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려움 고통의 사각지대 '결절성 양진'…급여화 목소리

기존 치료법 대부분 효과 없어…'듀피젠트' 유일 적응증 허가
치료제 존재에도 비용 부담↑…스테로이드 등으로 버텨

조해진 기자 (jhj@medipana.com)2025-08-27 11:55


[메디파나뉴스 = 조해진 기자] 흔히 고통스러운 가려움을 가진 질환으로 아토피피부염을 먼저 떠올리지만, '결절성 양진'이라는 질환도 존재한다. 

이 질환을 적응증으로 하는 치료제 '듀피젠트(두필루맙)'가 있지만 급여가 이뤄지지 않아 환자들은 치료 비용에 대한 부담감에 그 고통을 계속해서 감내하며 치료제 접근성 강화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결절성 양진은 단순한 피부 염증이 아닌 면역계와 신경계가 함께 관여하는 제2형 염증성 질환이다. 인터루킨(IL)-4와 IL-13과 같은 염증성 경로가 신경 말단을 자극해 참을 수 없는 가려움과 만성 통증을 유발한다. 

겉보기에는 아토피피부염과 유사하지만, 피부에 딱딱하고 깊은 결절이 형성된다는 점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질환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진단지연이 나타나기도 하며, 가려움증의 강도나 지속성이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된다.  

결절성 양진 환자 10명 중 8명 이상은 6개월 이상, 절반 이상은 2년 이상 지속되는 가려움증을 겪고 있으며, 수면장애나 우울, 불안장애 진단으로 이어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여기에 피부 결절, 출혈, 반흔 등 외형 손상이 더해지고, 이로 인한 사회적 고립감과 심리적 위축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환자의 일상과 삶의 질을 악화시킨다.

메디파나뉴스가 취재한 결절성 양진 환자 A씨의 사례에 따르면, 성인이 된 이후 결절성 양진 증상이 나타난 A씨는 잠을 자면서도 너무 긁어 침대가 피범벅이 되는 등 24시간 고통에 시달렸다. 잠자는 동안 긁지 않기 위해 치매 환자들을 위한 손싸개를 착용하고 잠들기도 했다.

극심한 가려움증을 치료하기 위해 동네 피부과, 유명 피부과를 전전하며 항히스타민제+광선치료+항생제를 투여받거나, 스테로이드+면역억제제를 사용하기도 했지만 증상이 오히려 심해졌고, 국소 스테로이드 주사+항히스타민제+각종 주사 치료도 효과가 없었다고 밝혔다. 

A씨가 피부과를 전전하면서 받았던 치료법은 근본적인 염증 기전을 조절하는 치료법이 아니다. 한 보고에 따르면, 결절성 양진 환자의 74%는 국소 스테로이드에 충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며, 56.8%는 치료에 만족하지 못한 채 여전히 높은 질병 부담을 겪고 있다. 이에 새로운 치료 접근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 가운데 듀피젠트가 2023년 12월, 국내에서 만 18세 이상 중등도-중증 결절성 양진 환자에 최초이자 유일한 표적 생물의약품으로 승인을 받았다. 듀피젠트는 결절성 양진의 핵심 염증 매개물질인 IL-4와 IL-13의 신호 경로를 함께 차단하는 기전을 갖는다. 

글로벌 3상 임상(PRIME 및 PRIME2) 결과에 따르면, 듀피젠트를 투여한 환자는 24주 차 기준으로 가려움 점수, 결절 수, 병변 면적, 피부 삶의 질(DLQI) 등 주요 평가 지표에서 위약군 대비 유의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특히 따가움, 화끈거림, 우울 등 환자들이 실질적으로 호소하는 증상에서도 뚜렷한 개선이 확인되며 전반적인 삶의 질(DLQI) 지표가 유의하게 향상됐다.

안전성 프로파일 측면에서도 유의미한 결과가 확인됐다. 듀피젠트는 24주 투여기간 동안 치료 관련 이상반응으로 인한 중단율은 0%였으며, 결절성 양진 발병률이 높은 50-60대 고령층에서 흔히 동반되는 심혈관 질환 등 주요 질환과 관련한 유의한 이상반응 또한 보고되지 않았다. 

치료 전·중 별도의 실험실 모니터링이 필요하지 않아, 다양한 동반 질환을 가진 환자에게도 장기적·안정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편의성 또한 장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접근성'이다. 듀피젠트는 현재까지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이뤄지지 않아 환자들이 실질적인 치료를 망설이는 상황이다. 효과적인 치료제가 눈앞에 있음에도 비용 부담이 장벽이 된 것이다.

A씨 또한 '듀피젠트'가 효과가 확실하다는 환자들의 후기들을 접했지만, 비용 부담으로 인해 보류 중이라고 치료 접근성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같은 질환을 겪고 있는 환우들에게 조금이라도 빨리 듀피젠트가 급여 등록이 이뤄져 결절성 양진 환자들의 치료 환경이 개선될 수 있도록 민원 등을 통해 목소리를 내자고 독려했다. 

이와 관련해 배유인 순천향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는 "결절성 양진은 가려움증이 너무 심해 환자들이 피가 날 때까지 긁다가 진물이 나거나 2차 감염까지 번질 수 있다. 치료 시기가 늦어질수록 가려움증이 만성화되고, 이로 인한 질병 부담은 일상생활은 물론 사회적 관계와 정서적 안정까지 위협한다"면서 "그 동안 결절성 양진은 정식으로 허가된 치료제가 없어 국소 스테로이드제 등을 제한적으로 사용해왔으나,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듀피젠트는 결절성 양진의 주요 원인인 제2형 염증을 표적한다는 점에서 결절성 양진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치료제"라며 "치료 접근성 확대를 통해 더 많은 결절성 양진 환자들이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를 받게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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