투표율은 51.16%다. 지난 2018년 전자투표가 도입된 이래 두 번째로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것. 지난해 35.8%로 급락했던 투표율에 비하면 선방한 것이지만, 전공의 단체행동이 있었던 2020년 65.97%를 제외하면 여전히 절반 수준에 머무는 투표율은 과제로 남은 것으로 평가된다.

강 당선인은 "당장 하반기부터 마주할 의료계 문제가 산적해 있다"며 "의료진 처우 개선과 더불어 올바른 의료 환경 구축을 통해 국민 건강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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