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수가협상 끝낸 약사회 "객관적 수치로도 참담, 생존 위한 인상 필요"

"밴드 키워야 전체 유형 공존 가능, 공급자 전체 이익 위한 구조 개편 필요"
"약국은 정부 지원 없이 버텨왔다…장기처방·수급난 해결책도 필요"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5-05-16 18:18

1차 수가협상을 마친 대한약사회 수가협상단. 사진=박으뜸 기자

[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대한약사회 수가협상단이 2026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수가협상) 1차 협상을 마친 뒤 "약국은 더 이상 버틸 여력이 없다"며 실질적인 수가 인상을 강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16일 오인석 수가협상단장은 "객관적인 데이터만 봐도 약국 경영 상황은 참담하다. 정부는 이제 약국의 생존을 위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호소했다.

오 단장은 협상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구체적인 목표 수치를 밝히기는 조심스럽지만, 5% 이상 인상되면 좋겠다는 바람은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그는 "약국 경영 데이터가 매우 좋지 않아, 그런 수치조차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 괴리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이날 협상에서는 약국의 주요 지표에 대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약사회가 상황을 공유하며 상호 이해를 높이는 시간을 가졌다.

오 단장은 "공단이 제시한 데이터만으로도 약국의 경영상황이 얼마나 어려운지 충분히 드러났고, 공단도 이 부분에 공감했다. 문제는 그 공감이 실제 인상률 반영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공단이 재정 흑자 상황에도 불구하고 "여력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데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건보 재정 수지는 30조 흑자인데 약국 행위료가 줄고 있다는 데이터도 분명하다. 약국의 어려움을 해소해 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주기를 요청했다"고 강조했다.

약사회는 특정 유형의 협상 순위에 따라 밴드 내 점유율이 급격히 좌우되는 현 구조에 대해서도 문제 삼았다.

오 단장은 "병원 쪽 지표가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병원 협상이 타 유형 인상률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며 "이런 구조에서는 유형 간 치킨게임만 반복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결국에는 밴드를 키워야 한다. 밴드 규모가 커져야 순위에 상관없이 모든 유형이 조금씩 웃을 수 있다. 공급자들은 오래전부터 재정의 문을 닫아 놓은 공단에 '밴드 확대'를 지속 요구해왔고, 이번만큼은 그것이 현실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오 단장은 제도발전협의체에도 직접 참석한 경험을 언급하며, 공급자 다수가 동일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밴드를 너무 억제하고 있다는 데 공급자들이 모두 동의하고 있고, 복지부와 공단에 이 메시지를 여러 경로로 전달해왔다"고 전했다.

가입자 단체의 반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입자들도 쉽지 않은 상황임은 이해한다. 그러나 공급자가 건강해야 국민에게 건강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은 잊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약국의 밴드 점유율 변화에 대해서도 지적이 이어졌다.

오 단장은 "과거에는 약사회가 밴드 내에서 10~12%를 점유했지만, 최근에는 병원 쪽에 밀리는 경향이 뚜렷하다. 조제료 외에는 별다른 정책적 지원이 없는 약국의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더 불리한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필수의료 살리기에 집중하고 있지만, 지역사회에서 필수보건의료서비스를 실질적으로 제공하고 있는 약국에 대해서는 아무런 정책적 지원이 없다는 점을 피력했다.

오 단장은 "의약품 공급난, 장기처방 확대 등 약국만이 떠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정부가 더 이상 외면해선 안 된다. 매년 어렵다고 말해왔지만 올해는 정말 다르다.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약국이 존재할 수 있도록 만드는 수가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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