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美 공장 인수로 산도스 매출 역전까지 노린다

미국 원료의약품 cGMP 생산 시설 연내 인수 마무리 
美 현지 생산 통한 중장기적 관세 리스크 해소 기대     
2035년 300조 바이오시밀러 시장서도 유리한 고지 평가

최성훈 기자 (csh@medipana.com)2025-07-30 05:58

사진=최성훈 기자

[메디파나뉴스 = 최성훈 기자] 셀트리온이 미국 현지 공장 인수에 나서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됐다. 미국 정부의 중장기적 관세 리스크 헷지와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최대 매출 기업인 산도스 매출 역전이다.

이를 위해선 미국 현지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 인수를 통한 생산거점 확보가 필요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셀트리온, 인수·운영까지 총 7000억원 투입
2033년 41개 바이오시밀러 제품 美 생산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미국에 위치한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 인수 입찰에 뛰어들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셀트리온이 인수를 추진 중인 공장은 글로벌 의약품 기업이 보유한 대규모 원료의약품(이하 DS) cGMP 생산 시설이다. 다만 글로벌 의약품 기업명은 양사 합의에 따라 본계약 체결 전까지 비공개다. 본계약은 올해 10월 초순으로 예정돼있다. 

회사는 6개월 전부터 인수를 추진한 끝에 글로벌 기업 두 곳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셀트리온은 확정 실사(Due Diligence) 이후 연내 공장 인수 마무리까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수에서 운영까지 들어가는 자금은 총 7000억원 규모다. 또 미국 관세 범위에 따라 소규모 또는 대규모 공장 증설에 나설 경우 3000억~7000억원이 추가로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증설까지 이뤄진다면 미국 현지 생산 시설 캐파(CAPA)는 송도 2공장 1.5배 수준까지 확장이 가능해진다. 셀트리온 송도 2공장은 연간 9만 리터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셀트리온이 미국 현지 바이오의약품 생산거점 확보에 나선 까닭은 명확하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인상에 따른 중장기 리스크 해소 차원이다. 

향후 발생 가능한 모든 관세 리스크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선 근본적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게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판단이다. 

특히 신규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가 확장되고 있는 시점에서 미국 시장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현재 셀트리온은 11개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갖추고 있지만, 2030년 30개, 2033년 41개까지 바이오시밀러 제품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이에 서 회장은 29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미국은 필연적으로 판매해야 되는 시장"이라며 "미국 정부가 Made in USA를 원한다고 한다면, Made in USA 제품으로 생산해 판매하겠다가 우리 그룹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세 불확실성을 다 털어내면서 미래 제품까지 미국 내 우리 제품을 생산해 판매하는 풀 라인업을 갖출 수 있다"며 "우리가 운영을 하게 되면 CMO 원가보다 낮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비즈니스 기회 손실 측면에서도 불확실한 부분을 다 털어냈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사진 = 셀트리온 온라인 간담회 캡처

최대 라이벌 산도스 유럽 생산 기지 건설에 
업계 "최대 의약품 시장 美서 셀트리온 유리"


관세 리스크 해소와 함께 회사로선 한 가지 포석을 더 두게 됐다. 글로벌 No.1 바이오시밀러 기업으로 도약이다.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최대 매출 기업은 노바티스에서 스핀 오프한 산도스다. 산도스의 작년 매출 104억달러(한화 약 14조5000억원) 중 28억5300만달러(한화 약 4조원)가 바이오시밀러 사업에서 나왔다.

전년(2023년) 바이오시밀러 사업 매출 22억1500만달러(한화 약 3조1000억원)와 비교하면, 약 30% 성장한 수치.  

그런 만큼 산도스도 바이오시밀러를 핵심 사업으로 두고 있다. 2020년대 말부터 전례 없는 바이오의약품 특허 만료 시기가 도래하면서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퀀텀 점프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산도스에 따르면 2035년까지 향후 10년간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2220억원달러(한화 약 309조원)에 달한다.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인 '키트루다'나 '옵디보', '듀피젠트', '다잘렉스' 등 특허 만료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업계는 향후 펼쳐질 바이오시밀러 대전에서 셀트리온이 최대 라이벌인 산도스보다 한 발 더 앞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생산 거점을 확보한 셀트리온과 달리 산도스는 최근 유럽 생산 시설 확보에 나섰기 때문이다. 

산도스는 지난 2일 슬로베니아 브르니크 지역에 4억4000만달러(한화 약 6100억원)를 투입, 바이오시밀러 공장 신설에 나섰다. 그러면서 해당 지역에 2029년까지 총 11억달러(한화 약 1조5300억원)를 투자해 유럽 최대 바이오시밀러 허브를 구축할 예정이다. 공급망 확충에서 셀트리온과는 정반대 행보를 보이는 셈이다. 

결국 두 회사의 상반된 행보로 인해 의약품 최대 소비국인 미국 시장에서 제품 점유율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메디파나뉴스와 통화에서 "셀트리온이 미국에 생산 거점을 확보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며 "미국은 의약품 최대 소비국이므로 (관세 리스크 해소는) 가격 경쟁력 측면에선 산도스보다 한 발 앞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셀트리온의 지난해 바이오시밀러 사업 매출은 약 3조2300억원이다. 전년 대비(약 1조8700억원) 약 72.7%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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